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호

AMAN

전 세계 부호와 명사, 셀러브러티들의 ‘비밀 별장’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오직 소수의 객실만 운영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아만 정키’들의 성지이자 자부심이 되어온 아만 호텔 & 리조트. 그중 일본에 위치한 2곳, ‘아만 도쿄’와 ‘아만네무’를 방문했다.

EDITOR 윤정은

1988년 에이드리언 제차Adrian Zecha는 태국 푸껫의 안다만해 근처에서 웅장한 원시림을 발견했다. 그는 ‘세상에 없던 쉼터’를 꿈꾸며 그 자리에 부티크 호텔을 지었고,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라는 뜻의 ‘아만aman’을 붙여 ‘아만푸리Amanpuri’라고 이름 지었다. 오늘날 전 세계 부호들의 ‘비밀 별장’으로 불리는 탁월한 명성의 호텔 & 리조트 그룹, 아만의 시작이었다. 아만은 1980년대 우후죽순 생겨난 다른 럭셔리 호텔들과 달리, 오직 소수 고객의 입소문에만 의존하는 비밀스러운 행보를 택했다. 눈에 띄는 장식도, 호화로운 건축물도 배제했다. 그저 ‘머무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는 경험’을 내세우며 다양한 액티비티와 세심한 서비스를 강조했다. 입지 또한 유명 도시나 관광 포인트보다는 희귀하고 특색 있는 지역들을 골랐다. 미서부 유타주 빅워터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아만기리Amangiri’, 인도 왕실의 호랑이 사냥터였던 인도 라자스탄 지역의 ‘아만바그Amanbagh’ 등이 대표적. 압도적 풍광과 문화적 유산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보석 같은 장소만 찾아내 현지 양식을 접목시킨 차별화된 공간을 선보여왔다. 아만은 현재 전 세계 20개국에 34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 중이며, 그중 15개가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이나 그 근교에 위치한다.




33층에 위치한 이탤리언 파인다이닝 ‘아르바’.



정갈하고 따스한 분위기의 객실. 창밖으로 도쿄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도심에서 즐기는 럭셔리의 정수아만 도쿄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도시 중 하나인 도쿄 한복판에서, 이렇게 온전한 휴식과 명상을 누릴 수 있을 줄이야. ‘아만 도쿄’는 아만이 세계 최초로 시내에 선보인 도심형 호텔이다. 금융권이 몰려 있는 도쿄역 부근 오테마치 타워의 최상위 6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33층에 위치한 광활한 로비는 마치 우주 속 정원 같다. 일본 종이 와시和紙로 창호처럼 꾸민 압도적 높이의 30m 천장 아래, 유리처럼 매끄러운 정사각 연못과 분홍빛 벚꽃나무가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객실 역시 나무와 종이, 돌을 사용해 아늑하고 정갈하게 꾸몄다.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유리창 덕분에 화려한 도쿄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층을 달리한 방 구조와 그래서 더욱 높게 느껴지는 침대도 아늑한 기분을 선사한다. 곳곳에 걸린 캘리그래피 작품도 눈에 띈다. 색 없이 형태를 강조한 작품들로 간결한 미학을 강조했다고 담당자는 설명한다. 34층의 수영장은 아만 도쿄에서 꼭 한번 경험해야 할 공간이다. 30m의 여유로운 길이도 만족스럽지만, 건물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기하학적인 그림자를 이루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다양한 스파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웰니스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도심 속 호텔답게, 수준 높은 다이닝 공간도 아만 도쿄의 장점이다. 마사카즈 히라키Masakazu Hiraki 셰프가 이끄는 이탤리언 파인다이닝 ‘아르바Arva’와 오마카세 스시를 선보이는 ‘무사시 바이 아만’ 등이 있고, 최근 베이커리도 오픈했다. 로비의 ‘더 라운지’는 시즌별로 바뀌는 애프터눈 티 세트로 유명하다. The Otemachi Tower 1-5-6, Otemachi, Chiyoda-ku, 100-0004, Tokyo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아만네무


일본 전통 료칸에서의 평온한 휴식아만네무

지난 연말, 아이유와 이종석 커플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며 뜻하지 않게 화제를 모은 ‘아만네무’. 이들 외에도 많은 셀러브러티들이 프라이빗한 휴가를 꿈꾸며 1년 내내 끊임없이 찾는 이곳은 나고야 공항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떨어진 아고만 해안가 언덕, 이세시마 국립공원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철저한 보안이 이루어지는데, 들어서는 순간 마치 세상과 분리된 듯 한적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나무와 돌, 새소리와 바람이 이곳의 전부다. 그 틈 사이로 간결하게 지어진 낮은 건물들이 산책로를 따라 곳곳에 자리한다. 객실은 1~2인을 위한 스위트룸과 2개의 침실이 있는 독채 빌라로 나뉘며, 전 객실이 테라스와 정원, 전용 온천탕을 갖췄다. 객실에서 테라스로 이어지는 문을 열면 곧바로 탁 트인 숲과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자전거나 버기를 타고 산책로를 내려가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스파 동이 나타난다. 이곳에 위치한 일본 전통 스타일의 료칸은 아만네무의 가장 큰 자랑거리 중 하나다. 낮에는 푸르른 숲의 기운을 받으며, 밤에는 쏟아지는 듯한 별을 즐기며 여유롭고 고즈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서 이어지는 천연 미네랄 온천수가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돕는다.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특산 해산물인 새우와 마쓰사카 와규 쇠고기, 제철 식재료 등을 사용해 끼니마다 다른 코스 요리를 제공한다. 이세시마 지역은 과거 일본 고대 황실의 곡창지대였으며 품질 좋은 식재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외 수영장 옆의 바에서는 수제 맥주와 독창적인 하우스 칵테일을 경험할 수 있다. 일정에 맞춰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이나 투어 프로그램도 주목할 것. 일본 전통 다도를 즐기거나 해안가의 진주 공방을 견학하는 프로그램, 근교의 이세시마 신사를 둘러보는 코스 등이 특히 인기 있다. 2165 Hazako Hamajima-cho, Shima-shi, 517-0403, Mie


미네랄 온천수가 흐르는 야외 료칸.



나무 소재와 온화한 톤의 가구로 채워진 객실.



COOPERATION  아만(a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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