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같은 까르띠에의 섬세한 손길이 금속 실로 만든 태양 위에 조각 달을 걸어놓았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아티스트인 장 콕토Jean Cocteau는 이와 같은 시구로 까르띠에의 주얼리를 찬미했다. 중국 상하이 박물관 동관에서 지난 11월 6일 개막한 <까르띠에, 마법의 힘> 전시는 이러한 장 콕토의 예찬에 오롯이 공감하게 되는 자리다. 진귀한 젬스톤의 눈부신 반짝임, 눈을 의심케 하는 탁월한 기술력과 장인 정신, 자유로운 정신을 담고 있는 매혹적인 디자인의 조합을 마주하다 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마법 같은 힘과 아름다움에 취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프랑스와 중국의 수교 60년을 기념해 마련되었다. ‘중국-프랑스 문화의 봄 예술제’ 및 ‘프랑스-중국 문화와 관광의 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전시에는 까르띠에의 작품과 중국 전통문화 유산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까르띠에는 주얼리의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영원한 아름다움을 포착합니다. 이는 고대 중국 예술이 지닌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어요. 신비로운 동양의 예술은 까르띠에의 역사에 풍성한 문화적 영감을 제공해왔습니다. 중국 고미술품의 세련된 미학, 반투명 젬스톤의 화려한 반짝임, 자유로운 정신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디자인은 까르띠에의 작품에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에너지와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상하이 박물관장 추 샤오보Chu Xiaobo는 말한다.
전시 장소가 상하이 박물관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까르띠에의 이미지·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인 피에르 레네로Pierre Rainero는 상하이 박물관과 까르띠에 컬렉션이 함께한 지난 20년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까르띠에 컬렉션과 상하이 박물관은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첫 번째 특별전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번 <까르띠에, 마법의 힘> 전시는 지난 20년의 관계를 새롭게 기념합니다. 중국과 까르띠에를 하나로 묶는 유대감을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상대적으로 덜 다뤄진 주얼리의 본질적인 측면, 마법과도 같은 그것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전시는 또한 인공지능(AI)이 기획에 참여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큐레이터이자 아티스트인 차이 궈 창Cai Guo-Qiang과 그의 팀이 전체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가운데, 이들이 개발한 실험적 인공지능 모델 cAI™가 공간 연출 및 디자인을 고안한 것. 현지에서 ‘AI 차이’라고 부르는 이 인공지능 모델은 이번 까르띠에의 전시를 위해 아티스트 니짠Ni Zan(예찬)의 풍경화와 중국의 안뜰 표본을 바탕으로 세세한 공간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공간 구현을 위한 재료로는 차이 궈 창의 고향인 취안저우 지역 장인들이 조각한 세라믹과 돌 등을 사용했다. 섬세하고 신비로운 공간 속에서 전통과 혁신, 과거와 미래의 조우를 확인할 수 있다.
여러모로 주목할 만한 전시인 만큼, 공간을 채운 작품의 면면도 화려하다. 장 콕토가 디자인하고 소유했던 아카데미 프랑세즈 학술원 회원 검을 비롯해 1907년에 제작한 플래티넘 티아라, 152.35캐럿 블루 사파이어를 세팅한 팬더 클립 브로치, 플래티넘과 젬스톤으로 제작한 최초의 ‘키메라Chimera’ 뱅글 등 그간 책이나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진귀한 작품들을 눈앞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주얼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이번 <까르띠에, 마법의 힘> 전시는 내년 2월 17일까지 이어질 예정. 매주 화요일에 휴관하며, 상하이 박물관 공식 웹사이트(shanghaimuseum.net)를 통해 관람 예약 가능하다.
