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M> 2025년 5월호

TIMEPIECE FOR MY SON

스토리가 담긴 시계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시계는 더욱 그렇다. 아버지의 기억과 삶을 고스란히 담아 건네는 말, 그리고 시계.

EDITOR 김현환, 이수연 PHOTOGRAPHER 이기태, 이경옥, 이창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시계




“아들아,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줘서 고맙구나. 소중한 가정을 만들고 잘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


“롤렉스는 하나의 상징이잖아요. 그중에서도 ‘데이토나’는 좀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지름 40mm 케이스에 3개의 크로노그래프 인디케이터가 주는 균형미에 반했습니다. 스틸과 옐로 골드의 조합, 시인성 좋은 화이트 다이얼도 제가 이 시계를 선택한 이유예요. 롤렉스는 툴 워치입니다. 장롱에 고이 모셔두는 것보다는 업무에 충실한 순간에 손목 위에서 더 빛을 발하는 시계라고 생각해요. 사회인으로 점점 무르익어 갈 제 아들도 ‘데이토나’를 착용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아들을 키우면서 가장 힘주어 교육한 가치는 책임감이에요. 저는 시계가 책임감을 나타내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흐르는 시간을 변치 않고 알려준다는 점에서요. 상황이 어렵고, 숨이 차오를 때도 아들이 시계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해요. 또 시계는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세월, 즉 시간은 모두에게 주어지지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죠. 아들 역시 제가 물려준 이 시계를 착용하고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꾸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_ 유니버셜뮤직퍼블리싱 대표이사 조규철



커리어의 동반자를 아들에게




“아들아,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경험하는 삶을 살거라.”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1950 섭머저블’ 워치를 물려주고 싶어요. 1000m 방수를 지원하는 이 시계는 투박하면서도 남성적인 워치로 손꼽혀요. 오래전부터 파네라이를 하나 들이고 싶었는데, 실제로 착용해보니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을 보고 바로 구매했어요. 44mm 지름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고, 제가 일하면서 만난 여러 ‘파네리스티’들과 동지애까지 불러일으켜준 시계예요. 이탈리아 출장에서 실제 파네라이가 1936년에 설계한 요트에 탑승했을 때도 제 손목에 이 시계가 둘러져 있었어요. 한창 열심히 일할 때 애착을 갖고 착용하던 시계라 제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시계는 시간이라는 무형의 개념을 눈에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시계가 제 기능을 하게끔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테고요. 시계를 구성하는 부품은 어느 하나 공들여 만들지 않은 부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저는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일에 끈기 있고, 또 성실하게 도전하는 가치관을 시계와 함께 물려주고 싶습니다. 수많은 부품이 맞물려 작동하는 시계처럼 작은 일 하나하나까지 공들인다면 결과는 분명 빛나더라고요.” _ 매뉴얼 세븐 대표 정희경



가끔은 진하게 즐길 줄 아는, 삶을 담는 시계




“아들아, 세상에는 여러 문이 있어. 꼭 하나만 열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인생의 다양한 순간을 즐기길 바라.”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워치를 선택했어요. 이 시계를 만나게 된 과정이 제가 커가면서 깨달은 것들과 어느 정도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인생의 어떤 순간에 ‘이거 아니면 절대 안 된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등바등 살아가곤 했어요. 그게 학업이든, 일이든, 사람이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결과가 또 다르더라고요.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한 일이 결과적으로 잘된 적도 있고, 또 다른 방향으로 시야를 터줘서 새로운 결과를 만날 때도 있고 그렇더라고요. 사실 ‘리베르소’도 제가 원래 구매하려고 마음먹은 시계는 아니에요. 저는 까르띠에의 ‘탱크’ 컬렉션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워낙 ‘탱크 붐’이 강했던지라 도저히 구할 수가 없더라고요. 비록 대안으로 선택해 들여온 모델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버건디 컬러의 ‘탱크 머스트’ 워치도 손에 넣었고요. ‘리베르소’의 특징이 회전 케이스잖아요. 시계는 분명 시간을 보기 위해 착용하는 물건이지만, 삶을 살아가다 보면 시계를 보고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럴 때마다 케이스를 뒤집어두곤 합니다. 저는 제 아이가 인생의 많은 순간을 즐기면서 살길 바라요. 때로는 시간을 볼 수 없는 이 시계처럼, 어쩌면 시간의 흐름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진하게요.” _ 워치 전문 기자, 유튜브 ‘생활인의 시계’ 운영자 김성준



딸의 탄생을 함께한 시계




“아들아,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 최고가 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자!”


