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셔리 M 2023년 6월호

[디자인스폿] 서울의 면 요리 맛집

뜨거운 여름을 함께 이겨낼 가지각색의 차가운 면 요리 맛집을 소개한다.

EDITOR 이호준 PHOTOGRAPHER 김은지, 박성연


낮과 밤이 다르다, 희희

가게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공덕역 소바 맛집 ‘희희’. 이곳은 낮과 밤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낮에는 소바와 밥을 파는 소바 전문점이지만 저녁엔 술이 함께하는 이자카야로 변신한다. 은은하게 켜진 조명과 차분한 실내 분위기 덕분에 혼자 이곳을 찾는 이들도 꽤 많은 편.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소바는 모두 40% 이상 메밀을 함유한 생면과 200년 된 사누키 씨간장을 넣어 발효시킨 쓰유로 만든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 누구나 호불호 없이 냉모밀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제철에 맞춰 각종 지역에서 공수해온 성게알을 한 움큼 올린 냉소바부터, 해산물 기반의 쓰유와 조화로운 큼지막한 튀김을 올린 ‘튀김 냉소바’ 등이 있는데, 별도의 금액을 추가하면 토핑 또한 취향에 맞춰 추가할 수 있다. 사이드 메뉴로 반숙 달걀을 돼지고기와 쇠고기로 감싸 튀긴 ‘타마고 멘치카츠’도 많이 주문하니 참고할 것. 새콤한 맛의 드레싱과 트러플 오일을 버무린 샐러드에 소바를 곁들여 먹는 ‘샐러드 소바’도 별미다.   

주소  마포구 독막로 291-5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일요일 휴무  문의  0507-1323-2915




우동의 변신은 무죄, 우동 이요이요

한국에서 한때 유행처럼 일었던 넙적 당면 열풍을 기억하는지? 길고 널찍해 씹는 맛과 찰기 또한 일품인 넙적 당면의 풍미를 우동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로, 마포 용강동에 위치한 식당 ‘우동 이요이요’에서 말이다. 중국 넙적 당면을 푹 담가놓은 듯 반투명하고 납작한 면이 둥둥 떠 있는 ‘납작 우동’이 이곳의 시그너처다. 처음 음식을 받아보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먹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보면 신박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얇게 슬라이스한 면에 윤기가 촤르르 흐르는 것을 보면 절로 군침이 돈다. 흐느적거리는 면 하나를 젓가락으로 툭 집어 냉모밀처럼 쓰유 소스에 콕콕 찍어 먹는 방식으로 먹으면 되는데, 면 아래에 살얼음이 깔려 나와 마지막 한 입까지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탱글탱글하면서 부드럽게 씹는 식감 덕분에 이색적인 맛 경험이 가능하다. 이처럼 질 좋은 우동 면은 가게에서 모두 직접 제면하는 과정을 거쳐 뽑아낸 것. 납작 우동 이외에 ‘냉가케 우동’ 등 각 메뉴의 특징에 따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면의 크기나 찰기를 각기 다르게 만든다고 하니 면발에 진심인 이곳의 진가를 직접 체험해봐도 좋을 듯.

주소  마포구 토정로35길 29 1층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 10분~오후 9시, 일요일 휴무  문의  010-3900-5675




맷돌로 만든 소바, 가조쿠

성수동의 연무장길은 이미 수많은 힙스터가 너나 할 것 없이 애정하는 곳으로 꼽을 만큼 화려한 맛집들이 즐비하지만, 차가운 메밀 소바를 먹고 싶다면, ‘가조쿠’를 놓쳐선 안 된다. 이미 주변에서는 터줏대감처럼 손꼽히는 맛집으로 자리매김한지라, 평일 점심이면 근처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론, 주말도 오픈 전부터 줄을 설 만큼 수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인기 요인은 바로 일본에서 공수해온 맷돌 제분기를 이용해 매장에서 직접 메밀 가루로 면을 뽑아낸다는 점이다. 메밀은 글루텐이 적어 찰기가 없는 편인데, 가조쿠는 메밀의 껍질을 제외한 안쪽의 흰 부분을 주성분으로 사용해 찰기가 적당하다고. 이를 위해선 제분, 제면 과정이 특히나 중요하기에 제분기와 제면실을 가게 내에 비치해 최상의 면을 선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작은 간판 아래 문을 밀고 들어가면 오픈형 주방과 함께 제분, 제면실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특제 간장 쓰유에 찍어 먹는 ‘자루 소바’, 토핑과 함께 비벼 먹는 ‘타누키 소바’ 등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고, 소바의 대표 주자인 ‘냉소바’와 새우튀김을 올린 ‘에비텐 소바’도 주문이 가능하다.

주소  성동구 연무장길 31-2  영업시간  매일 오전 11시~오후 8시  문의  0507-1434-2177




곡소리 나게 맛있다, 곡성 성수

나홍진 감독의 동명 영화의 여파인지 이름만 들으면 자칫 으스스한 분위기의 바가 아닐까 싶지만, 알고 보면 음악 곡‘曲’, 소리 성‘聲’의 조합으로, ‘곡소리 나게 맛있다’, ‘즐겁게 먹고 마시자’는 의미를 지닌 와인 바 ‘곡성’. 이곳에서는 내추럴 와인과 컨벤션 와인을 포함해 바 운영진들이 애정하는 와인 셀렉션과 함께 조화롭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 와인과의 페어링을 염두에 두고 만든 메뉴라 간이 적당하고 플레이팅까지 먹음직스럽다. 대표 메뉴는 ‘문어 콜드 파스타’. 숭덩숭덩 큼지막하게 자른 문어는 보는 순간부터 군침이 돈다. 참기름에 찰지게 버무린 메밀 파스타 면 위에 유자 소스로 버무린 문어 그리고 깻잎으로 만든 페스토를 올려둔 메뉴인데, 비빔면처럼 잘 섞어 먹다 보면 절로 술이 들어갈 정도다. 바Bar로 운영하다 보니 출출한 저녁에 걸음하기에 좋고, 혹시 낮에 문득 생각이 난다면 배달 앱을 통해 집에서 문어 콜드 파스타를 시켜 먹어도 좋을 듯. 
주소 성동구 성덕정3길 5-1  영업시간 매일 오후 5시~오후 12시  문의 010-3441-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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