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류진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하고 스타일리스트, 디자이너, 마케팅 총괄, 브랜드 디렉터로 일한 경험을 살려 2014년 ‘트렌드이슈폴리시’를 설립했다. 기존 PR 에이전시에서 더욱 확장된 영역을 총괄하는 컨설팅 컴퍼니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업계에서 ‘일 잘한다’고 소문난 많은 에이전시 중에서도 신류진 대표가 운영하는 ‘트렌드이슈폴리시’의 존재는 특별하다. 단순히 이슈 몰이를 잘하는 홍보 대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색깔을 명확하게 확립하고 확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이름 앞에 ‘컨설팅 컴퍼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브랜드의 프로젝트를 ‘대행’한다는 마음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관점을 통해 주도적으로 일을 이끌어가죠. 수많은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진 않지만, 하나하나 밀도 있는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물론 결과에 대한 서로의 만족도 또한 높고요. 지난 10년간 단발성으로 끝난 프로젝트가 없다는 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앞으로도 항상 브랜드의 입장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내는 일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넘치는 열정과 창의적인 생각으로 남다른 역사를 써온 트렌드이슈폴리시는 이제 또 다른 변혁을 준비하고 있다. 홍보와 마케팅, 아티스트 캐스팅과 광고 등 기존의 업무 외에도 이벤트 및 콘텐츠 기획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 쉽지만은 않은 길이겠지만, 회사 일뿐만 아니라 살면서 마주하는 모든 목표 앞에서 ‘일단 해보지 뭐’라는 자세로 과감히 뛰어드는 신 대표는 이를 어려운 도전이라기보다는 즐거운 여정으로 여긴다. 그 여정의 끝에는 분명 빛나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음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언제나 삶의 즐거움을 찾고 또 그 즐거움의 크기를 더욱 키워가고자 노력하는 그에게 컬러풀한 일상을 만드는 서른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일하다가 생각이 턱 가로막힐 때는 근처를 산책하거나 취미로 모으고 만드는 플라모델 등을 만지며 생각을 환기한다.
산적한 문제를 잠시 내려놓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데 집중하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일하는 공간을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한 ‘즐거운 곳’으로 만들어놓았다. 어려운 과제 앞에서도 기분 좋게 책상에 앉을 수 있도록.
회사 입구는 들어서는 이들이 잠깐이라도 웃음 지을 수 있도록 밝고 유쾌하게 꾸몄다.
내 스타일의 ‘한 끗’은?
언밸런스한 컬러링을 즐긴다. 반복되는 일상에 적절히 ‘색’을 칠해주는 것은 모든 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스타일링을 할 때는 전체적으로 비슷한 톤을 매치하되 꼭 포인트가 되는 색을 더한다. 소재나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제품은 색깔별로 구매해 그것들을 약간은 특이하게, 안 맞는 듯 조화롭게 활용하는 편. 언제나 나만의 특별한 스타일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또 ‘Fun & Joy’의 자세를 견지하려 한다.
나를 매료시킨 스타일 아이콘은?
이탈리아 출신 모델 지롤라모 판체타. 일본에서 MBA를 받고 일을 시작하면서 패션 매거진 <레옹>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매거진 모델인 그와 인연을 맺게 돼 한국에서 일도 함께하는 등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언제 만나도 멋있을 뿐 아니라 매사에 긍정적이며 젊은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나 또한 그렇게 ‘Why not?’의 자세로 스타일리시하게 나이 들고 싶다.
옷장에서 가장 오래된 아이템은?
한 번 구매한 것은 아껴 관리하며 오래도록 지니는 편이다. 20대 초반에 처음으로 구매한 명품 가방인 루이 비통 백은 지금도 즐겨 들고 다닌다.
단 한 벌만 챙겨야 한다면?
겨울에는 반팔 티셔츠에 아우터웨어로 무통을 즐겨 입는데, 그래서 몇십 년씩 된 무통이 몇 벌 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챙기겠다.
언제라도 가방을 열면 들어 있는 것들. 미팅 후 뻐근해진 목을 풀어주는 작은 마사지기와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고체 향수는 필수다.
늘 지니고 다니는 가방 속 필수품은?
다양한 물건들을 파우치나 미니백에 담아 큰 가방에 넣고 다닌다. 어떤 일이 있어도 꼭 넣는 건 이동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에어팟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영양제 그리고 그날의 기분을 끌어올릴 향수. 향수는 고체로 된 제품을 챙긴다.
쇼핑할 때의 기준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 비싼 아이템을 많이 구입할 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우선적으로 따지는 것은 가성비다. 저렴하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고, 고가라고 해서 무조건 잘 만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격 대비 얼마나 잘 만들어졌나,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나, 얼마나 만족할 것인가 등을 꼼꼼히 살핀다.
최근에 구입한 것은?
레더 소재 제품을 좋아한다. 릭 오웬스의 팬츠는 레더를 정말 제대로, 사치스럽게, 잘 사용하기에 늘 갖고 싶었다. 다만, 꽤 가격대가 높아 망설이다가 지난 연말에 큰마음 먹고 과감히 구매했다.
요즘 가장 갖고 싶은 것은?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 30주년 애니버서리 한정판. 국내에서는 90대만 추첨해 판매했다. 물론, 나는 당첨되지 못했고. 어떻게든 구하고 싶지만 프리미엄 가격까지 붙어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다.
다양한 향을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매치하고,
서로 섞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내는
과정을 즐긴다. 특히 자주 손이 가는 향수들.
나의 시그너처 향은?
