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호

아티스트 테일러 화이트

한국에서 두 번째 개인전 <하우스 마인드House Mind>을 여는 미국 작가 테일러 화이트.

EDITOR 김수진 PHOTOGRAPHER 이경옥

테일러 화이트Taylor White  9년 동안 해군으로 복무한 후 뒤늦게 미술계에 입문해 메리 워싱턴 대학에서 스튜디오 아트를 전공했다. 미국은 물론 독일, 런던, 벨기에 등 유럽 각지에서 개인전을 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각 지붕과 굴뚝, 커튼을 단 창문이 있는 단독주택. ‘집’ 하면 흔히 떠올리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G갤러리에서 한창 전시 중인 미국 작가 테일러 화이트의 작품에도 이런 집이 등장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익숙한 형태와는 어딘가 다른, 낯선 이미지가 가득하다. 한쪽 방향으로 위태롭게 기울어 있거나 붉은 화염에 휩싸이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서 있는 집들은 밝고 천진난만하기보단 거칠고, 때론 어둡기까지 하다. “외부의 힘과 거센 바람, 불 등에 맞서 바로 서 있기 위해, 혹은 파손되지 않기 위해, 진실되기 위해,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집을 표현했다.” 작가의 설명이다. 특정 주제나 매체에 얽매이지 않는, 특유의 강렬한 미감이 담긴 작업을 이어온 테일러 화이트가 새로운 ‘집’ 시리즈로 돌아왔다. 4월 29일까지 이어지는 <하우스 마인드House Mind>전시는 2019년 이후 한국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 과거 추상 작업을 주로 했던 작가는 최근 몇 년간 구상적인 드로잉에 집중하며 유년 시절 즐겨 그렸던 자동차와 집 같은 소재를 되짚어보고 있다. “집은 인간이 가장 진실한 모습으로 머무는 장소다. 누구나 돈을 벌어 집을 사려 노력하고,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도 한다. 평소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한 사람의 삶, 철학과 아주 깊숙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집 아닐까?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속 집을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


말발굽 소리  ‘사운드’를 통해 느끼는 감정을 작업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부터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말발굽 소리를 떠올리곤 했다. 여러 마리의 말이 부드러운 지면을 밟으며 달릴 때의 일정하고 리드미컬한 사운드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사이 트웜블리  롤 모델이자 작업에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접했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마치 드로잉하듯 페인팅을 하고, 어떤 때는 물감조차 쓰지 않는 그의 화풍은 드로잉을 할 때 자유로움을 느끼는 내 작업 스타일에 많은 영감이 된다.



드라이빙  가족과 함께 미국 버지니아 지역에 살고 있는데, 틈날 때마다 차를 몰고 근교로 나간다. 운전할 때 작업의 영감을 많이 얻기 때문인데, 핸들을 잡고 집중하다 보면 다른 세상을 향한 생각의 문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최고의 아이디어 대다수는 드라이빙을 통해 얻은 것이다.


버지니아 미술관  작업실 겸 집에서 걸어서 북쪽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버지니아 미술관이 위치한다.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산책 삼아 자주 찾는데, 사이 트웜블리 같은 거장들의 초기 작업을 살펴볼 수 있어 버지니아 지역을 여행하는 아트 애호가들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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