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4년 창립 이래 여행의 역사와 함께해온 루이 비통. 2011년 루이 비통이 스위스의 하이엔드 워치 매뉴팩처 ‘라 파브리크 뒤 떵La Fabrique du Temps’을 인수하면서 메종의 오트 오를로즈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고, 미셸 나바스 역시 자신만의 비전을 펼쳐나갔다. 그는 단순히 복잡한 시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루이 비통의 근간을 이루는 여행 철학의 가치를 타임피스로 구현해왔다. 브랜드의 DNA를 기계식 시계 언어로 풀어내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온 미셸 나바스에게, 새롭게 진화한 스핀 타임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DITOR 손소라

미셸 나바스 루이 비통의 마스터 워치메이커. 프랑스에서 전문 워치메이킹 교육을 받은 후 유수의 시계 메종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2011년 루이 비통이 시계 공방 ‘라 파브리크 뒤 떵’을 인수할 당시 메종에 합류했으며, 이후 오트 오를로즈리의 경계를 넓히는 한편 루이 비통 고유의 창의성과 기술력이 담긴 타임피스의 개발을 이끌고 있다.
1854년 창립 이래 여행의 역사와 함께해온 루이 비통. 2011년 루이 비통이 스위스의 하이엔드 워치 매뉴팩처
‘라 파브리크 뒤 떵La Fabrique du Temps’을 인수하면서 메종의 오트 오를로즈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고, 미셸 나바스 역시 자신만의 비전을
펼쳐나갔다. 그는 단순히 복잡한 시계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루이 비통의 근간을 이루는 여행 철학의 가치를 타임피스로 구현해왔다. 브랜드의
DNA를 기계식 시계 언어로 풀어내며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온 미셸 나바스에게, 새롭게 진화한 스핀 타임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워치메이커들이 작업하는 매뉴팩처 전경 모습.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대성과 혁신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계식 시계만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일관성입니다. 구조와 장인 정신, 제작 의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방향성을 공유해야 합니다. 진정한 워치는 기술적 완성도는 물론 미학적, 감성적 차원에서도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날에도 워치가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를 넘어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워치에는 감정과 전통, 그리고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좋은 시계란,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가 아닌 이야기를 품은 오브제인 거죠. 전통과 현대성은 상반된 가치가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요소입니다. ‘에스칼 앙 알라스카’ 워치는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미니어처 페인팅과 인그레이빙, 정교한 수작업의 전통적인 공예 기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구조적 구성과 시각적 서사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냅니다. 과거의 장인 정신과 오늘날의 창의성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 우리가 추구하는 워치메이킹의 방향입니다.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진정한 고급 시계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어떤 가치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미닛 리피터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도의 기술적 복잡성과 섬세한 구조, 그리고 감성을 하나로 결합한다는 점에서 미닛 리피터는 하이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컴플리케이션이죠. 이런 이유로 라 파브리크 뒤 떵에서 제작한 제랄드 젠타의 미닛 리피터는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미닛 리피터의 핵심은 단순히 정교한 메커니즘에만 있지 않아요. 케이스 역시 소리를 증폭시키는 공명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하죠. 최근 제네바 워치 데이즈Geneva Watch Days에서 공개한 ‘제랄드 젠타 미닛 리피터 옵시디언’ 역시 무브먼트의 구조와 피니싱은 물론, 아름다운 울림을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엔지니어링과 음악성, 기술과 감성이 완벽한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하이 워치메이킹이 완성되지요. 제가 생각하는 고급 시계의 조건은 기술적 정통성, 구현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 그리고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12개의 회전 큐브로 시간을 표시하는 시그너처 컴플리케이션.
