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백인태, 조형균, 김우성. 백인태의 셔츠, 재킷, 코트, 버뮤다팬츠, 롱부츠는 페라가모. 조형균의 세트업 재킷과 팬츠는 토니웩. 블라우스와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우성의 플리츠 장식 셔츠와 와이드 팬츠는 제이백쿠튀르.
조형균 2007년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꾸준한 행보를 선보여왔다. 넓은 음역대와 호소력 짙은 연기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대표작으로는 <시라노>,
<하데스타운>이 있다.
백인태 실력파 테너 성악가에서 뮤지컬 배우로 영역을 확장해 활동 중이다. 깨끗한 미성과 강렬한 고음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클림트>, <설공찬> 등의 작품에 참여했다.
김우성 2018년 <더데빌:파우스트>로 데뷔했다. 관객을 집중시키는 무대 장악력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원더티켓>, <메이사의 노래> 등 다양한 뮤지컬 작품에서 활약했다.
<더데빌:파우스트>는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순수 창작 뮤지컬이다.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다룬 서사, 중독적인 넘버, 화려한 조명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 작품이 10주년을 맞아 후속작 <더데빌:에덴>으로 찾아왔다.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상징하는 X-화이트, X-블랙과 함께, 빛과 어둠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인간을 양심적으로 이끌고자 노력하는 레브 하트를 연기한 조형균, 백인태, 김우성 배우와 신작 <더데빌:에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더데빌:파우스트>가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더데빌:에덴>에 참여하는 각오도 남달랐을 듯 싶습니다.
(김우성) <더데빌:파우스트>로 데뷔한 터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기도 했고, 지금을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백인태)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은 처음인 터라 걱정도, 기대도 컸습니다. 동시에 좋은 배우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걸 느꼈어요.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조형균) 콘서트나 행사에서 <더데빌:파우스트>의 넘버를 항상 한 곡은 빠짐없이 부를 만큼 좋아한 작품입니다. 이전작에서는 빛을 상징하는 X-화이트를 연기했는데요.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엔 X-블랙을 맡았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터라 <더데빌:에덴>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이전작과는 분명 다른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컸을 듯해요.
(김우성) 배우들이나 연출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디테일한 드라마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이전작과 완전히 다른 스토리 속에서 새로운 표현과 묘사를 발견하는 재미가 분명한 작품이라 생각해요.
(조형균) 작품을 아직 보지 않은 분들께는 약간의 스포일러겠지만요.(웃음) 두 작품을 모두 관람한 분들이라면 발견할 수 있는 연결 지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인간의 선과 악은 꽤나 원론적인 주제죠. 배우로서 고심한 부분이 있다면요.
(백인태) 어찌 보면 제가 연기한 X-화이트는 선의 신인데요. ‘신은 어떻게 생각을 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결국 인간은 신을 모방해 만든 존재잖아요. 신에게도 실수가 있고 이상, 최선이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절대적인 선,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인간사와 감정이 신에게도 똑같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동시에 늘 선하고 옳은 것을 제시하지만 유혹의 상황에서 선을 따르지 않는 인간에게 느끼는 서운함, 애가 타는 마음도 표현하고자 했죠.
(조형균) 어찌 보면 그게 우리가 종교적 신앙심을 갖는 이유일 수도 있겠죠. 저는 어둠의 X-블랙을 연기하면서 선과 악을 규정하기보다 어찌하면 ‘가련한 인간을 나의 길로 인도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습니다. 어둠에게 악이라는 개념이 있을까요? 그저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일 뿐이겠죠.
(김우성) 저 또한 선을 추구하는 인간 레브 허트를 복잡하게 해석하기보다 기본적인 서사, 감정, 테제만을 바라본 채 캐릭터가 하나의 방향을 향해 달려가도록 했어요. 외려 직구처럼 뻔한 연기를 하는 것을 지양하며 변화구 같은 연기를 하고자 했죠. 모두 든든한 두 형들의 조언 덕분이에요.
조형균 배우는 지난 작품에서 X-화이트를 연기했기에 이번 X-블랙의 차이를 주고 싶으셨을 것 같아요.
(조형균) 맞아요. 두 캐릭터의 감정을 모두 이해하기 때문에 X-블랙을 최대한 도발적이고 얄밉게 연기하고자 했습니다. X-화이트가 언제까지 저렇게 자비로울 수 있을까? 시험하듯요.
(백인태) 연기를 할 때 실제 열이 오를 만큼 아주 얄미웠습니다.(웃음)
(조형균) 그럴 때 X-블랙은 아주 기쁠 듯해요.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던 신이 X-블랙을 인지하고 경쟁자로 받아들인다면 너무 영광이겠죠.
세 분은 최근에 JTBC <팬텀싱어4>를 통해서도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더데빌:에덴>을 통해 한 작품에 모였는데 세 사람의 케미도 궁금합니다.
(백인태) 작품을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왠지 모를 유대감 같은 게 있어요. 대화 코드도 잘 맞을 뿐더러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순수하게 열정을 쏟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조형균) 연습이 끝나고 셋이 자주 저녁을 먹었는데 식사를 할 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법이 없었어요. “여기서 이렇게 연기를 했어야 하는데”라며 서로의 연기를 보여주기 바빴습니다. 문득 그때 저희 테이블 옆자리 앉았던 많은 분께 죄송하네요.(웃음)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다는 뜻이겠죠? <더데빌:에덴>을 기다린 팬들에게 한마디 전해주세요.
(김우성) 탄탄한 드라마와 좋은 넘버들로 인해 아마 금세 빨려 들어갈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이 작품으로 인해 <더데빌:파우스트>를 보고 싶어질 만큼이요. 또 숨겨진 디테일이 많기 때문에 여러 번 관람하기도 좋은 작품입니다.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어요.(웃음)
(조형균) 이전작의 X-화이트, X-블랙의 곡을 서로 바꾸어부르기도 하고, 두 캐릭터가 함께 부르는 것도 있죠.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가 뛰어난 작품이에요. 또 배우들과 연출팀이 하나하나 세심하게 만들고 수정하며 소중하게 완성했어요.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STYLIST 백재영, 홍한나 HAIR & MAKEUP 김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