<럭셔리> 2025년 7월호

이 여름의 술

즐거움이 깃든 일상을 향유하는 가운데 문득 떠오르는 술 한잔이 계절이 변화함을 느끼게 한다. 여름이 시작되면 주류 애호가들이 손수 꺼내드는 주종별 리스트.

EDITOR 이호준 PHOTOGRAPHER 염정훈

가벼운 보디감과 산미를 원한다면, 화이트 와인


어퍼쳐, 소비뇽 블랑  라벨에 담긴 싱그러운 포도의 모습에서도 연상할 수 있듯 백도와 감귤을 떠올리게 하는 시트러스한 산미와 꿀 같은 여운이 느껴진다. 송이째 섬세하게 압착해 즙을 추출한 뒤 6개월간 숙성해 탄생하며 어느 음식과도 합이 좋은 보디감이 강점.

쉐어드 노트, 르 르쏭 드 메트흐  우리말로 ‘스승으로부터 배운 가르침’이라는 의미의 문장을 제품명으로 사용한 소비뇽 블랑. 이는 소노마 카운티의 와인메이커 비비아나가 보르도에서 양조 과정을 공부하며 스승에게 배운 보르도 블랑 블렌딩 기술을 집약한 화이트 와인이기 때문. 와인의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발효 기법 중 하나인 맬로랙틱 발효를 진행하지 않아 특별하다. _ 와인 소셜, 보틀샤크 부대표 이고운



매력적인 기포의 향연, 샴페인


루이나, 블랑 드 블랑  순수 샤르도네로 만든 샴페인으로 레몬 제스트, 자몽, 사과, 백도, 파인애플 등 신선한 과실 향과 흰 꽃 향이 가득하다. 청량한 미네랄과 우아하면서 섬세한 기포는 시간이 지나도 끊임없이 올라온다. 흰살생선회, 그릴드 생선, 갑각류 등 다양한 해산물과 핑거 푸드, 브리 치즈 등과 함께 페어링하기 좋다.

페리에 주에, 벨에포크  1902년 대표적인 아르누보 아티스트인 에밀 갈레Émile Gallé가 디자인한 아네모네꽃 문양을 두른 브랜드 대표 샴페인. 우아한 아로마가 매력적인 술로, 미각을 자극하는 산도와 입안에서 부드럽게 터지는 기포의 조화가 일품이다.

폴 고그, 블랑 드 블랑, 브뤼  4년의 병 숙성을 포함, 총 9년 이상 숙성해 복합적인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독특하게도 꽃 향과 함께 브리오슈 향이 느껴지며, 비교적 높은 산도는 부드럽게 터지는 버블과 함께 식욕을 돋우는 일등 공신이다. _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낙현



하나의 술보다 더 매력적인 조합, 진과 위스키


떼누 진  한국에서 여름을 대표하는 술은 라거일 테지만, 열을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는 진은 서퍼들이 사랑하는 술로 꼽힐 정도로 여름과 합이 좋다. 니트로 음미하기 좋은 ‘떼누 진’은 주재료인 베리류 과일이 이뤄내는 풍미가 좋은데, 산딸기와 페어링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의치 않다면 레몬즙 한두 방울을 첨가해보자. 색다른 감칠맛을 느낄 수 있을 것.

핀라간, 아일라 싱글몰트 CS  피트 위스키가 여름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은 이 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긴 여운과 강렬한 피트를 자랑하지만 부드러운 텍스처와 레몬 껍질을 씹은 듯한 시트러스함에서 복합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 빈티지 몰트 위스키 컴퍼니가 만드는 이 술은 어느 증류소의 싱글몰트로 만들어지는지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에 ‘가장 신비로운 위스키’라 불린다는 점 역시 손이 가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글렌모렌지, 더 넥타  기존 출시 라인 ‘글렌모렌지 넥타도르’를 재해석한 위스키로, 버번 캐스크에서 14년 숙성 후 스위트 화이트 캐스크에서 2년 추가 숙성해 풍부한 아로마를 품고 있다. 특히, 프랑스산 소테른 캐스크와 몽바지악 캐스크를 사용해 디저트를 연상케 하는 달큼한 향과 이내 이어지는 시트러스한 풍미가 위스키 특유의 무게감을 한결 가볍게 덜어준다. _ 위스키 바, ‘써스티 써스데이’ 대표 엄우성



여름에도 손이 가는 우리 맛, 전통주


오름주가, 스위트 다래와인 7004S  경상남도 사천시 오름주가에서 생산하는 와인. 참다래를 저온에서 숙성 발효해 맛과 향을 극대화함으로써 과실이 지닌 유기산과 비타민을 보존한 과실주로, 열대 과일을 연상케 하는 이색적인 향은 물론, 단맛과 산미의 밸런스 역시 탁월하다.

코아베스트, 로제미드  매력적인 장미 빛깔이 시선을 끄는 로제 과실주. 벚꽃 꿀에 블랙커런트를 블렌딩해 탄생했다. 은은한 꽃 향과 베리 특유의 짙은 풍미,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단맛과 함께 혀끝에서 터지는 탄산이 매력적이다.

양촌감, 베리 서프라이즈  논산에서 나는 설향 딸기를 주재료로 만든 술로, 내추럴 와인 제조 방식처럼 발효가 되기 전의 와인을 병입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 것이 이색적이다. 자연 탄산 덕분에 마치 펫낫을 먹는 듯한 느낌이다. 캡을 오픈하자마자 은근하게 풍기는 딸기의 달큼한 향이 특징. _ 전통주갤러리 남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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