루이 비통 ‘땅부르’ 워치 컬렉션은 수많은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땅부르만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여행은 루이 비통을 정의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자 워치메이킹을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이러한 정신은 ‘에스칼 월드타임’과 ‘스핀 타임’, ‘에스칼’ 컬렉션을 통해 직접적으로 표현됩니다. 시간대와 이동, 발견의 개념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다이얼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서사로 구현되죠. 땅부르 역시 이러한 철학을 관통합니다. 특유의 드럼 형태 케이스를 넘어 컬렉션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은 대담하고 현대적인 디자인과 진정한 워치메이킹에 대한 열망 사이의 균형이에요. 땅부르는 시간만 측정하는 시계가 아닌 움직임을 위해 탄생한 워치입니다. 끊임없이 이동하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삶과 함께하도록 설계된, 루이 비통의 여행 정신을 가장 현대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죠.
루이 비통 워치메이커로서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순간이 궁금합니다.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아이디어가 실제 워치로 구현되어 움직이기 시작할 때입니다. 수많은 드로잉과 끊임없는 대화, 프로토타입 단계를 거쳐 하나의 개념이 생명력을 얻는 순간의 감동은 언제나 특별하죠. 또한 정교한 메커니즘이 다양한 장인의 기술과 결합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에서도 큰 기쁨을 느낍니다. 서로 다른 전문성과 노하우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빚어내는 순간은 워치메이커에게 가장 큰 보람으로 남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내심입니다. 워치메이킹은 결코 서두를 수 없는 분야입니다. 결국 최고의 타임피스는 시간과 정성, 그리고 기다림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입니다.
새롭게 퍼머넌트 컬렉션에 합류한 다섯 모델은 각기 다른 기술력과 미학을 통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땅부르 스핀 타임 퍼머넌트’ 컬렉션에 새롭게 추가된 다섯 모델은 땅부르라는 공통된 기반 위에 서로 다른 창의성과 워치메이킹 비전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그중에서도 ‘땅부르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 블루’ 워치는 제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모델이에요. 이 워치의 가장 큰 매력은 독창성과 직관성, 그리고 여행이라는 루이 비통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점이죠.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두 도시를 하나의 큐브에 짝지어 12개의 큐브로 24개 시간대를 표시하는 방식은 월드타임을 매우 창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입니다. 동시에 복잡한 메커니즘을 직관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술적 복잡성과 직관성 사이의 균형입니다. 뛰어난 컴플리케이션은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땅부르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 블루는 혁신적인 메커니즘과 가독성, 그리고 루이 비통이 추구하는 여행의 정신을 가장 완성도 높게 구현한 작품입니다.

지름 42.5mm의 ‘땅부르 스핀 타임 에어 안티포드 블루’ 워치.
기존 땅부르 컬렉션이 지닌 아이덴티티를 땅부르 스핀 타임 퍼머넌트 컬렉션을 통해 어떤 식으로 발전시켰나요? 땅부르 스핀 타임 정규 컬렉션의 진화는 완성도와 일관성을 더욱 높여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새로운 땅부르 케이스를 개발할 때 저희의 목표는 시계를 더욱 슬림하고 세련되며 정제된 모습으로 완성하는 것이었죠. 샌드블라스트 처리한 베젤 위에 폴리싱 레터링을 더하고, 별도로 가공한 러그에 섬세한 마감 기법을 적용한 것도 이러한 철학의 결과입니다. 스핀 타임의 진화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닌 워치메이킹 전반에 걸친 재해석의 과정이었어요. 그린과 블루 다이얼의 대담한 컬러부터 오스트레일리아 오팔에 담긴 장인 정신, 안티포드 모델의 독창적인 월드타임 디스플레이, 플라잉 투르비용의 기술적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각 모델은 스핀 타임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제 스핀 타임은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 컬렉션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럭셔리’란 무엇인가요? 워치메이킹에서 진정한 럭셔리란 희소성을 넘어선 본질에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장인 정신이 하나로 어우러지고, 기술적 탁월함과 감성이 공존할 때 비로소 하나의 타임피스는 단순한 시계를 넘어 특별한 가치를 지닌 오브제로 완성됩니다.
COOPERATION 루이 비통(3432-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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