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파리에서 공개해 큰 성공을 거둔 전시를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이런 대규모 회고전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2018년 메종에 합류한 이래, 창립자의 손녀이자 부사장 겸 아티스틱 디렉터인 발레리 사무엘과 함께 대규모 아카이브 작업에 몰두했다. 창립자에 대한 이야기와 주얼리 디자인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아카이브 작품들을 탐색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혁신적 감각을 담은 아름답고 진귀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한편, 프레드가 선도적인 컨템퍼러리 주얼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시아 최초의 전시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이유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서울은 K-팝 등 다양한 콘텐츠로 현재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도시다. 프레드를 사랑하는 고객도 많고, 아시아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이런 트렌디한 도시에서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의 오랜 팬이기도 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애정이 있다.
전시 장소로 더현대 서울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하다.
문 연 지 얼마 안 되는 현대적 공간이고, 젊은 세대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상업적인 동시에 문화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가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주얼리 전시라는 점도 만족스럽다. 창립자인 프레드 사무엘은 소재나 디자인은 물론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에서도 항상 새로움을 추구했다. 그의 뜻을 이어받아 남들이 하지 않은 도전을 이어가려고 한다.
프레드의 미래를 보여주는 영상이 펼쳐지는 전시의 마지막 방.
약 27년간 주얼리 업계에 몸담아왔는데, 프레드에 합류하며 처음으로 창립자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진정한 유대감을 느꼈다. 프레드 사무엘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이민자로 파리에 정착할 당시 그의 나이는 28세였다. 전쟁의 아픔도 겪었지만, 항상 젊은 감각을 유지했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세상을 헤쳐나갔다. 주얼러로서 혁신적 도전을 이어갔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꿈을 향해 헌신한 프레드 사무엘의 이야기가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젊은 세대에게도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무려 300여 점의 주얼리와 오브제, 아카이브를 전시한다. 아카이브 작품은 어떠한 방식으로 수급했나?
‘프레드가 프레드를 찾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다방면으로 작품을 수소문했다. 고객이 직접 전화해 프레드와의 인연을 들려주는 경우도 많았다. 덕분에 ‘솔레이 도르Soleil d’Or’ 같은 진귀한 피스도 되찾을 수 있었다. 커팅을 거쳐 101.57캐럿으로 완성한 에메랄드 컷의 팬시 인텐스 옐로 다이아몬드로, 프레드의 정수가 담긴 보석이다.
옐로 골드에 색색의 컬러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드’ 브로치.
입구에 전시된 ‘솔레이 도르’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추천한다면?
전시 포스터에도 담긴 ‘버드’ 브로치. 프레드 사무엘은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이 작품 역시 새의 움직임을 상상하면서 생동감 있게 제작했다. 브로치 전체를 남아프리카에서 공수한 진귀한 컬러 사파이어로 세팅해 눈부시게 아름답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 프레드가 추구하는 미학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있는 작품은 두 번째 방에 전시된 ‘플라워’ 브로치다. 프레드 사무엘은 전쟁 당시 세 번이나 포로로 잡혀 추방될 위기를 겪었다. 그 때문에 보석을 소매 깃에 숨기고 다녔는데, 전쟁이 끝난 후 아내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를 엮어 ‘플라워’ 브로치를 만들었다. 전쟁에서 살아남았다는 기쁨과 가족에 대한 진한 사랑이 담긴 작품이다.
프레드 사무엘의 서사가 9개의 공간 속에 펼쳐져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모든 공간이 마음에 들지만, 그중에서도 프레드의 미래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마지막 방을 꼽겠다. 과거에 머무르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자는 비전과 의지를 담았다.
23개의 루비와 하트 모티프가 어우러진 ‘프리티 우먼’ 네크리스.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솔레이 도르’. 101.57캐럿에 달하는 에메랄드 컷의 팬시 인텐스 옐로 다이아몬드다.
COOPERATION 프레드(310-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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