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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가 된 한국 리얼리즘의 대가

‘메탈지그’

 

‘백두대간’

 

화가는 탄광촌에 들어가 광부가 되었다. 덕분에 그 광산에 있지 않았다면 몰랐을 자세한 이야기를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한국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1982년 강원도로 떠나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광부로 일하며 현실 참여적 성격이 담긴 민중미술 작품들을 발표한 ‘광부 화가’ 황재형의 이야기다. 1981년작 ‘황지330’에서는 갱도 매몰 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작업복을 2m가 넘는 캔버스에 세밀하게 묘사했다. 우측 가슴께에 자수로 새긴 ‘황지330’이라는 명찰은 이 노동자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985년 발표한 ‘식사’에서는 서로의 헤드라이트에 의지해 석탄이 앉은 도시락을 먹는 광부들을 그리며 직접적인 경험을 시각화했다. 황재형 개인전 <회천回天>에서는 탄광촌 배경의 1980년대 작품부터 광활한 강원도 대자연을 그린 풍경화, 그리고 근래 발표한 머리카락 작업까지 근 40년 동안의 작품을 3부로 관람할 수 있다. 작가는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이란, 인간이 절망하는 곳이다. 막장은 태백뿐 아니라 서울에도 있다”라고 말하며 탄광촌의 삶을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탄광촌 작품 이외에도 주목해야 할 요소는 머리카락이다. 작가에게 머리카락이란 개개인의 삶이 기록된 필름이자 그 자체로 생명력이 담겨있는 재료다. 2017년 작품 ‘드러난 얼굴’은 2002년 유화로 제작한 ‘광부초상’을 머리카락으로 다시 표현한 작품. 전시 공간에는 큐브 형태의 가벽을 설치해 열린 벽 사이로 현대의 작품과 과거의 작품을 겹쳐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편안한 잠자리를 자는 이에게 경각심을, 불편한 잠자리를 갖는 이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고 싶다” 등 전시장 바닥 곳곳에 있는 쿼테이션을 읽다 보면 작품에 담긴 깊은 메시지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8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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