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5년 1월호

2025 코스메틱 트렌드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무수히 쏟아지는 시대. 화장품 홍수 속에서도 코스메틱의 출시 방향과 
소비 패턴의 큰 흐름은 그 맥락을 같이한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에게 코스메틱의 전반적인 동향에 대해 물었다.

EDITOR 정두민 PHOTOGRAPHER 염정훈

#듀프소비


피부 자생력을 기르는 ‘오키드 임페리얼 블랙 라 크렘므 얼티메이트 컴플리트 케어 크림’은 겔랑.

강력한 안티에이징 효과를 발휘하는 ‘디올 캡춰 르 세럼 & 크렘므 주르’는 디올 뷰티.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시장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팬데믹 이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지속해온 럭셔리 업계로서는 이례적인 성적이다. 베인앤드컴퍼니 측은 특히 팬데믹 시대에 럭셔리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Z세대의 배신이 전 세계적으로 럭셔리 시장이 역성장세로 돌아선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는 젊은 소비자들이 이른바 ‘명품’이 비싼 값을 치를 정도로 독창적인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 실제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팬데믹 시기에 급성장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2배 가까이 올리는 등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젊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성비의 가치’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 시장에서도 동일한 변화가 포착된다. 고가의 럭셔리 제품과 비슷한 품질 및 디자인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한 대안형 제품, ‘듀프Dupe’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 잡은 것. 듀프가 젊은 층에게 합리적인 대체품으로 통하게 된 것은 팬데믹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 증가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소유보다 절제를 중시하는 ‘저소비 코어’가 큰 소비 트렌드로 부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5년 또 하나의 뷰티 제품 트렌드는 ‘멀티 펑션Multi-function’이다. 주된 목적 외에 추가적 기능까지 제공하는 가성비 높은 다목적성 제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것 역시 소비 흐름의 맥락을 같이한다. 글로벌 뷰티 소비자 리서치 기업 오도레는 2025년에는 스킨케어 제품에 톤 업 기능을 추가하는 등 카테고리 경계를 흐리는 다목적성 제품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매거진 <DBR> 편집장 김현진




#클린뷰티2.0


피부에 수분을 채우는 ‘그린티 씨드 세럼 & 수분 크림’은 이니스프리. 모근 영양을 강화하는 ‘로즈마리 루트 인핸서’는 아로마티카.


글로벌 클린 뷰티 시장은 매년 10%씩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피부에 무해한 ‘클린 성분’의 개념에서 지구에도 무해한 ‘지속 가능한 뷰티’로 점점 진화하는 중이다. 이러한 성장과 변화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강화되는 환경 규제가 원인으로, 국가 간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방향성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25년에는 ‘클린 뷰티 2.0’으로 전환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올해 디지털 제품 여권(DPP) 입법을 완료했으며, 국제 플라스틱 협약도 내년에는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화장품업계도 지속 가능성을 더 이상 늦추거나 외면할 수 없는 상태다. 2025년의 클린 뷰티 소비자들은 기존에 알려진 성분들 외에 미세 플라스틱과 과불화화합물(PFAS)같이 새롭게 언급되는 유해 성분의 배제를 요구할 것이다. 또한 제품의 내용물, 포장재, 사용 후 폐기 등 생애 주기 전반에서 지속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볼 것으로 보여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고도화된 클린 뷰티 제품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클린 뷰티는 그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 간, 기업 간 생각의 차이가 크다.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클린 뷰티의 표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도 이를 위한 업계 전반의 논의가 진행 중이며 올해에는 어느 정도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소셜 벤처 ‘슬록’ 대표 김기현



#재생뷰티


속된 말로 ‘급찐급빠’처럼 결점 커버, 톤 업 크림과 같이 한순간에 아름다움을 얻고 사라지는 것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다. 최근에는 피부 본연의 모습을 숨기지 않고 건강한 윤기를 발산하며, 메이크업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아름다움의 척도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피부 기본기가 탄탄하고 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풍부한 수분과 자연스러운 광을 발산하는 ‘재생 뷰티’가 올해도 역시 뷰티 신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부 속부터 장벽을 탄탄하게 가꿔주는 펩타이드, 세라마이드 등을 함유한 기능성 성분의 화장품은 고가 브랜드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진정한 재생 뷰티의 시작은 깨끗한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는 매해 벼랑 끝으로 몰리며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 기후 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현상 중에서도 지구를 목마르게 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가뭄은 우리 피부에도 치명적이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자 필수 조건은 깨끗한 물을 가까이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분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것. 또한 깨끗한 생수를 마시면 몸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몸 전체의 순환을 도와 얼굴빛도 맑고 화사하게 가꿀 수 있다. 새해에는 피부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줄 깨끗한 물과 피부에 좋은 보습 성분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보길 바란다.


