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CKING BRACELET
콰이어트 럭셔리 열풍에도 불구하고 주얼리만큼은 다다익선의 미학이 건재하다. 여러 개를 함께 착용할수록 그 광채와 가치가 선명해지기 때문. 주얼리 레이어링은 별반 어려운 것이 없고 비슷한 느낌의 디자인을 고르면 된다. 기온이 올라가는 봄과 여름에 주얼리의 역할은 특히나 커지는데, 브레이슬릿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보헤미안과 시크를 결합한 ‘보호 시크’ 열풍이 불기 시작한 최근 몇 년 새 트렌드로 떠오른 볼드 브레이슬릿. 이번 시즌의 핵심은 한 가지로도 충분할 만큼 거대하고 화려한 볼드 브레이슬릿을 겹쳐 착용하는 것이었다.
PRINTED BAG
옷차림에 생기를 불어넣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프린트가 아닐까. 이번 S/S 시즌의 런웨이는 다소 화려해진 프린트로 어둡고 칙칙한 가을·겨울 시즌에 안녕을 고했다.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미적 감각과 강렬한 색감이 어우러진 프린트 백 하나만으로 곧 다가올 봄과 여름의 옷차림은 풍성해질 예정이다. 가장 큰 장점은 아트 그래픽, 플라워, 그라피티 등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너무 화려한 패턴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올해 트렌드 중 하나인 애니멀 프린트가 실패 없는 선택이겠다.
HEADSCARF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던 헤드 스카프가 점차 뜨거운 반응을 이끌더니 이번 S/S 시즌에 이르러 패션계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선뜻 구매하기 꺼려지는 터번, 군모, 수영모 같은 헤드웨어가 아니더라도, 새로 구매할 필요 없이 옷장 속에서 뒹구는 넉넉한 사이즈의 스카프만 있으면 완성이다.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머리에 쓰는 것이 지겨울 경우 목에 감거나 가방 핸들에 감아 연출하면 되니 활용도도 높다. 묶는 방법에 따라 분위기도 각양각색이다. 턱 밑으로 묶으면 소녀스러운 면모를 강조할 수 있고, 머리를 완전히 덮은 채 뒤로 넘기면 스타일 지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BOXING SNEAKERS
남녀노소 만인에게 사랑받는 스니커즈는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레트로, 빈티지 코드를 넘어 복싱화 스타일로 더욱 구체화되었다. 발 빠른 스텝과 함께 펀치를 날려야 하는 복싱 경기에서 선수들이 편안하면서도 유연하게 움직이기 위해 신는 신발이 바로 복싱화다. 발끝부터 발목, 종아리까지 신발 끈으로 단단하게 고정하고 다소 투박한 디자인의 스포티 슈즈가 아이러니하게도 멋스러워 보인다. 더욱 트렌디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스포티 룩 대신 원피스나 슈트처럼 전혀 안 어울릴 듯한 아이템을 매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DOCTOR BAG
Y2K의 인기가 수그러들며 성숙하고 차분한 룩이 트렌드로 자리한 가운데, 눈여겨보아야 하는 아이템이 있다. 옛날 의사가 왕진할 때 들고 다녔던 ‘왕진 가방’이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것 같지 않은 냉철한 의사들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투영한 듯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단단한 손잡이와 넉넉한 사이즈, 사각 형태가 특징이며, 메탈 장식이나 프런트 포켓 같은 최소한의 디테일을 더하기도 한다. 소재를 신중하게 고르면 보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을 것. 룩은 포멀한 무드로만 선택해도 절반은 성공이니 이 점은 꼭 기억하자.
PEEPTOE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이렇게 와닿을 수가 없다. 옛날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즐겨 신던 핍 토 슈즈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보통 웨딩 슈즈나 댄스 슈즈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발가락을 훤히 드러내는 오픈토 슈즈와 달리 딱 한두 개의 발가락만 보일 정도로 앞코를 커팅한다. 이 작은 디테일 하나가 우아한 매력은 물론, 절제된 아름다움까지 자아내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것. 봄과 여름에는 발에 땀이 차는 것까지 방지하니 S/S 시즌을 위한 최적의 신발이다. 포멀하거나 드레시한 룩과 연출해 멋을 극대화해도 좋고, 미우 미우처럼 레깅스를 활용해 스포티하게 소화해도 좋다.
ARM GEAR
장갑은 겨울에만 끼는 보온용 제품이 아닌 계절과 관계없이 착용하는 멋내기 액세서리가 되었다. 작년에는 우아한 롱 글러브 스타일이 유행했지만, 올해는 장갑과 장비 사이를 넘나드는 독특한 형태의 장갑이 유행할 전망이다. 라이더들이 착용하는 라이딩 글러브나 토시처럼 말이다. 펑크 룩이나 스포티 룩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흥미로울 만한 소식. 더운데 가죽이 웬 말이겠느냐만은, 핑거리스 디자인 또는 컷아웃 디테일을 활용하거나 시폰과 메시 같은 가벼운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라이딩 특유의 센 느낌은 원피스나 스커트와 매치해 어느 정도 중화가 가능하다.
SEE THROUGH
몇 년 전부터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이 시스루 슈즈를 간간이 선보여왔지만 이번 시즌만큼 대담한 적은 없었다. 신발 전체를 속이 비치는 소재로 제작해 마치 신은 듯, 안 신은 듯 연출한 것. 사실 뛰어난 통기성에 가벼운 무게까지 갖춘 시스루 소재는 무더운 여름철에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살갗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약간의 부담이 느껴지는데, 소재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 컬러 스타킹이나 패턴 양말과 레이어드하면 멋스럽게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물론 라반처럼 발목 정도만 살짝 드러내도 시스루 소재만의 독특한 매력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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