왼쪽의 라지 사이즈 클락, 까르띠에, 1927. 화이트 제이드로 다이얼을 만들고 오닉스와 에메랄드, 코랄 등을 장식했다. © Les Arts Décoratifs / © Les Arts Décoratifs/Cyrille Bernard 중앙의 테이블 스크린은 새해를 기념해 제작한 청나라 시대의 제이드 테이블 스크린. © Liaoning Provincial Museum 오른쪽의 라지 스크린 클락, 까르띠에 파리, 1926. 역시 화이트 제이드로 제작한 다이얼 앞뒤면에 중국의 풍경을 조각했다. Nils Herrmann, Cartier Collection, © Cartier
팬더 클립 브로치, 까르띠에 파리, 1949. 152.35캐럿의 카슈미르산 카보숑 컷 사파이어 위에 늠름하게 올라탄 팬더의 모습이 시선을 끈다. 윈저 공작이 까르띠에로부터 구입한 두 번째 작품이다. Nils Herrmann, Cartier Collection, © Cartier
스네이크 네크리스, 까르띠에 파리, 1968. 배우 마리아 펠릭스María Félix가 특별 주문한 작품으로 플래티넘과 화이트 골드, 옐로 골드에 총 178.21캐럿의 브릴리언트 컷 및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받침이 있는 데스크 클락, 까르띠에 뉴욕, 1925. 다이얼 위의 용 문양은 파리를 기반으로 중국 석재 및 래커 작업을 담당하던 러시아 장인 V. 마콥스키Makowski가 완성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플라밍고 브로치, 까르띠에 파리, 1940. 윈저 공작부인의 특별 주문으로 제작했다. 에메랄드와 사파이어, 루비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색채 조합이 돋보인다. 부리에는 시트린을 세팅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장 콕토의 아카데미 프랑세즈 학술원 회원 검, 까르띠에 파리, 1955. 손잡이에는 장 콕토의 뮤즈였던 신화 속 인물 오르페우스Orpheus의 옆모습을 형상화했고, 칼자루 끝에는 고대 현악기 리라를 상아로 조각해 장식했다. 리라의 중앙에는 코코 샤넬이 선물한 에메랄드로 포인트를 줬다. 칼집 입구에는 장 콕토가 즐겨 쓰던 별 모티프의 이니셜 서명을 새겼다. Antoine Pividori, Cartier Collection, © Cartier / © Comité Cocteau / ADAGP, Paris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네크리스, 까르띠에 컬렉션, 2000년경. 고유 번호가 부여된 리미티드 시리즈 중 하나다. 기하학적 구조의 메시 형태로 이루어져 섬세한 이슬방울을 연상시킨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테이블 라이터, 까르띠에 파리, 1939. 화이트 제이드로 만든 보틀 위에 한자가 새겨져 있다. 당시 쟌느 투상의 지휘 아래 실용적인 오브제와 액세서리를 담당했던 S 부서에서 제작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네쥬 브로치, 까르띠에, 1992. 플래티넘과 화이트 골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섬세한 꽃을 형상화했다. 까르띠에의 아카이브에 디자인 스케치가 남아 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힌두 네크리스, 까르띠에 파리, 1936. 1920~1930년대 사교계 명사였던 데이지 펠로스Daisy Fellowes의 특별 주문으로 제작했다. 총 146.9캐럿에 달하는 브리올레트 컷 사파이어 13개와 나뭇잎 모양 조각 세공 사파이어 2개, 에메랄드와 루비, 다이아몬드가 이국적인 조화를 이룬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차이니스 테이블 시가렛 박스, 까르띠에 파리, 1925. 네프라이트와 제이드, 플래티넘으로 제작하고 루비, 다이아몬드, 코럴, 래커와 에나멜로 장식했다. 보름달이 뜬 밤, 두 연인이 활짝 핀 매화나무 아래를 산책하는 장면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데스크 클락, 까르띠에 파리, 1929. 아시아에서 수입한 뷔르고테 래커laque burgauté 다이얼과 킹 피셔 깃털을 활용해 호화롭게 장식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립스틱 홀더와 파우더 콤팩트, 까르띠에 파리, 1927. 래커 장식의 립스틱 홀더와 양쪽으로 거울이 달린 파우더 콤팩트가 연결되어 있다. 당시 까르띠에는 상감세공한 블랙 래커 플레이트를 아시아 지역에서 수입해 사용하곤 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브로치, 까르띠에 런던, 1923. 이집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조각을 중앙에 부착했다. 태양을 들어 올린 여신 세크메트Sekhmet의 모습이 시선을 끈다. 다이아몬드 장식의 라피스라줄리로 하늘 배경을 연출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스크린 미스터리 클락, 까르띠에 파리, 1923. 골드와 플래티넘, 제이드, 오닉스, 다이아몬드와 에나멜로 완성했다. 아르누보 스타일의 시침과 분침이 우아한 매력을 더한다. 내부에는 핸드 세팅 및 와인딩 메커니즘의 8데이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배니티 케이스, 까르띠에 파리, 1924. 15~17세기 페르시아어 책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중앙에 8.82캐럿의 나뭇잎 모양 조각 세공 에메랄드를 세팅했으며, 내부에는 거울과 립스틱 홀더, 2개의 파우더 칸이 있다. Cartier Collection, © Cartier
COOPERATION 까르띠에(1877-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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