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2026년 7월호

자연주의 주얼러의 가치

짙은 녹음이 드리운 5월, 쇼메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주얼스 바이 네이처Jewels by Nature’가 서울에서 그 베일을 벗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메종이 축적해온 시간과 동시대적 미감이 교차된 유기적인 서사다.

EDITOR 손소라


1780년, 쇼메의 창립자이자 주얼러인 마리-에티엔 니토Marie-Étienne Nitot는 메종을 세운 직후부터 그가 보내는 서신에 “자연주의 주얼러Naturalist Jeweller”라는 서명을 남겼다. 훗날 이 문장은 단순한 수사가 아닌 쇼메를 관통하는 철학이 됐다. 식물학에 깊은 애정을 지녔던 조세핀 황후의 미감과도 맞닿은 이 세계관은, 오늘날까지도 메종의 디자인 언어 전반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주얼스 바이 네이처’ 컬렉션은 바로 이러한 연결성을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라인이다. 쇼메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자연은 단순한 장식적 모티프를 넘어선다. 꽃과 식물, 물결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흐름을 섬세한 세공으로 번역해온 것. 이번 컬렉션 역시 자연의 생명력과 우아함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분리 착용이 가능한 ‘달리아’ 티아라, 수련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담아낸 ‘워터 릴리’, 클로버와 고사리 모티프로 자연주의의 정수를 응축한 ‘클로버 & 펀’까지, 각각의 피스는 자연을 해석하는 방식 자체가 곧 장인 정신임을 보여준다.


바람에 흔들리는 들장미잎을 모티프로 삼은 ‘와일드 로즈’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스퀘어 컷 옐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곡선과 곡선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유기적인 흐름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위부터) 화이트 골드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약 5캐럿의 페어 셰이프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센터스톤으로 세팅한 ‘클로버 & 펀’ 링. 

옐로 골드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페어 셰이프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에피 드 블레 드 쇼메’ 이어링.

약 5캐럿의 페어 컷 옐로 다이아몬드가 우아한 매력을 선사하는 ‘조세핀 아그레뜨 임페리얼’ 링


시간을 가로지르는 우아함

이번 하이 주얼리 이벤트의 또 다른 축은 ‘연결’이었다. 쇼메의 헤리티지를 동시대적 시선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한국적 자연 미감과의 접점을 탐색한 것.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아티스트 심미소와의 협업은 이러한 시도를 더욱 명확히 드러냈다. 티아라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메종의 상징적 모티프에 새로운 시각을 더하며, 파리에서 시작된 장인 정신과 한국 예술 간의 미묘한 긴장을 형성한다. 전시는 몰입형 시노그래피를 통해 구현한 작업으로 문을 여는데, 헤리티지 티아라와 동시대 티아라를 병치한 공간은 시간의 레이어를 드러내며 메종이 축적해온 역사적 밀도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이어 ‘조세핀’ 시그니처 컬렉션이 등장해 티아라의 구조와 상징성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하고, ‘주얼스 바이 네이처’ 컬렉션이 자연의 생명력을 정교하게 펼쳐 보인다. 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창조의 순간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마무리된다.


쇼메의 대표적인 노하우인 필 쿠토fil-couteau 기법이 돋보이는 ‘조세핀 수아 드 페트’ 네크리스. 

(중앙)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를 표현한 ‘스위트슈럽’ 브로치.


이날 행사에는 메종의 글로벌 앰배서더 배우 송혜교가 참석해 현장의 무드를 완성했다. 그녀는 레이스 디테일의 드레스 위로 ‘주얼스 바이 네이처’ 하이 주얼리 피스를 매치해, 쇼메 특유의 절제된 우아함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달리아’ 파뤼르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겹겹이 펼쳐진 다이아몬드 세팅의 화이트 골드 꽃잎과 중심에 자리한 스톤이 조화를 이루며, 유려함과 입체감을 동시에 구현한다.


풍성한 볼륨감의 화이트 골드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달리아’ 링과 이어링.



COOPERATION 쇼메(1670-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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