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7월호

RUINART,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샴페인

300년의 역사를 지닌 샴페인 하우스 루이나를 이끄는 셰프 드 카브, 프레데릭 파나이오티스Frédéric Panaïotis가 한국을 찾았다. 샴페인의 예술성과 철학을 빚어내는 그에게서 루이나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 물었다.

EDITOR 이호준


루이나는 300년의 전통을 간직한 샴페인 하우스입니다. 셰프 드 카브로서 전통과 현대성 사이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은 루이나 하우스를 관통하는 핵심입니다. ‘가장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보다는 ‘가장 먼저 설립된 샴페인 하우스’라고 표현하길 좋아하는 이유죠. 우리가 만드는 와인은 매우 신선하고 모던한 스타일입니다. 전혀 올드 스쿨이 아니죠. 와인 메이킹 프로세스 역시 현대적인 방법으로 운영합니다. 보틀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예요. 오리지널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라벨이나 패키징은 동시대적 미학의 예법을 갖추고 있어요. 그걸 잘 보여주는 것이 ‘세컨드 스킨’ 패키징입니다. 친환경 포장재를 마치 냅킨이 보틀을 감싸는 듯한 형태로 포장한 방식입니다. 보틀 보호는 물론, 지속 가능성 측면을 생각한 패키지죠.


루이나의 상징적인 품종은 단연 샤르도네입니다. 순수 샤르도네로만 만든 루이나의 블랑 드 블랑이 루이나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도 보이고요.

샤르도네는 루이나 하우스를 정의하는 품종으로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감칠맛이 도는 매력적인 재료입니다. 루이나의 스타일을 설명할 때면 저는 두 가지 요소를 꼭 언급합니다. 첫 번째는 ‘아로마틱한 신선함’입니다. 과일의 정수를 와인에 담아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지요. 두 번째는 ‘질감’입니다. 입안에서 마치 캐시미어 같은 텍스처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메종 루이나의 목표지요. 샤르도네는 두 가지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품종입니다. 샤르도네로만 만든 루이나 블랑 드 블랑은 수백 마디의 말 대신 루이나의 색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시그너처라 볼 수 있죠.


샴페인 블렌딩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지역, 여러 스타일의 포도를 블렌딩하는 것이 샴페인 메이킹에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루이나는 코트 드 블랑, 몽타뉴 드 랭스, 세자네, 비트리아 등 4곳의 주요 지역에서 포도를 조달합니다. 이 중 코트 드 블랑과 몽타뉴 드 랭스에서는 그랑 크뤼와 프리미어 크뤼를 많이 재배하는데, 이 포도들은 와인의 ‘척추’ 역할을 합니다. 숙성 잠재력과 퀄리티 때문이죠. 대신 숙성이 오래 걸리지만요. 반면, 세자네나 비트리아 같은 지역의 포도들은 더 열려 있고 숙성이 빠릅니다. 블랑 드 블랑의 경우 2022년 수확한 포도를 사용했고,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건 3년 정도의 시간만 거쳐 탄생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로제 샴페인을 만든 하우스라는 점 역시 주목할 포인트입니다.

로제 샴페인 메이킹에서 중요한 것은 ‘블랙 품종의 성숙도’입니다. 과거보다 블랙 포도의 색상이 훨씬 진해졌습니다. 때문에 과거엔 25%까지 사용하던 레드 와인의 비율을 지금은 10~12%로만 조정해도 같은 컬러를 낼 수 있게 되었죠. 레드 와인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인 셈입니다.


기후변화 등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와인메이킹 전략이 있다면요?

새로운 퀴베인 ‘블랑 상귤리에Blanc Singulier’의 개발로 답을 대신할 수 있겠네요. 기후변화로 인해 포도 수확 시기가 빨라져 독특한 특성을 지니게 된 포도를 따로 선별해 만든 와인이죠. 기존 블랑 드 블랑에 블렌딩하지 않고, 별도로 묶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 셈입니다. 블랑 싱귤리에는 더 오랜 숙성을 거치고, 리저브 와인도 큰 오크 배럴 캐스크에서 숙성합니다. 도사주dosage는 제로지만 놀랍도록 밸런스가 잘 잡힌 샴페인이죠. 미래에도 훌륭한 샴페인을 만들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로제 샴페인도 기후변화에 따라 변주를 주었습니다. ‘열처리 추출Thermo-vinification’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죠. 포도에 열을 가해 단시간 내에 레드 주스를 만들고, 이를 발효시키는 방식입니다.


루이나 샴페인은 ‘크라예르Crayéres’라고 불리는 18세기 석회암 채석장에서 숙성됩니다. 이 독특한 숙성 환경이 샴페인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브랜드 철학과는 어떻게 결부될까요?

크라예르는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숙성 공간입니다. 완벽한 온도, 완벽한 습도,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죠. 장기 숙성에 특히 유리합니다. 분명 산업적인 공간이나, 우리는 이곳을 역사의 장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이곳을 보존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죠. 루이나에게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그 자체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대변합니다.


프리즈와의 파트너십은 물론,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전개하는 ‘카르트 블랑슈’ 프로젝트 등 루이나는 예술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예술과 샴페인이 어떻게 상호작용한다고 보나요?

루이나는 예술가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에 가깝다고 봅니다. 카르트 블랑슈 프로젝트를 위해 아티스트들은 루이나 하우스에 와서 1~2주간 머무르며 팀과 교류하고, 우리의 철학을 이해한 뒤 작업을 시작해요. 셰프 드 카브는 기술력에 기반한 장인에 가까운데, 예술과 샴페인에 깃든 장인 정신은 동등하게 고귀합니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은 발전을 위한 건강한 초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새로운 모습을 갖춘 루이나 샴페인 하우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건물 사이에, 돌과 유리로 구성된 초현대식 건물 니콜라 루이나 파빌리온Nicolas Ruinart Pavilion가 들어섰습니다.

메종 루이나의 변신을 위해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Fujimoto Sou가 건물을 설계했습니다. 역사를 간직한 루이나 하우스의 건물 사이로 현대적인 건물이 자리한다는 건 역사를 기반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루이나의 의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도 느껴집니다. 더욱이 루이나 하우스를 찾는 방문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건물 내 자리한 바에서 방문객들에게 루이나 샴페인에 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루이나가 가장 잘 어울리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모든 순간에 루이나가 어울리지 않을까요? 이미 행복한 상태에서 마실 수도 있지만, 루이나는 행복을 ‘만드는’ 샴페인이기도 합니다. 그게 바로 루이나의 힘이죠.





Drink Responsibly. 19세 이상의 법적 음주 허용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입니다.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제품명:루이나, 제조국: 프랑스, 수입 업소: (주)모엣헤네시코리아



COOPERATION  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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