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리 니트 톱과 데님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
나의 얼굴
‘듬직한 귀여움’을 지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오늘 촬영에서는 말씀해주신 콘셉트에 맞춰 내 안에 있는 소년미를 극대화하고자 했다.(웃음) 팬분들이 붙여준 별명은 ‘아기 강아지’, ‘곰아지’ 등인데 솔직히 인정할 수 없다. 귀엽게 봐주시는 건 물론 고맙지만, 배우로서 조금 더 어른스럽고 남자답게 보이고 싶기도 하거든. 사실 실제 성격은 밝고 씩씩한 편이다. 장난기도, 호기심도 많고. 잠깐 동안은 뭔가 ‘배우다운’ 이미지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해서 에너지를 안으로 감춰두기도 했는데 ‘척’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행동하는 것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언제나 솔직하게, 늘 진심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대하려 한다.
세 번의 남다른 시작
또래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큰 키 덕에 중학생 때부터 모델 일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적에도 ‘뭐든 일단 시작했으면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주의였다. 모델로서는 해외 컬렉션 진출을 꿈꿨는데, 냉정하게 내 마스크로는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다. 내가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편이라.(웃음) 대신 워낙 활달하고 자유로운 성격이다 보니 대사와 액팅으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배우 일에 흥미가 생겼고, 자연스레 전향하게 됐다. 첫 매체 연기는 특이하게도 화상으로 경험했다. 팬데믹 시기에 기획된 필리핀 웹 드라마로, 국가 간 합작 작품이 활발한 지금 돌이켜보면 꽤 앞선 시도였다 싶다. 사실 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험심을 살려 과감히 뛰어들었던 거다. 그때도 지금도 해보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그리고 2022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사선 네크 디테일 반팔 니트, 브라운 컬러 슬리브리스 , 스트라이프 팬츠, 로퍼 모두 펜디.
지금을 있게 한 <우리들의 블루스>
차승원 선배님이 맡은 ‘한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1회에 펼쳐진 첫 에피소드에 등장해서 영광스럽게도 엔딩까지 장식했다.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첫사랑 기억 조작남’이라는 과분한 수식어도 얻었고. 이후 ‘한수의 얼굴’을 보고 연락을 주신 작품 관계자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모든 것이 거의 처음인 상황에서 훌륭한 작가님, 감독님, 선배님, 스태프분들을 만나 너무나 좋은 경험을 했다. 특히 어릴 적부터 롤 모델로 꼽던 차승원 선배님의 아역이라니, 촬영하면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고 선배님의 연기는 물론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더욱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내게 최고의 시작을 안겨준 드라마이자 이 길을 선택한 데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품게 해준 작품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내일을 위한 젊은 날의 도전
도전 앞에 두려움이 없다. 모든 경험은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고 믿기 때문. 특히 지금은 계속해서 새로움을 찾아나서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쉼 없이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리고 싶다. 최근작 <옥씨부인전>은 첫 사극이라 큰 용기가 필요했다.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았고. ‘도겸’이란 인물을 만나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살면서 생각과 상상의 폭이 무척 넓어진 것 같다. 분명 성장했다고 느낀다. 현장에서 ‘연기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도 몇 번이나 있었다. 시대를 넘나들며 내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낯선 삶을 살아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반팔 티셔츠는 모자익스.
데님 팬츠는 김해김.
실버 브레이슬릿은 페르테.
페인터 캡 모자는 하우스오브낭만.
선물 같은 순간
살아오면서 경험한 가장 선물 같은 순간은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다. 누군가 내게 언제 가장 열심히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19살, 연기자를 목표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라 답하겠다. 그만큼 간절했고 또 진심이었다. 가족과 여행 중에 합격 소식을 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노력이 결실로 맺어진 순간, 세상으로부터 인정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의 그 마음을 바탕으로, 이제는 나도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선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단은 새로운 작품으로, 좋은 연기로 보여드려야겠지? 우선, 뜻밖이라 느끼실 수 있는 5월의 선물이 있다.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 내용도 따뜻한 ‘힐링 예능’이라 많은 분에게 행복한 선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자신에서 비롯된 자신감
나를 믿으며 앞으로 나간다.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큰 보폭으로 내디딜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 중 하나가 웬만해선 잘 지치지 않고 상처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보다 앞서가는 것을 볼 때도 질투가 난다거나 자격지심을 느끼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그보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되어야지’라는 다짐을 새기는 편. 나의 기준은 내게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꿋꿋한 마음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 쓰러지지 않을 자신이 있기에 앞으로 펼쳐질 내일을 향한 기대도 크다. 오히려 한계가 될까 싶어 특정한 목표를 고정해두진 않지만, 어쨌든 최대한 많은 길을 거치며 제대로 경험하고 감각하길 바란다. 좋은 연기는 좋은 경험에서 피어나는 거니까. 좀 더 멀리는 나이가 들수록 여유로운 깊이와 싱그러움을 간직한 사람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부딪치고 더 열심히 느껴야겠지.
브라운 컬러의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웰던. 블루 컬러 스트라이프 셔츠는 로에베. 베이지 컬러 팬츠는 사카이.
STYLIST 이정주 HAIR 이기안(포레스타블랙) MAKEUP 태희(포레스타블랙)
COOPERATION 김해김(010-2950-0211). 로에베(3479-1785), 모자익스(070-4509-1439), 보테가 베네타(3438-7694), 사카이(541-7510), 웰던(549-5375), 페르테(517-5513), 펜디(544-1925), 하우스오브낭만(0502-1940-4959)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