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컬렉터와 가드너의 공간, 세실 앤 세드릭

전통과 트렌디함이 공존하는 신당동의 골목을 걷다 보면, 유럽의 아틀리에 같은 이국적인 인상의 숍이 등장한다. 한 그루의 레몬나무 같은 외관의 컬러가 인상적인 ‘세실 앤 세드릭’이 그 주인공. 이국적인 모습만큼이나 숍의 콘셉트 또한 재밌다. “이 공간은 가상의 인물 2명이 운영하는 공간이에요. 빈티지 아이템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컬렉터 여성 세실과 가드너인 남성 세드릭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큐레이션하는 공간인 셈이죠.” 대표의 설명을 듣다 보면 이곳이 사뭇 다르게 보인다. 1층은 세드릭의 취향을 십분 반영한 듯 가드닝에 필요한 영양제나 원예 도구를 비치해두는 동시에 다양한 향과 스테이셔너리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이곳의 아이코닉한 매력이 더욱 두드러진다. 푸른색 격자 바닥 타일이 시원한 인상을 주는 2층에서는 대표가 직접 들여온 빈티지 가구나 마린 몽타구 등 해외에서 주로 만나볼 수 있는 테이블 웨어 같은 리빙 아이템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귀여운 과일이나 채소를 프린팅한 앙증맞은 다이닝 웨어는 세실 앤 세드릭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시그너처 제품 중 일부여서 특별함을 더한다.
주소 중구 퇴계로81길 8 영업시간 평일 낮 12시~오후 7시, 주말 낮 12시~오후 8시, 수요일 휴무 문의 010-9528-8108
선조들의 풍류를 즐기며, 풍뉴

자연을 벗삼아 한잔의 술을 즐기는 건 옛 선조들이 특권처럼 누렸던 풍류의 모습이다. 가오픈 기간을 거쳐 이제 막 정식으로 문을 연 전통주 모던 다이닝 바 ‘풍뉴’는 가게를 찾는 모든 이가 잠깐의 풍류를 즐기는 데 주안점을 둔 곳이다. ‘풍류’와 새로운이라는 의미의 ‘new’를 합성해 지은 언어유희적인 명칭의 풍뉴는 들어서기 전부터 범상치가 않다. 물이 졸졸 흐르는 시내의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는 소반을 둔 고즈넉한 풍광을 선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들어서면 본격적인 풍류의 현장이 펼쳐진다. 일명 ‘현대판 포석정’이라는 별칭을 붙일 만큼, 한옥을 기반으로 한 내부에 테이블과 의자, 키 컬러 등은 모두 모던하게 꾸며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특히 가게 중앙에 마련한 포석정 공간은 실제로 손님이 방문할 경우, 스타터로 음미할 술 한잔을 물에 동동 띄워 제공해 재밌는 경험을 안겨준다. 퓨전 다이닝 바답게, 김치전이나 메밀국수 등 한식에 기반한 메뉴와 현대적으로 변모한 전통주를 페어링할 수 있다. 이제 막 문을 열었기에, 계속해서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 더 다양한 면모를 맞이할 수 있을 것.
주소 중구 퇴계로 70길 10-3 영업시간 매일 낮 12시~오후 11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오후 5시 문의 6404-7772
신과 함께 즐기는 칵테일, 주신당

다닥다닥 붙은 부적과 줄줄이 이어진 금줄. 샤머니즘을 신봉하지 않더라도 왠지 모르게 무당에게 점을 봐야 할 것 같은 수상한 외형의 ‘주신당’은 신당동을 핫 플레이스로 만드는 데 기여한 일등 공신 중 하나다. ‘술을 모시는 신당’이라는 뜻의 칵테일 바인 이곳은 벽 장식 같아 보이는 고양이 신 석상을 과감하게 밀고 들어가는 순간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강렬하다. 얽히고설킨 온갖 기형 식물과 오색빛 조명, 거꾸로 매달린 용의 머리와 천장을 유영하는 물고기 떼까지 전혀 다른 세계로 당도한 듯한 기이한 인상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수호신인 십이지신이 사는 신비로운 숲 콘셉트로 인테리어했기 때문인데,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바 좌석도 12개로 준비한 것을 보면 꽤나 콘셉트에 진심인 면모를 볼 수 있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는 십이지신에서 영감받은 12개의 십이지신 칵테일이다. 칵테일마다 동물별로 특징을 녹인 맛과 디자인 덕분에 모든 칵테일이 고루 인기 있는 편. 안주 또한 이색적이다. 문지기 역할을 하는 고양이 석상 모양을 본뜬 무스 케이크는 재밌는 식감과 모양으로 인기 몰이 중이다.
주소 중구 퇴계로 411 영업시간 평일 오후 6시~새벽 2시 문의 2231-1806
골목 속 에스프레소 바, 메일룸

첫인상만으로는 오래된 책을 찢어 덕지덕지 붙여놓은 듯한 빈티지한 모습에 앉을 곳 하나 없는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처럼 여기기 쉽다. 하지만 앤티크풍의 우체통이 가득한 벽면을 밀어내면 2층과 3층으로 통하는 비밀스러운 문이 열린다. ‘메일룸’의 1층은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로, 2층과 3층은 카페 겸 소품 숍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2층은 마치 오래된 서양 부티크 숍처럼 티크 목재를 활용해 내부를 꾸미고 빈티지한 펜, 편지지, 노트 등의 소품을 진열해두었다. 이름처럼 우체국의 아날로그적인 여유로움을 갖춰 동네의 터줏대감과 같은 어르신들도 언제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이곳의 목표. 음료 또한 차별점이 명확하다. 커피와 칵테일을 융합해 에스프레소의 매력과 칵테일의 매력을 융합하는 데 주안점을 둔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 ‘아란치아 그라니타’ 등의 메뉴를 직접 눈으로 마주한다면 재밌는 심미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주소 중구 퇴계로 83길 10-7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30분 문의 0507-1431-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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