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7월호

꽃으로 피어난 도심 속 안식처

반클리프 아펠의 동화적 상상을 현실로 가져온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는지. 2020년부터 메종의 아티스틱 파트너로 함께한 아티스트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와의 협업 프로젝트 ‘스프링 이즈 블루밍’이 마침내 서울 잠실 월드파크에서 펼쳐졌다.

EDITOR 이수연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 진행한 ‘스프링 이즈 블루밍’ 행사 전경.


프랑스 아티스트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Alexandre Benjamin Navet와 반클리프 아펠이 함께해온 아티스틱 파트너십도 어느덧 5년째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의 협업 프로젝트 ‘스프링 이즈 블루밍’이 한국에 상륙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 펼쳐진 이 정원은 마치 놀이공원 같으면서도, 그저 거닐기만 해도 공간의 싱그러움과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바쁜 일상에 잔잔한 환기를 선사한다. 잔디밭을 동화 속 한 장면으로 구현해낸 아티스트,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가 직접 방한해 이곳을 오롯이 즐기는 법을 소개했다.


플라워 마스크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워크숍 공간. 메종과 아티스트가 선사하는 장인 정신을 경험할 수 있다.


작가님의 작품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남녀노소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아티스트로서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을 상상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쁩니다. 특히, 이번 협업으로 많은 대중을 초대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여러 나라를 거쳐 마침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당신이 느낀 서울의 독보적인 에너지는 무엇인가요?

서울 잠실은 봄의 감성을 담아내기에 완벽합니다.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자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정말 아름답지요. 각각의 구조물은 도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리와 커다란 분수를 설계해, 마치 상상의 정원으로 초대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대형 쇼핑몰 앞에 자리해 누구나 편하게 들러 쉬어 갈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의도한 바입니다. 정원을 하나의 여정처럼 거닐 수 있도록 설계했죠. 다리를 건너 분수로 향하거나,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 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아침, 한 분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도시 한가운데서 그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마주하며, 제 드로잉이 실제 구조물로 완성된 장면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서울 잠실에서는 어떤 차이점을 주었나요?

서울은 정말 거대한 도시이기에, 그에 맞춰 더욱 확장된 규모로 설계했습니다. 다리를 통해 캐노피와 가까워지는 구조는 이번 주제인 ‘숲을 발견하는 여정’과 연결되며, 새를 묘사한 드로잉을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숲속에 자리한 제 새로운 작업 공간에서 얻은 개인적인 영감에서 비롯된 요소입니다.


관객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즐기길 바라시나요?

일상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길 원합니다. 특히 넓은 워크숍 공간이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통해 드로잉과 창작,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장인 정신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합니다.


이 넓은 공간에 숨겨놓은 디테일이 있을까요?

밤에 다시 방문해보길 추천합니다. 조명이 더해지면 낮과는 또 다른, 로맨틱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공간에 마련된 그네는 봄의 기쁨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상징적 요소로, 사진 찍기에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객에게 꽃을 나눠주었는데요, 메종이 봄이라는 테마에 담은 애정과 나눔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은 공통된 방향성과 가치를 전제로 한다고 봅니다. 메종과 어떤 공통점을 느끼시나요?

우리는 정밀함에 대한 가치를 공유합니다. 이는 기술적인 면이자 예술적 표현의 일부이기도 하며, 저 역시 드로잉에서 세밀함을 끝까지 추구합니다. 색에 대한 감각과 이를 작품에 적용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종의 아카이브를 살펴보며 아이디어를 많이 얻곤 합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익숙한 색에 머물기 쉬운데, 메종의 색을 통해 새로운 색을 발견하는 과정이 참 좋은 소통이네요.

네, 저 역시 새로운 팔레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늘 새로운 색을 조합하며, 매번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자연이 해마다 다른 모습으로 꽃을 피우듯, 저도 그 변화 속에서 또 다른 놀라움을 만들어내는 걸 좋아합니다.


색을 선택하고 공간을 구성할 때 아티스트로서의 직관이 큰 역할을 하지만, 그 외에 본인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른 아티스트와 그들의 작품입니다. 저는 미술관에서 자연을 해석한 다양한 표현을 감상하며 큰 영감을 받습니다. 특히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와 앙드레 드랭André Derain 같은 작가들의 작품은 제 예술적 성장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오래된 작품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감동을 얻곤 합니다. 과거의 창작 방식을 바라보며 항상 열린 시선으로 예술을 대하려 노력합니다. 반클리프 아펠이 예술을 적극적으로 대하는 방식처럼요.


2020년부터 메종과 협업을 이어온 아티스트 알렉상드르 뱅자맹 나베. 오일 파스텔, 수채화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작품을 구현하고 있다.



COOPERATION  반클리프 아펠(1877-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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