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 싫증 난 사람은 인생이 싫증 난 것과 다름이 없다.” 영국의 시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의 말이다. 그저 자부심에 취해 뱉은 실언이라 생각한다면, 십중팔구 당신이 아직 런던에 발을 디뎌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영국을 인류 세계사를 뒤흔든 주축 중 하나라고 평가하는 것에 쉬이 반박할 이는 없을 것이다. 눈부신 역사만큼이나 영국, 특히 수도인 런던에는 버킹엄, 윈저 등 왕권신수설과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무수한 궁전 등 다수의 문화 유적이 영광의 흔적처럼 도시 곳곳에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또한 엘리자베스 1세가 “인도를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겠다”라고 말한 대문호 셰익스피어 같은 문학가들 또한 모두 이 도시에 근간을 두고 있지 않은가. 런던은 현대 예술의 장이기도 하다. 테이트 모던, 서펜타인 등 현대미술계를 선도하는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년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도 열린다. 덕분에 런던은 1년 내내 활기를 잃지 않는, 그야말로 ‘해가 지지 않는’이라는 수식에 가장 걸맞은 면모를 지닌다. 특히, 가장 트렌디한 디자인 페스티벌 중 하나인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또한 9월 개최를 앞두고 있는지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게다가 올해에는 다수의 럭셔리 호텔 체인이 오픈 소식을 알려오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지금 런던은 그 어느 도시보다 선연한 추억을 선사할 여행지다.
THE PENINSULA LONDON
켄싱턴 가든, 버킹엄 궁전, 나이츠브리지 등 런던의 주요 명소와도 인접한 위치에 자리한 ‘페닌슐라 런던’. 근처에 건축 문화 유산이 대거 포진해 있음에도 호텔의 존재가 이질적이지 않은 이유는 호텔의 건축을 담당한 홉킨스 아키텍츠가 주변 건축물과의 조화를 최우선했기 때문. 190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을 갖추고 있으며 차분하고 우아한 내부 객실 인테리어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마리노Peter Marino의 손을 거쳤다. 6개의 F&B 시설을 운영 중이며, 스타 셰프 클로드 보시Claude Bosi가 운영하는 ‘브룩랜즈’에서는 정교한 맛을 내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인상의 수영장도 호텔의 명물 중 하나. peninsula.com
BROADWICK SOHO
‘브로드윅 소호’를 방문하게 된다면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지도 모른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스웨덴 디자이너 마르틴 브루드니스키Martin Brudnizki는 1960~1970년대 소호의 거리를 주름잡던 영 제너레이션들은 과연 어떤 호텔에 머물고 싶을까를 상상하며 작업에 임했다. 덕분에 다채로운 패턴의 월페이퍼와 무라노 유리로 만든 샹들리에, 앤티크풍의 벽난로 등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맥시멀리즘 스타일적인 장식이 공간 곳곳에 자리해 시종일관 눈이 즐겁다. 특히 재즈 바를 연상케 하는 ‘디어 재키’ 레스토랑이나, 빈티지한 매력을 뿜어내는 라운지 바 ‘더 누크’ 등의 부대시설도 보는 재미가 있다. broadwicksoho.com
MANDARIN ORIENAL MAYFAIR
‘만다린 오리엔탈 하이드파크’에 이은 만다린 오리엔탈의 두 번째 런던 호텔. 분명 현대적이면서도 붉은 벽돌을 사용한 외관 덕에 앤티크 느낌이 공존한다. 이 같은 건축물은 국내에서는 ‘파크원’을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한 로저스 스터크 하버+파트너스Rogers Stirk Harbour+Partners의 작품. 메이페어 스위트와 하노버 스위트 등 2개의 스위트 객실을 포함해 50개 객실과 77개 레지던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나 5스타에 걸맞은 수영장, 스파 등 여러 웰니스 시설을 갖춘 것 또한 강점이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영국 최초의 미쉐린 스타 셰프인 아키라 백Akira Back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mandarinoriental.com
SIX SENSE LONDON
1911년 문을 연 런던 1세대 백화점 휘틀리가 자리하던 건축물에 ‘식스 센스 런던’ 호텔이 들어섰다. 20세기 무렵 지은 건축물 답게 대리석을 깐 플로어나 유리 소재로 만든 돔 등 아르데코적 요소들을 고스란히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조화를 이뤄낸 인테리어에 눈길이 간다. 스포츠 코트나 수영장, 스파 등 웰니스 시설도 잘 갖추고 있으며, 특히 라운지를 포함한 모든 시설에서 멋스러운 플랜테리어를 감상할 수 있는 것 역시 포인트. 이는 지속 가능성 측면을 강조하기 위한 일환으로, 실제 호텔 내에 비치한 가구 중 다수가 재생 목재를 활용해 제작한 점 또한 흥미롭다. sixsenses.com
RAFFLES LONDON AT THE OWO
윈스턴 처칠과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가 집무실이자 전쟁 사무소로 사용하던 화이트홀을 레노베이션해 탄생한 ‘래플스 런던 앳 더 OWO’. 작년 9월 오픈한 이곳은 총 125개의 객실과 85개의 레지던스를 갖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모자이크 패널 장식과 샹들리에 등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아이템으로 내부를 데커레이션해 마치 궁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이 외에도 9개 레스토랑과 3개의 바를 운영하는데, 그중 레스토랑 ‘새종Saison’에서는 세계적인 셰프 마우로 콜라그레코Mauro Colagreco의 지중해식 올데이 다이닝을 맛볼 수 있다. 도시의 풍광을 보고 싶다면 호텔 루프톱 다이닝을 이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raff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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