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즈 캔버스 페인팅, 그라피티, 디지털 드로잉 등 장르를 막론하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매해 개인전을 여는 데다 최근 열린 아트부산에서도 총 5점의 작품을 출품하는 동시에 피치스와 협업해 피치스 부산 스테이션에 벽화 작품을 완성했을 만큼 숨가쁜 매일을 보내는 중이다. 폭스바겐과 마세라티, 반스, SM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의 브랜드와 진행하는 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강렬한 선과 색채 때문인지 만화 속 한 장면을 보듯 감히 다음을 그려보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이내 날것의 벽화에서나 느껴질 법한 자유로움이 밀려든다. 또 한편으로는 메타포처럼 자리한 그림 속 상징을 보며 상념에 푹 젖어든다. 그러니 구태여 특정한 방식으로 골몰히 해석해 의미를 갈구하는 대신, 직관적인 눈과 즉흥적인 자세 그리고 그저 받아들인다는 마음으로 작품 앞에 자신을 우두커니 놓아보자. 비로소 마우즈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본명은 마성호, 활동명은 마우즈. 마우즈라는 명칭은 태몽이 상어였던 그가 영화 제목이자 상어의 영어 표현인 ‘조스Jaws’의 처음과 마지막 알파벳만을 변경해 만들었다. 마우즈의 작품을 두고 관객과 평단은 ‘만화적인’이라는 표현을 수식어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 활동 초반부터 캐릭터를 내세운 그림을 선보였다는 점이나 정물을 표현할 때 두꺼운 윤곽선을 사용한 점 때문인데,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코믹 북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는 어릴 적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걸 즐겼던 그의 경험이 자연히 반영된 것이다.
표현적인 측면만큼 그의 작품을 포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통 분모는 공룡, 동물 그리고 자동차 등을 마치 아이콘처럼 상징화해 작품에 특정한 이야기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때로는 자유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하늘을 자유로이 횡단하는 독수리를 그려넣거나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편지를 정물로 활용한다. 하지만 정물마다 획일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매번 암호화 과정을 거쳐 작품 내에서 재생산하며 해석의 여지를 대폭 열어두는 편. 또 초기 작품의 경우 상징물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 이르러서는 디스토피아나 한 편의 누아르처럼 보이는 드라마틱한 배경을 구현하는 데 주력한다. 마치 영화적 연출처럼 배경을 통해 작품에 나름의 스토리와 여정을 부여해 깊이감을 더하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다. “저는 모든 작품에 나름의 여정을 담아내려 해요. 그림 작품 하나를 보더라도 캔버스 내에 펼쳐진 배경이나 상황을 유추해서 나름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도록요.”
마우즈의 아트 스펙트럼은 꽤 방대한 편이다. 회화, 그라피티 작업도 다수 선보였을 뿐 아니라, 이차원적 관념에서 벗어나 실제 조형물에 그림을 그리거나 다른 작가와 협업해 3D나 AI 아트에 도전하는 과감함도 보여왔기 때문. 또한 캔버스에 아크릴물감 대신 비교적 빠르게 색이 채워져 속도감 있는 묘사가 가능한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등의 대담한 시도도 감행한다. “각 장르가 지닌 저마다의 매력이 있어요. 회화는 진득하게 앉아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섬세하고 묵직하다면 그라피티는 채색 시간이 적게 들어 보다 큰 규모의 작업을 진행하기에 용이한 데다 강렬하고 원색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평면의 제약을 느낄 때면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굳이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늘 열어두려 합니다.” 자유분방한 매력 덕분인지 그에게 러브 콜을 보내는 브랜드도 꽤 많다. 반스 등의 패션 브랜드는 물론, 마세라티나 폭스바겐, 피치스 등 그의 주요 상징물인 자동차 관련 브랜드와의 협업도 다수 진행했을 정도. 최근 열린 아트부산에서도 작품을 출품하는 동시에 직접 부산을 방문해 자갈치시장 인근에 위치한 피치스 주유소에서 벽화 작업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기존의 문법이나 공식에 얽매이지 않는 만큼 새로움에 목매는 것 또한 당연지사. 마우즈는 앞으로도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기회가 찾아오진 않았지만, 래핑 작업처럼 실제 차체나 비행기를 캔버스 삼아 작품을 그려보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우주선 외관에도 제 작업을 새기고 싶고요. 이제부터 시작이니, 차츰차츰 해나가봐야죠. 지금까지의 여정은 단지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INSPIRATION IN LIFE
다양한 영감을 수집하며 자신만의 여정을 떠나는 마우즈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것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