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

메이크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고리스 피르필리스. 새롭게 출시하는 아이 메이크업 컬렉션 ‘르 르가르 에르메스’ 론칭을 기념하며, 브랜드를 이끄는 원동력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EDITOR 정두민

에르메스 뷰티에 합류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에르메스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게 된 것은 나에게 큰 영광임과 동시에 도전이었다. 200여 년에 달하는 유구한 역사와 전문성을 갖춘 에르메스 하우스에서 뷰티 분야를 어떻게 대변하고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지냈다. 특히 성별 구분 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에르메스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노력의 결과로 ‘르 르가르 에르메스Le Regard Hermès’ 컬렉션을 론칭하게 되었다.


컬렉션 론칭 이벤트 이후 반응이 뜨겁다. 제품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아이섀도우 라인 중 그린 컬러의 ‘옹브르 베제탈’을 출시하고자 했을 때, 처음에는 팀원들의 반응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비주얼이 가득한 세상에서 남다른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나의 비전을 제시하며 팀원들을 설득했고 결과적으로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아름다움’이란 화사한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반짝반짝 빛나지 않더라도 각자의 시선에 따라 주변 어디에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번 컬렉션은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었는가?

‘눈’이 담고 있는 다양한 언어와 감정, 그리고 순수한 시선을 표현한 이번 컬렉션은 아이섀도우 팔레트와 마스카라, 뷰티 툴 등으로 구성했다. 특히 아이섀도우와 마스카라는 어렸을 적 즐겨 하던 색칠 놀이에서 영감받은 다채로운 컬러 조합이 특징이다. 색칠 놀이를 하며 기분 좋았던 순간처럼 메이크업을 할 때도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컬러를 구성했다. 또한 많은 고객이 익숙한 컬러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컬러를 시도해보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프랑스 장인이 제작한 래커 마감 우드 소재의 브러시와 속눈썹의 곡선을 최적화하는 ‘꾸르브 씰’ 뷰티 툴.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나만의 메이크업 팁을 공유하자면?

아침에 클렌징과 스킨케어 루틴을 마친 후 뷰러로 속눈썹을 다듬어줄 것을 추천한다. 자는 동안 한쪽으로 쏠린 속눈썹을 바르게 정돈하고 한 올 한 올 끌어 올리면 얼굴 전체를 환하게 밝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내추럴한 컬러만 가지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만 추구했던 이라면 좀 더 과감하게 컬러 플레이를 해보기를 제안한다.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컬러 마스카라 하나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생각보다 발색이 강하지 않고 색이 은은하게 물들어 자연스러우면서도 포인트를 더하는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한국의 뷰티 시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

전 세계적으로 K-뷰티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맑은 피부, 생기 있는 메이크업, 속눈썹을 강조하는 아이 메이크업 등 K-뷰티 트렌드는 이 시대의 새로운 뷰티 코드를 제안한다. 뿐만 아니라 진귀한 성분과 탁월한 포뮬러로 우수한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어 에르메스 뷰티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다음 제품 개발을 위해 한국 뷰티 시장의 흐름을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 기대가 된다.


향후 5~10년 후 에르메스 뷰티는 어떤 모습일 것 같나?

성별을 막론하고 모든 고객이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전부 사용할 수 있는 전체 컬렉션을 완성하고 싶다. 단순히 에르메스 하우스의 메이크업 브랜드가 아니라 에르메스 뷰티 브랜드 자체로서 앞으로 더 성장해나갈 예정이다.


에르메스 뷰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는 브랜드와 새로운 컬렉션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객들의 이러한 부담감을 덜어내고자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텍스처와 포뮬러 개발 등 그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고객에게 선사하는 진정한 ‘럭셔리’의 의미란?

시간과 품질, 그리고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고객을 존중하는 일이며 뛰어난 품질로 만들어진 제품은 시간과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무지갯빛으로 물든 푸른 나뭇잎처럼 풍성한 자연의 색을 담은 ‘옹브르 데르메스 아이섀도우 02옹브르 베제탈’.

레드 버건디와 체리 브라운이 어우러져 신비롭고 매혹적인 속눈썹을 연출하는 ‘트레 데르메스 마스카라 03루즈 아쉬’.



COOPERATION  에르메스(310-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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