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2월호

WEAR IT NOW

스타일·패턴·컬러·아이템 각 분야의 키워드로 한눈에 보는 지금 입어야 할 2025 S/S 트렌드.

EDITOR 김송아

STYLE


DEMURE


작년 가을, 틱톡커 줄스 르브론Jools Lebron을 통해 빠르게 확산된 드뮈르demure의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드뮈르는 프랑스어로 ‘단정한, 얌전한’을 의미하는 형용사로 절제된 실루엣과 고급스러운 소재, 차분한 색감을 활용한 스타일을 뜻한다. 올드 머니의 연장선으로 셔츠 칼라, 버튼 디테일, 플리츠 등 클래식한 요소가 돋보이도록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핵심. 공학적 설계에 따라 완벽한 테일러링을 선보인 막스마라, 미니멀한 테일러링으로 새로운 뉴요커 스타일을 제시한 토리 버치, 브랜드가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을 가감없이 펼쳐낸 르메르 등에서 이번 시즌 드뮈르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여성을 위한 ‘르 스모킹’ 슈트 스타일을 제안했다.


MOTOR SPIRIT


드뮈르와 반대되는 양상인 스포티한 룩의 향연도 이어졌다. 이번 시즌 주목할 것은 특히 스포츠 레이싱의 DNA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 2024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이어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런웨이를 아마존 시대의 양궁장으로 변모시켰다. 예술가이자 양궁 선수 SAGG 나폴리가 활시위를 당기자 레이싱 재킷을 재해석한 룩부터 1962년 디올 스포츠에서 영감받은 룩까지 다채로운 스포티 룩이 대거 쏟아졌다. 해체와 조립에 능한 와타나베는 레이싱카를 트랜스포머한 기상천외한 룩을, 브루클린의 농구장에서 펼쳐진 오프화이트는 트랙 슈트의 지퍼를 변형한 룩을 선보였다. 카사블랑카, 오토링거는 레이싱 톱을 활용한 스타일링으로 모토 스피릿에 힘을 보탰다.



PATTERN


SAILOR STRIPE


19세기 해군의 유니폼에서 유래한 머린 룩은 디자이너들이 사랑하는 테마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은 머린 룩의 요소 중 하나인 세일러 스트라이프에 좀 더 이목을 집중할 것. 루이 비통, 디올, 랄프 로렌, 프로엔자 스쿨러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세일러 스트라이프의 시원하고 경쾌한 느낌은 유지하되 폭과 배열, 방향성과 컬러를 새롭게 조합한 독창적인 세일러 스트라이프를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나의 취향에 꼭 맞는 세일러 스트라이프를 찾는 재미가 쏠쏠할 예정.


FLOWER FANTASY


어릴 적 할머니 집의 향수가 느껴지는 플라워 패턴 또한 이번 시즌 런웨이를 물들였다. 더욱 더 과장되고, 낭만적인 형태로 말이다. 브랜드의 가치관과 스타일로 풀어낸 각양각색의 플라워 패턴은 잘 꾸민 정원을 보는 듯하다. 매 컬렉션 우리를 동심으로 이끄는 조나단 앤더슨의 로에베도, 지난 시즌 보호 시크 부활의 신호탄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셰미나 카말리의 끌로에도, 마돈나를 위한 헌정과도 같았던 돌체앤가바나도 모두 과감한 플라워 패턴을 놓치지 않았다. 옷장 속에 잠들어 있던 플라워 패턴의 시대가 드디어 찾아온 것!


90’S PLAID CHECK


체크 패턴은 보통 가을·겨울에 유행한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2025 S/S 시즌은 다르다. 마티외 블라지의 마지막 보테가 베네타, 밀리터리 스타일에 아방가르드를 한 스푼 떨어트린 치토세 아베의 사카이, 토즈와 아크네 스튜디오 등 눈을 조금만 돌려도 복고풍의 컬러 팔레트와 스타일과 만난 1990년대 플레이드 패턴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플레이드 체크 패턴은 가장 전통적인 체크 패턴 중 하나로 직선과 격자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 이때를 틈타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클래식함이 매력적인 플레이드 체크 패턴의 아이템을 들여보면 어떨까?



