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 the Pharmacy Basket
리쥬비-에스 앰플 고함량 c-PDRN과 나이아신아마이드, 아데노신을 담아 피부 톤과 주름, 탄력을 집중 관리하는 약국 전용 멀티앰풀. 리쥬비. 락토핏 골드 유산균 6종을 배합해 장내 유익균 증식과 원활한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는 분말형 프로바이오틱스. 종근당건강. 테카 플러스 포뮬러 PDRN 농축 앰플 고순도 PDRN 1만ppm에 센텔라 아시아티카 정량 추출물을 조합해 피부 진정과 탄력, 보습을 관리하는 약국 전용 앰풀. 마데카파마시아. 눈앤점안액 0.5%(1회용) 안구 건조를 완화해주는 방부제 없는 일회용 인공 눈물. 한미약품.
약국에 쇼핑하러 갑니다
대형 약국이 우리 동네에도 들어왔다. 명동과 성수, 압구정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에서 대형 약국이 올리브영 못지않은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다. 강남역과 신사역 일대에서는 약국 오픈런까지 감행하며 ‘리쥬란 마스크’를 줄지어 사고, 유산균을 캐리어에 가득 쓸어 담는 관광객의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했다. 그래서인지 에디터에게 대형 약국은 한동안 ‘시내 면세점’처럼 느껴졌다. 여행객의 동선 안에 존재하는 특별한 쇼핑 공간일 뿐, 나의 일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풍경이랄까.
실제로 대형 약국의 성장을 이끈 주요 고객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외국인의 의료 관광 소비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1% 증가한 1조1931억 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약국 소비는 무려 213.1% 급증했다. K-뷰티와 K-건강기능식품이 SNS를 통해 빠르게 알려지면서 특정 일반의약품이나 더머코스메틱을 지목해 구매하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의 장바구니를 주목한 곳은 약국만이 아니다. 올리브영은 지난 3월 국내 제약사들과 손잡고 고기능성 스킨케어 카테고리 ‘어드밴스드 더마’를 선보인 뒤 관련 매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의 광화문점과 강남역점 역시 외국인 구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피부와 건강을 둘러싼 소비를 선점하기 위해 약국과 H&B 스토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관광 상권에서 시작된 이 경쟁이 최근에는 주거 상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 변화를 비로소 피부로 실감한 것은 한 달 전, 집 앞 ‘슬리퍼 상권’에 대형 약국이 들어서면서부터였다. 건강기능식품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동네 약국은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들고 갈 때만 찾던 에디터의 구매 습관에도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가장 낯선 변화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만 방문하던 약국에 이제는 별다른 목적 없이도 들어가게 됐다는 점이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면 으레 SPA 브랜드 매장에 들어가 옷을 구경하곤 했지만, 요즘은 그 대신 약국의 진열대 사이를 천천히 서성인다. 신생 더머코스메틱 브랜드를 살펴보다 반려견 영양제 코너로 발길을 옮기고, 다시 구강 관리 제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른다. 진통제와 감기약, 파스가 놓인 판매대 너머로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 더머코스메틱, 마스크 팩, 구강 관리 제품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풍경. 약국이라기보다 건강과 뷰티에 관한 거대한 편집숍에 가까웠다.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개미지옥이었다.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잠시,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금세 의욕을 잃고 길을 헤매기도 했다. 비슷해 보이는 성분표를 읽고 제형과 함량, 용량을 비교하는 일은 생각보다 빠르게 피로를 불러왔다. 선택지는 압도적으로 많아졌지만, 정작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없었다. 대형 약국의 경쟁력이 단순히 제품의 수와 가격에만 머물 수 없는 이유다. 외국인의 새로운 쇼핑 성지로 떠오른 대형 약국은 이제 또 하나의 전환점 앞에 서 있다. 관광객과 원정 쇼핑객을 위한 이색적인 플랫폼을 넘어 동네 주민의 쇼핑 동선에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시작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준과 안내다. 대형 약국은 과연 내국인의 일상적인 쇼핑 공간으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아무 정보도 없음에도 ‘칼슘’이라는 것에 혹해서 샀는데 꽤나 만족한 아이템. 콜라겐을 지지해주며 꺼진 부위를 채워준다는 제품인데, 드라마틱하지는 않아도 쫀득한 사용감 덕분에 눈가 피부가 덜 꺼져 보인다. 살짝 무거운 감이 있어 눈 밑이나 팔자주름 같은 곳 위주로 바르는 편.”