   <인스턴트 웰니스> 저자, 방송 작가 강이슬



#초개인화시대


‘엔자임 클렌저’, ‘페이스 크림 리치’, ‘히알루로닉 세럼’ 모두 닥터바바라스텀. ‘모이스처라이징 마스크’, ‘바디 버터’,

‘포메그라네이트 바디 오일’ 모두 수잔 카프만.


팬데믹 이후부터 근래까지 뷰티 소비자들은 ‘내 피부, 내 취향에 딱 맞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이른바 ‘초개인화’ 시대다. 피부 고민이 여드름이라면 단순히 지성용 화장품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AI 피부 스캐너로 모공 상태부터 유·수분 밸런스까지 분석해 여드름 완화는 기본이고 저자극 성분, 개인 피부에 맞는 아이템 등을 제공하는 솔루션이 대세다. 일부 뷰티 브랜드는 이미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며 개인화 흐름을 이끌고 있고, DNA 기반 화장품을 제작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왜 지금일까? MZ세대와 알파 세대는 자신들의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한데, 현대 기술력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 미러로 피부를 진단하고, AR 기술로 메이크업을 시뮬레이션한 뒤 원하는 컬러의 립스틱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초개인화는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만드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 각각의 니즈가 곧바로 제품으로 구현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2025년의 이러한 ‘맞춤형 뷰티’는 뷰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화장품 컨설팅 기업 ‘(주)온유’ 대표 홍울



#AI스킨케어


‘아크네, 스팟 케어, 안티에이징, 오일리’ 링거 드립 모두 스킨랩엘.


피부 컨디션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스타일이나 식생활, 수면 시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올바른 피부 컨디션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피부 컨디션별로 적절한 스킨 서플리먼트 사용이 가능해졌다. 그 예시로 스킨랩엘은 지난 18년간 수많은 고객의 피부 측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올바른 피부 처방을 제공한다. 비축한 데이터를 ‘SKIN 10’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한 AI 딥러닝 방식으로, 피부 검진을 보다 세세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된 것. 분석 결과에 따라 종류별 스킨 비타민 & 서플리먼트 부스터 샷과 고효능 앰풀을 처방해 개인화된 맞춤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기술이 맞춤형 처방과 맞춤형 화장품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뷰티 트렌드 중 ‘초개인화’와 ‘새로운 체험의 가치’ 측면에서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2025년에는 AI 기술이 일상과 산업 전반은 물론 뷰티 산업에서도 영향력이 무한대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I 피부 진단 기술은 다수의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개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시대에 이는 필수 불가결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피부 진단 기기나 제품 추천 서비스는 존재했지만 현재는 AI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 및 피드백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뷰티 시장에서도 가속화되는 AI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가치 실현에 다가갈 수 있도록 세부적인 연구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


   퍼스널 레이블 코스메틱 ‘스킨랩엘’ 대표 진산호



#안전한스킨케어


‘버진 마룰라 럭셔리 페이셜 오일’은 드렁크엘리펀트. ‘레티니올 모공 타이트닝 세럼’은 리얼베리어. ‘프리미어 앰플 아이크림 포 페이스 라인 타이트닝’은 AHC. ‘맥 하이펄 리얼™ 세러마이저 아이’는 맥. ‘글로우 비타 씨 토닝 세럼 오렌지 앤 네롤리’는 아로마티카.

‘리블루 밸런싱 크림 인 미스트’는 케어놀로지. ‘바하 리퀴드’는 폴라초이스. ‘보라베리어™ 리페어 크림’, ‘베스티™ 넘버 나인 젤리 클렌저’ 모두 드렁크 엘리펀트. ‘화이트 트러플 모이스처 크림’은 달바.

‘24K 골드 크림 인텐스’는 샹테카이. ‘나이트 리커버리 컨센트레이트’는 라 메르. ‘리블루 나이트 페이셜 오일’,

‘리블루 밸런싱 크림 인 미스트’ 모두 케어놀로지.


최근에는 화려한 메이크업보다 피부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고 건강한 피부 상태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소비자들이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스킨케어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피부과 시술 트렌드 또한 피부 본연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시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또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패턴, 미세먼지, 자외선, 도시 오염 등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피부 건강이 위협받으면서 소비자들은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안전한 천연 성분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동물성 성분이나 인위적인 성분을 배제한 자연 유래 성분이나 클린 뷰티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피부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본 기대치이기 때문에 ‘성분 안정성’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수히 쏟아지는 스킨케어 제품 중에서도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보호하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케어놀로지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안정성에 주목해, 좋은 원료가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철저히 검증된 고품질의 성분을 사용한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피부 케어가 가능하도록, 피부에 안전하면서 뛰어난 효능까지 갖춘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과 깊은 신뢰를 쌓아갈 예정이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대표원장 임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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