COLOR


MINT GREEN


보기만 해도 상쾌하고 산뜻한 민트 그린 컬러. 이번 시즌은 쨍한 민트 그린보다 화이트를 한 방울 섞은 밀키한 민트 그린이 강세다. 흔하지 않은 컬러인 만큼 민트 그린을 시도하기 망설여진다면, 좋은 궁합을 자랑하는 실버, 톤인톤 그레이 계열의 아이템과 매치해볼 것. 시어한 소재와도 잘 어울려 펜디의 컬렉션처럼 민트 그린을 포함한 여러 겹의 룩을 레이어링해 컬러 팔레트를 쌓는 방법도 추천한다.


TANGERINE


비비드한 오렌지 톤의 탄제린은 강렬하면서도 과감한 매력을 지녔다. 맛있게 익은 감귤, 따사로운 태양의 빛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인 만큼 다른 컬러에 비해 유독 생동감과 활력이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포인트 컬러로만 활용해도 룩에 충분히 활기를 불어넣는다. 뉴트럴 컬러의 셔츠와 매치한 버버리의 스타일링, 오렌지 계열의 브라운과 조합한 프라다의 스타일링을 참고하면 좋을 것.


CERULEAN BLUE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맑고 깊은 컬러의 세룰리안블루도 놓칠 수 없다. 자크뮈스, 알라이아는 물론 JW앤더슨, 미우 미우, 보테가 베네타 등 여러 브랜드에서 세룰리안블루를 키 포인트로 내세웠다. 강렬한 색감이라 스타일링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알라이아의 룩처럼 뉴트럴 톤의 아이템과 매치해도, 미우 미우의 룩처럼 대조적인 소재와 컬러의 아이템을 스타일링해도 세련되고 편안하게 녹아든다.


BUTTER YELLOW


크림과 아이보리 컬러에 싫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도착했다. 내추럴한 무드는 유지한 채, 미묘하게 색감이 다른 버터옐로가 2025 S/S 트렌드 컬러로 급부상했기 때문. 명칭 그대로 크리미하고 은은한 노란빛을 띠며, 우아함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따뜻한 색조로 대부분의 피부 톤과 잘 어울려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고, 뉴트럴, 파스텔, 비비드 등 다양한 컬러 팔레트와도 무난한 조합을 자랑한다.



ITEM


TULLE SKIRT


사랑스러운 발레리나가 떠오르는 튈 스커트가 트렌드 아이템의 중심에 섰다. 특히 짧고 발랄한 기장, 여러 겹의 튈로 풍성하게 볼륨감을 준 실루엣이 사랑받을 전망. 특히 소재와 디테일을 달리해 본인의 ‘추구미’에 따른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시몬 로샤, 세실리아 반센처럼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파스텔 톤의 컬러, 자수가 더해진 제품을 선택할 것. 일상이나 공식 석상 어디서든 웨어러블하게 활용하고 싶다면, JW 앤더슨의 튈 스커트처럼 부드럽게 떨어지는 실크 소재를 택하면 좋다. 튈 스커트 하나만 단독으로 입기에 부담스럽다면, 카르뱅처럼 바지나 스커트를 레이어드해보자.


TANK TOP


2022년 여름, 패션계에 한창 열풍이 불었던 탱크 톱의 저력이 또 한 번 심상치 않다. 누구나 한 장쯤 소장하고 있을 탱크 톱의 매력은 어느 룩과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린다는 것. 컬러와 텍스처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 훌륭한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구찌는 탱크 톱의 아웃 라인에 브랜드의 상징적인 레드 & 그린 라인 스티치로 DNA를 가미했고, 데님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디젤은 데님의 이염을 활용한 탱크 톱을 선보였다. 아메리칸 럭셔리 스타일의 정수 랄프 로렌은 페미닌한 프린지 스커트에 탱크 톱을 매치해 올드 머니 스타일을, 스텔라 맥카트니는 글자를 프린팅해 쿨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뽐냈다. 기능성과 스타일을 결합한 탱크 톱의 발전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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