_ ‘닥터멜락신 시멘리트
칼슘 볼륨 크림’ by <얼루어> 뷰티 디렉터 김초롱

“약국에서 찾은 보물은 벌써 두 통째 비운 멜라토닝크림이다. 국내 일반의약품 기준 최대 함량인 히드로퀴논 2%를 함유해 기미와 주근깨, 색소침착 부위를 집중 관리한다. 자외선이 닿지 않는 게 중요한 제품이라 오롯이 나이트 케어 전용으로 사용 중. 얼굴은 물론 겨드랑이와 팔꿈치, 복숭아뼈처럼 착색이 신경 쓰이는 부위에도 꾸준히 바르고 있다.”
_ ‘멜라토닝크림’ by 프리랜스 뷰티 에디터 정은영

“해외 출장이 잦다면 파우치에 하나쯤 챙겨둘 만한 연고. 낯선 지역의 물과 건조한 기내 환경 탓에 피부 컨디션이 무너질 때를 대비해 약사의 추천으로 구입했다. 덱스판테놀을 함유한 피부 보호·보습 일반의약품으로, 자극받고 손상된 피부의 회복을 돕는다. 연고 특유의 답답한 끈적임 없이 부드럽고 촉촉하게 펴 발리는 사용감도 만족스럽다.”
_ ‘D-판테놀 연고’ by <엘르> 디지털 에디터 이재희
쇼핑 너머의 약국
대형 약국은 ‘얼마나 많은 제품을, 얼마나 저렴하게 갖췄는가’를 경쟁력으로 삼던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큐레이션과 경험을 중심에 둔 공간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약국 이름에 ‘뮤지엄’이라는 단어를 넣은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객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경험이 되도록 설계했죠. 혈압 측정 존과 성분 설명 카드, 공간 동선 모두 ‘이곳에서 내 건강을 생각하게 된다’는 감각을 만들기 위한 장치입니다. 고객이 약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건강과 뷰티 루틴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죠.”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OWM) 최승희 팀장의 설명이다.
최 팀장은 수천 개의 제품을 일률적으로 진열하기보다 상권과 고객층에게 실제로 필요한 상품을 선별한다고 말한다. 지점마다 전면에 배치하는 상품과 강조하는 카테고리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OWM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분당점을 제외한 모든 지점에서 외국인 고객 비중이 80%를 웃돈다. “OWM 주요 지점에는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이 많습니다. 한국 약사의 추천을 받아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K-뷰티 더머코스메틱 제품을 찾는 수요가 강하죠. 영문 안내와 외국인 친화적인 상담 구조, SNS 공유를 유도하는 시각적 진열이 중요합니다. 고급스럽고 독특한 큐레이션형 인테리어 역시 ‘인증 사진을 남기고 싶은 약국’을 만드는 요소이고요.” 같은 브랜드의 약국이라도 입지에 따라 고객의 얼굴과 장바구니는 달라진다. 영풍문고 안에 자리한 종각점은 다른 지점보다 30~50대 직장인의 방문이 두드러지며, 내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분당점에서는 체중 관리 제품과 영양제 구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성수점은 젊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브랜드 스토리와 감도 높은 비주얼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강남·신사점에서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시술 후 관리에 필요한 제품을 상담받고 구매하는 20~30대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처럼 지점마다 수요가 다르다는 것이 OWM 측의 설명이다.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생활 리듬이 흐트러질 때마다 여성 건강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 ‘덴마크 유산균이야기 우먼’은 질 내 유익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로, 장내 유익균 증식과 원활한 배변 활동까지 한 번에 관리해준다. 하루 한 번, 물과 함께 작은 캡슐 하나만 삼키면 돼 꾸준히 챙기기도 수월한 편.”
_ ‘덴프스 덴마크
유산균이야기 우먼’ by <스타일 H> 패션 디렉터 조가희

“넣는 순간만 촉촉한 인공 눈물과 달리 아주 묽은 겔 제형이 촉촉한 보호막을 만들어 눈 표면을 감싸는 느낌이 들면서 모래알이 들어간 듯 뻑뻑했던 눈이 한결 편안해진다. 특히 진가를 발휘한 건 비행기 안. 이륙 전 한 번 넣어주면 몇 번씩 인공 눈물을 찾던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면봉에 덜어 코 안쪽에도 살짝 발라주면 비행 중 눈과 코의 건조함이 한결 덜해 비행이 예정되어 있다면 반드시 챙긴다.”
