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셔리M> 2023년 5월호

닥터테일 이대화 대표, 미국 반려동물 시장을 정조준하다

국내보다 30배 이상 큰 미국 반려동물 시장에 원격 의료 서비스로 도전장을 낸 스타트업 기업 닥터테일. 사냥을 위해 누구보다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처럼 오늘도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간다.

GUEST EDITOR 유승현

이대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개발자로 ‘존재하는 문제를 푸는 연구자’이자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닥터테일을 미국 반려동물 시장의 ‘슈퍼 앱’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반려동물은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 반려인은 그들의 몸짓이나 기력이 달라진 순간 그 누구보다 기민하게 알아채며, 이상을 발견하면 새벽이건 밤이건 동물병원을 향해 달려간다. 반려동물을 향한 마음은 국가를 막론하고 같을 것이다.

닥터테일은 미국 반려동물 시장을 타깃으로 비대면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전개하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반려동물이 가장 많은 나라로 국민의 73%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시장 규모 역시 연간 950억 달러(한화 약 110조 원)에 달해 국가의 주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3조 원 규모인 한국 시장에 비해 30배 이상 크다. 닥터테일의 서비스는 간단하다. 반려동물이 이상 증상을 보일 때, 온라인 수의사에게 질문을 하면 이전의 상담 내용을 학습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수의사가 답변을 제공하는 형태다. 과거 방문한 동물병원을 등록하면 반려동물의 모든 의료 기록을 앱으로 동기화하는 기술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닥터테일의 강점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에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 의료 기록 데이터 및 반려인과의 상담을 통해 진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되면 인근의 적절한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 예약을 연계한다. 덕분에 반려인은 24시간 언제든 최소한의 비용과 수고로 반려동물의 건강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닥터테일은 컴퓨터공학 전공의 개발자 출신 이대화 대표가 고안한 서비스다. 그는 컴퓨터 보안 분야의 세계적인 학회 ‘ACM 2019’에서 ‘블록체인 보안’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2021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재목이다. 그는 단순히 기술을 파고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존재하는 문제를 푸는 연구자’가 되고자 했다. 닥터테일을 론칭하기 전 사업 아이템을 찾아 미국으로 떠났고, 많은 사람 곁에 반려견이 있다는 것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긴 준비 끝에 2022년 1월 앱을 론칭하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로 발돋움한 것이다. 닥터테일은 약 2년 동안 8만 건가량 상담을 진행했고 누적 28만 명의 반려인이 서비스를 이용했을 만큼 미국 내 반응이 좋다. 상담 만족도 또한 5점 만점에 4.87점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이와 같은 평가는 반려동물의 의료 접근성이 좋지 않은 미국의 상황에서 좋은 대안이 된 데에 기인한다. 미국 반려동물 진료 시장은 33조 원 규모인 것에 반해 수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동물병원 역시 25.5km²당 한 곳 정도 자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3주 전에 예약해야 하는 상황. 이 때문에 반려동물이 갑작스럽게 아프면 반려인은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이중 76%는 불필요한 응급 진료로 밝혀졌다. 반려인은 상황의 위급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탓에 응급실 방문 1회당 평균 800달러가 넘는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닥터테일은 이와 같은 문제를 개, 고양이 새, 물고기, 말 등 다양한 분야의 수의사 70명과 협업해 타계했다. 일반 의약품 혹은 반려인의 케어로 해결이 가능한 경우,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물론 “총소리에 놀란 반려묘를 어떻게 달래야 하나요?”, “강아지가 마약을 먹었어요. 어떡하죠?” 같은 미국 내 특수한 상황이 상담으로 이어진 적도 있다.

닥터테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려동물 테크 기업은 많다. 하지만 닥터테일은 여느 앱과 달리 의료 기록 동기화를 통한 전문성과 정확도, 효율 등이 탁월하다. 지난해 세계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 ‘슬러시Slush 2022’에서는 톱 100에 선정되며 글로벌 스타트업 순위 2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경험을 통해 닥터테일이 보유한 기술과 제공하는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닥터테일의 비전과 노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늘도 그는 어드바이저 수의사, 투자사 심사역 등 다양한 전문가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경험과 인사이트를 배운다. 또 그것을 닥터테일에 적용하며 한걸음씩 나아간다. 닥터테일의 미래 역시 매우 밝다. 아직 공개하긴 어렵지만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해 닥터테일 서비스 확장 버전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의 제약 회사와 손을 잡고 반려동물 신약 연구를 진행하며 더 높이 도약하고자 한다. “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길 바라고 있어요. 또한 앱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물병원의 수의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도 이어가고 있죠. 빠르게 방향성을 찾아 의미 있는 논의를 진행하길 희망합니다. 닥터테일을 통해 ‘0차 진료로 시작하는 새로운 수의 진료 체계’를 세우는 것이 목표예요. 사람들이 대학병원 방문 전 의원급인 동네 병원에서 먼저 진찰받듯 모든 보호자가 동물병원을 찾기 전 온라인 수의사에게 상담받는 것이 당연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PHOTOGRAPHER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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