“사실 저는 딸아이 아빠입니다. 아들은 없지만 나중에 만날 멋진 사위를 떠올려봤어요. 주저 없이 오메가의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워치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이 시계를 2017년, 제 딸이 태어난 해에 맞춰 구매했어요. 딸이 태어난 해에 구매한 시계라서 아이를 아끼는 마음을 담아 시계를 착용했습니다. 데일리 워치로 착용해서 그런지 사용감은 좀 있네요. 또 제가 처음으로 부티크에서 구매한 시계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오메가 청담 부티크 직원분들의 서비스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어요. 친절한 것은 기본이고, 헤리티지와 오토매틱 워치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그 시간이 생생히 떠올라요. 좋은 기억밖에 없는 이 시계와 함께 저는 나눔의 가치를 전해주고 싶어요. 저는 부모님께서 맡으셨던 아이들의 후원을 이어받았습니다.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벌써 10년이 넘어서 증서까지 받게 됐어요. 저는 큰 부가 없어도 작은 실천으로 나눔을 행하는 가치관을 물려주고 싶어요.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 중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을 꼽으라면 바로 나눔이거든요.” _ 회사원 장태윤




클래식을 잊지 않는 태도




“아들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구나.”


“저에게 ‘클래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제가 해온 요리도 그렇고, 제가 좋아하는 많은 문화가 전부 ‘클래식’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가장 기본이 되는 전통을 올바르게 이해한 다음, 그것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멋지고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블랑팡의 ‘빌레레 콴티엠 콩플레’ 워치가 그렇습니다. 전 세계 최고 기술력과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로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추구해온 블랑팡의 신념은 ‘클래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인류가 정립해온 시간의 여러 단위를 시계의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손목 위에서 구현했다는 점은 언제봐도 대단하다는 생각뿐입니다. 다이얼을 오밀조밀 채우고 있는 여러 요소 역시 ‘빌레레 콴티엠 콩플레’만의 매력이에요. 독특한 외모의 문페이즈 역시 재밌고요. 아들뿐만 아니라 손주에게까지 대대손손 이 시계를 물려주면서 제가 스위스의 블랑팡 매뉴팩처를 직접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고 싶어요. 멋진 시계와 함께 자신의 삶에서 클래식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_ 이타닉가든 헤드 셰프 손종원



가족의 철학을 담은 시계




“아들아, 내일이 없는 것처럼 행복하자. 또 모든 순간에 열정을 다하자. 아빠와 엄마는 너를 응원해.”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시계로 IWC의 ‘포르투기저 요트 클럽 크로노그래프’를 꼽았어요. 제 첫 럭셔리 워치였기 때문인데요. 결혼할 때 예물 시계를 생략했는데, 아내는 계속 맘에 걸렸나 봐요. 좀 괜찮은 시계를 선물해주고 싶어 하던 아내와 같이 매장에 가서 고른 것이 이 시계입니다. 스틸 케이스와 다이얼 안을 꽉 채우고 있는 크로노그래프는 언제 봐도 아름다워요. 이 시계를 시작으로 저는 점점 럭셔리 워치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어요. 하나둘 저만의 컬렉션을 채우는 과정이 참 재밌잖아요. 그 재미를 제 아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아내는 아이들에게 항상 행복을 강조하거든요. 매 순간 열정적으로 임하고, 또 그것에서 행복을 찾자는 것이 저희 가족의 철학이에요. 어쩌면 시계라는 게 시간을 다루는 물건이라는 점에서는 저희 가족의 철학을 가장 잘 나타내는 물건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시계라는 물건 자체가 예쁘잖아요. 아들도 커가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겠지만, 그 첫걸음에 제 추억과 아내의 마음이 담긴 ‘요트 클럽’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_ 사업가 박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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