_ ‘바슈롬 리포직 점안겔’ by <럭셔리> 매거진 뷰티 에디터 박지윤
상담이 만드는 차이
대형 약국이 ‘오래 머무는 약국’을 지향하는 배경에는 온라인에 편중된 국내 건강기능식품 구매 구조가 자리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5년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매 금액 기준 내국인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주요 채널은 온라인이다. 그 비중은 71%에 달하는 반면 대형 할인점은 5.9%, 드러그스토어는 0.7%에 그친다. 이 수치가 대형 약국의 시장점유율을 직접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넓은 판매대와 방대한 상품만으로 온라인 몰과 경쟁하기는 어렵다는 사실만큼은 선명하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굳이 오프라인 약국을 찾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약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본질적인 강점은 따로 있다.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일반의약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고, 현재 복용 중인 의약품과의 성분 중복이나 상호작용을 약사에게 확인할 수 있으며, 비슷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직접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와 체류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약국은 ‘필요할 때 잠시 들르는 곳’에서 ‘건강과 뷰티를 탐색하는 곳’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피부 고민을 안고 약국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성분을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사고 싶다’는 심리가 분명히 존재해요. 예전에는 약사가 처방전을 확인하고 조제하는 일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고객의 생활 습관을 듣고 건강관리 루틴을 함께 설계하는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약국 방문의 목적이 ‘해결’에서 ‘관리’로, ‘사후’에서 ‘사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아픈 뒤 처방전을 들고 찾아가던 공간에서, 아프기 전의 자신의 몸과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장소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화점이나 편집숍처럼 정교하게 설계된 동선과 진열은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고, 약사의 상담은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가려낼 기준을 제공한다. 결국 대형 약국이 온라인 몰과 차별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탐색의 즐거움을 전문적인 선택으로 연결하는 경험이다.

In the Pharmacy Basket
EGF PDRN 리쥬부스팅 크림 셀트리온 독자 EGF와 순도 99%의
연어 유래 PDRN 1500ppm으로 피부 재생을 돕는 약국 전용 크림. 지피덤.
스킨 프로텍션 마스크 특허 기술을 적용한 연어 유래 c-PDRN이 피부 탄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마스크 팩. 리쥬란 코스메틱. 유한비타민씨정 1000mg 한 정에
비타민 C 1000mg이 담겨 있다. 육체 피로와 기미·주근깨 등
색소침착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일반의약품. 유한양행.
약국다움이 필요한 순간
고객의 생활 습관과 복용 중인 의약품, 피부 상태까지 함께 살피며 더 적절한 선택을 돕는다는 점에서 상담형 약국의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약국이 ‘건강을 설계하는 공간’을 표방하려면 전문적 상담과 자율적 쇼핑의 경계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의약품은 잘못 선택할 경우 성분 중복 복용이나 부작용은 물론, 필요한 진료와 진단이 늦어지는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제품 전면의 가격표만큼 성분 중복에 대한 경고, 연령별 복용량, 임신·수유 중 주의 사항, 복용 중인 의약품과의 상호작용 정보가 또렷하게 드러나야 하는 이유다. 약국이 쇼핑의 언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수록 의약품의 안전하고 올바른 사용을 안내해야 하는 약사의 책임은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
약국은 오래 머무를수록 더 많이 구매하게 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그 시간 동안 자신의 몸을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는 유익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방대한 상품보다 믿을 만한 큐레이션이 오래 기억되는 곳. 대형 약국이 그 방향으로 진화한다면, 다음 시대의 약국은 단순히 약과 화장품을 한데 모아 파는 매장을 넘어 소비자의 일상 속 건강한 선택을 돕는 신뢰도 높은 뷰티·웰니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 화보는 AI를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ADVISER 최승희(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약국사업부 팀장) COOPERATION 닥터멜락신(540-2493), 덴프스(1566-5203), 동아제약(080-920-2002), 리쥬란 코스메틱·리쥬비(031-8039-1500), 마데카파마시아(080-550-7575), 바슈롬(080-218-6810), 유한양행(828-0181), 종근당건강(080-977-3308), 지피덤(6200-1100), 한미약품(080-916-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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