좋은 향은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브랜드의 향수를 모으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여러 가지를 섞어 쓰며 매일 새로운 향을 일상에 덧입힌다. 특히 좋아하는 건 프레데릭 말의 ‘로즈앤뀌흐’, 딥티크의 ‘롬브로단로’와 ‘오드민떼’, 크리드의 ‘임페리얼’, 톰포드의 ‘오드우드’, 메모의 ‘오션레더’ 등이다. 이런 향들이 섞여 나의 시그너처 향이 된다.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은?
평소 기분이 가라앉지 않도록 신나는 음악을 즐겨 듣는데 요즘은 EDM에 빠져 있다.
근래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은?
5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니모 김희진의 <반짝이는 딸들에게>라는 책. 저자가 딸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나의 어머니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근래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8부작으로 구성된 <모던 러브>. 영화가 아닌 옴니버스 드라마인데, 감명 깊게 봐서 추천한다. 실제로 <뉴욕 타임스>에 실린 동명의 칼럼을 모티프로 한다. 사랑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을 엿볼 수 있다.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서호성 작가의 드로잉 그리고 무라카미 다카시의 팝아트 작품을 좋아한다. 다채로운 색을 조화롭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마치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협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작년 여름, 새로운 건물로 이사했다. 건물 전체의 콘셉트는 ‘에너지’.
오래전부터 자신의 색이
잘 묻어나는 활력 넘치는 공간을
꿈꿔온 만큼 애정을 듬뿍 담아
구성했다.
내 인생의 스타를 꼽는다면?
존경하는 나의 어머니. ‘싱글 맘’으로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 사람을 잘 키워내셨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라고 하지만, 어머니가 내게 보여주신 배려와 감내해야 했던 희생을 생각하면 세상 누구보다 빛나는 나의 스타로 꼽지 않을 수가 없다.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일단 스트레칭을 하며 몸의 구석구석을 깨워주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신다. 아침 식사로는 간단히 바나나와 사과 그리고 단백질 섭취를 위한 달걀을 먹는다. 식사를 하며 뉴스를 훑어보는 것이 루틴이다.
잠들기 전 하는 일은?
아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트레칭 후 따뜻한 물을 마시고 누워서 머릿속을 깨끗이 비우는 시간을 갖는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 내일의 숙제 등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한다.
절대 빼먹지 않는 자기 관리법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침 식사를 꼭 챙겨 먹고, 종일 물을 많이 마셔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 체력 관리 외에도 냉철하고 올곧은 관점을 유지하고자 나만의 방식으로 멘털을 관리한다. 특히 자기 객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냉장고 속 필수품은?
요리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만큼 자신도 있고.(웃음) 다만 최근에는 생활에 쫓기다 보니 여유롭게 요리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아쉽다. 그래서 요즘엔 주로 간편하게 먹으면서도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는 재료들을 준비해놓는다. 야채 주스를 만들 토마토와 당근, 그리고 그리크 요구르트와 달걀은 필수다.
평생 하나의 음식만 먹는다면?
그렇다면 좋아하는 랍스터를 꼽겠다. 원래 갑각류를 특히 좋아하는데 껍데기를 까는 노력 대비 가장 만족감이 높은 것이 랍스터인 것 같다.
나에게 의미 있는 장소는?
북악스카이웨이에 위치한 북악팔각정. 나만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20대의 마지막 밤에도, 그리고 서른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심하고 떠나기 전날에도 이곳을 찾았다. 혼자서 와인을 병째 마시며 열심히 살았던 20대를 자축했고, 새로운 도전을 스스로 응원했다.
최고의 여행 기념품은?
여행지마다 내가 그곳을 기념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있다. 출장이든 여행이든, 언어가 통하는 곳이든 아니든 낯선 곳을 찾으면 꼭 그 도시의 극장을 방문한다. 때로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를 듣기도 한다. 그곳의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에서 그 감흥이 오래 ‘기념’으로 남는다.
컬러나 소재로 포인트를 더하는
스타일링을 즐긴다. 프로젝트로 인연을 맺은
일본 고객으로부터 선물받은 이 가방은
활용도가 높아 자주 손이 간다.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은?
앞서 언급한 서호성 작가가 작품을 선물해줬다. 워낙 좋아하는 작가라 고민 끝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막내 외삼촌에게 받은 롤렉스 시계도 아끼는 선물이다.
요즘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단연 일 아니겠는가. 트렌드이슈폴리시가 맡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브랜딩과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어떻게 잘 해낼 수 있을지 온 신경을 쏟고 있다. 개인적인 부분을 덧붙이자면, 현재의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도 하고 있다.
인생에서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은?
게임과 쇼핑에서 활력을 얻는다. 그리고 어머니의 웃는 얼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조언은?
‘타인을 인정하고 배려하라. 그것이 곧 너의 자존감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란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내가 만약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현재의 삶에 너무나도 만족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삶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지금 꼭 한 가지를 떠올려본다면, 아버지가 되어보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든다.
내가 가장 편안함을 느낄 때는?
모든 일과를 마치고 나서 멋진 결과를 받아 들고 집에 돌아갈 때. 모든 상황이 만족스러운 평일을 보내고 성취감에 젖어 충만한 휴일을 보낼 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게임을 하거나 넷플릭스 삼매경에 빠질 때.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했다. 마음껏 상상하고
자유롭게 그려볼 수 있으니까. 상상의 세계를 유영하며
많은 영감을 얻는다.
나의 영감의 원천은?
일상 속에서,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색, 다른 사람들의 생각, 매일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럭셔리’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를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 최선을 다함으로써 얻어지는 생각, 행동, 만족감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단단한 자존감을 갖는 것 아닐까?
답변을 마치는 소감은?
처음엔 모든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질문 하나하나 오래 머무르며 고민했다. 그만큼 스스로를 돌아본 적이 드물고 삶에 대한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다. 나 자신 그리고 삶에 대해 잠시 멈춰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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