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2월호

WELCOME TO THE ARTPORT

세계 각국의 공항들이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아트포트Artport’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공항의 브랜드 가치나 지역 문화 및 사회와의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방문객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EDITOR 이호준

<실버 라이닝: 구름의 뒤편> 전시가 열리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서편 야외 정원에서는

건축사무소 바래의 인스톨레이션 아트 ‘에어 오브 블룸’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의 고유 문화와 현대미술을 한눈에

인천공항은 2018년 제2여객터미널 공개에 앞서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거듭날 것을 강조하며 꾸준히 공항 곳곳에 예술 작품을 설치해왔다. 작년 연말 공개한 ‘아트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4조8000억 원을 투입한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 사업의 일환이자, 아트포트로서 정체성을 완성하는 방점이 됐다. 총길이 약 1930m, 총면적 8000m2 규모로 조성된 해당 프로젝트의 구성은 동·서편 출발 복도에 자리한 9개의 아트 파빌리언, 기획 전시, 전통 공연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동편은 전통 건축물과 공연 그리고 민화의 현대화를 목격할 수 있다. 동편 출발 복도에서 ‘신新 왕가의 산책’ 퍼레이드 및 국악 공연이 펼쳐지는 한편, 채병록 작가의 작품으로 만든 아트 파빌리언 ‘복福, 바람의 색동’이 자리해한국 고유의 전통에 기반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어번 아트의 대가 존원Jonone이 참여한 서편의 경우는 사뭇 다르다. 작가가 직접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얻은 영감을 색과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한 추상 작품을 구심점 삼아 현대미술의 장이 펼쳐지기 때문. 이와 함께 2025년 4월 8일까지 서편 복도 전체를 무대로 한 기획 전시 <실버 라이닝: 구름의 뒤편>도 함께 열린다. 박근호(참새), 안성석, 막스 슈트라이허, 바래 등 총 4팀의 아티스트가 참가해 12점의 인스톨레이션과 1점의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전시다. 특히, 건축사무소 바래가 설치한 ‘에어 오브 블룸’(2024)은 공항에서 쉬이 볼 수 없는 야외 쉼터를 마주한 듯한 착각을 자아낸다.



(왼쪽) 채병록 작가는 동편 파빌리언에 민화 속 길상의 상징을 바탕으로 ‘행운의 길’을 조성했다.

(오른쪽) 서편 복도에는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느낀 감상을 색으로 표현한 존원 작가 작품이 펼쳐진다. 


예술 기관과의 상생

공항이 자리한 국가의 박물관 혹은 미술관과 협력을 통해 완연한 갤러리의 모습을 갖춘 곳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카타르의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이다. 카타르 박물관과 협력 기획을 통해 하마드 국제공항에는 카우스의 ‘Small Lie’, 장-미셸 오토니엘의 ‘Cosmos’ 등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70여 점의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 예술가인 우르스 피셔의 작품인 노란색 곰 조각상 ‘Lamp Bear’는 공항의 랜드마크로 거듭났을 만큼 인기가 많다. 기획전 역시 꾸준히 열리며 2022년부터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전문 도슨트와 함께 공항 내부의 작품을 돌아보는 ‘공항에서의 예술의 발견Discover Art of the Airport’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박물관 협회가 인증한 박물관 프로그램을 갖춘 샌프란시스코 공항 역시 지역 미술관과의 협력에 힘을 쏟는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과 손잡고 공항 내 마련한 전시 공간에서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한 전시를 여는 한편, 공항 터미널과 라운지 곳곳에도 제이슨 제겔Jason Jägel 등 샌프란시스코 기반 작가의 벽화나 설치 작품들을 배치해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2026년 오픈을 앞둔 JFK 국제공항 제6터미널 조감도.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설치된 우르스 피셔의 ‘Lamp Bear’. 


뉴 아트포트의 출사표

오는 2026년 완공될 미국 JFK 국제공항 제6터미널은 완공 전임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항의 완공과 함께 공개할 예정인 300억 원 규모의 공항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 찰스 게인스Charles Gaines와 바버라 크루거Barbara Kruger를 포함한 7개국의 글로벌 작가 18인이 참여한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 18인의 작가 중에는 독특한 설치 작업으로 시각언어를 구사하는 아티스트 양혜규와 세밀한 묘사의 회화를 선보이는 박가희 작가가 포함되어 있어 국내에서도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JFK 국제공항은 뉴욕 소재의 공항 중 최대 규모의 미술품 컬렉션을 보유한 공항이 된다고.



샌프란시스코 공항 제1터미널 라운지에 배치한 제이슨 제겔의 벽화.



공항 탑승구에는 리즈 글린Liz Glynn의 인스톨레이션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COOPERATION  인천국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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