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1월호

AN ORDINARY DAY

배우 허남준은 매일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면서도 더욱 단단한 내일을 위해 본인만의 속도와 흐름으로 하루를 채운다. 그가 그리는 나른하고 평화로운 어느 보편적인 날의 오후.

EDITOR 이영진 PHOTOGRAPHER 채대한

브라운 칼라 니트와 팬츠, 슈즈 모두 토즈.



스트라이프 셔츠는 시스템 옴므.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니트 베스트는 비이커. 셔츠와 팬츠는 모두 오라리 by 비이커. 블랙 로퍼는 닥터마틴.



그레이 후드 니트와 팬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이너웨어로 착용한 칼라 니트는 노이스. 화이트 삭스는 논네이티브.

브라운 컬러 슈즈는 닥터마틴. 안경은 바이코즈.



‘평화로운 오후’ 콘셉트의 오늘 촬영 어떠셨나요?

첫 컷을 찍는 순간 ‘오늘 정말 편하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합도 너무 잘 맞고, 현장 분위기가 아주 좋았거든요. 덕분에 포즈와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일이 끝난 후 평소 일과가 궁금해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내는 보편적인 일상과 다르지 않아요. 우선 집에 들어오면 침대에 잠시 누워요. 여행 유튜브도 보고, OTT도 보면서요. 그리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운동 하러 가죠. 다음 날 촬영이 없으면 친구들을 불러서 요리를 해 먹거나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요. 가장 평범한 보통의 일상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요리를 자주 하시나 봐요. 본인이 만든 음식 중 ‘이건 최고다’ 하는 음식이 있을까요?

건강 관리를 위한 노력 중 하나랄까요. 요리를 뛰어나게 잘하는 건 아닌데, 그냥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최근에 된장찌개 레시피를 바꿨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매일 아침 유산균을 챙겨 먹고 물을 마시는 것도 건강한 라이프를 위한 작은 습관 중 하나예요.


새로 도전하고 싶은 취미 활동이 있나요?

너무 많은데 드럼에 대한 동경이 늘 있었어요. 베테랑 드러머처럼 멋지게 퍼포먼스하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막상 연습하면 제가 그려온 모습과 너무 상반돼 실망할 것 같긴 해요.


“운동은 이제 일이에요”라고 말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앞선 답변에서도 ‘억지로 몸을 일으켜’ 운동 간다라고 얘기하셨는데, 본인에게 운동은 어떤 의미인가요?

정말 ‘일’이에요. 물론 운동을 끝내고 난 뒤 느끼는 성취감을 좋아하지만, 남들에게 보이는 직업이기도 하고, 대중에게 제가 맡은 배역을 더욱 잘 이해시키려면 운동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정말 즉흥적으로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글램핑을 갔는데 캠핑장 밖에 구기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더라고요. 밥 먹고 나가서 운동하고, 또 잠깐 들어와 술을 마시다가 운동했어요. 다음 날 눈을 떠서 또 같이 헬스장으로 향하는 순간 ‘아, 나 혹시 대회 나가나?’라고 잠시 생각하긴 했어요.


일상의 한 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볼게요.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네. 촬영을 마치고 종방연까지 끝났어요. 작품을 하면 늘 사람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어요. 현장에서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에도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헛헛한 감정이 들었어요.


그럼 그런 감정을 어떻게 해소하는 편이세요?

그저 아쉬워해요. 아쉬운 마음을 남겨두고 또 일상을 보내는 거죠. 시간이 지나 다른 현장에서 만날 수도 있고, 축하할 일에 다 같이 모일 수도 있으니까요. 모든 만남은 아쉬움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그냥 그렇게 담담하게 늘 똑같이 지내려는 편이에요.


또 다른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방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촬영했을 때가 <스위트홈 2>가 공개됐을 당시였어요. 지금보다 더 경험이 부족한 시기였는데, 좋은 작품에 좋은 역할로 함께할 수 있어서 작가님과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래서 사실 현장은 기억이 잘 안 나요. 늘 긴장 상태였거든요. 유일하게 생각나는 순간이 있다면 외국인 배우와 대화하는 신이에요. 긴장한 상태에서 그것도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대사를 이어나가야 하다 보니 정말 머리가 새하얘지더라고요.


오늘 화보 촬영장에서만 봤을 땐 긴장을 잘 안 하실 것 같았는데 의외네요.

오늘도 엄청 긴장했어요. 방금 인터뷰 영상 촬영을 끝내고 나서도 셔츠가 땀에 흠뻑 젖어 있었거든요.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스태프들에게 장난도 많이 쳐요. 재미있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다 보면 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화보 촬영도 오늘이 두 번째라고요. 올해로 데뷔 5년 차인데, 그간 정말 꾸준히 작품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토록 열심히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원동력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아직은 원동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달까요. 지금은 신발끈을 묶는 단계라 매 순간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서 마냥 신기하고 재밌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일에 본격적으로 들어섰을 때를 돌이켜보면 지금이 제가 꿈꿔왔던 순간이라 그저 행복합니다.


다채로운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그동안 센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기 때문에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수룩한 시골 청년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자연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좋아하니까 촬영하면서 자연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서, 마지막으로 2025년 목표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매년 다짐하긴 하는데 조금 더 영리한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나만의 시야에 갇히지 않고 더 넓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하면서 배우 ‘허남준’이라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또 오래 연기할 수 있도록 건강을 다지는 것도요.



니트 카디건과 이너웨어 모두 페라가모.



패턴이 그려진 니트는 ASPESI. 이너웨어로 착용한 터틀넥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팬츠는 던스트.



HAIR  천아람(커뮌)  MAKEUP  이지원(커뮌)  STYLIST  심윤정

COOPERATION  노이스(2135-1789), 논네이티브(nonnative.com), 닥터마틴(070-4821-0227), 던스트(3479-6257), 메종 마르지엘라(772-3234), 바이코즈(2214-2001), 비이커(543-1270), 시스템 옴므(772-3391), 토즈(3438-6008), 페라가모(3430-7854), ASPESI(772-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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