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호

라도가 가는 길

라도 CEO 아드리안 보스하르트Adrian Bosshard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부티크 스토어 오픈과 
신제품 발매 소식을 안고 방한한 그에게서는 시종일관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다.

GUEST EDITOR 이기원

‘소재의 마스터’라 불리는 라도는 보수적인 시계업계에서 늘 눈에 띄는 이름이었다. 스틸 소재 일색이던 업계에서 세라믹이라는 소재를 과감하게 도입했지만 스위스 워치메이커로서의 신뢰 또한 잃지 않았다. 이렇게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는 적어도 시계업계에선 라도 외에 찾기 힘들다. 아드리안 보스하르트는 팬데믹의 시작점이던 2020년 7월 라도의 CEO로 취임했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지만 그는 전 세계의 스토어 디자인을 과감히 바꾸고, 과거의 전설적인 시계를 리메이크하는가 하면 파격적인 신제품까지 두루 발매하며 라도를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시켰다. 한국 시계 시장의 양적·질적 발전을 직접 목격한 그가 서울을 방문해 <럭셔리>와 만났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방한 이유는? 한국은 시계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이고, 시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시장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라도의 CEO로 부임하자마자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돼 이제야 방문하게 됐다. 당신은 시계 산업에 뛰어들기 전 세계 최고의 모터사이클 대회인 모토GP 레이스에 선수로 참가했던 경력이 있다. 시계와 모터사이클 사이의 공통점이 있나? 모터사이클 선수와 시계 브랜드의 CEO로 일하는 것의 공통점은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터사이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엔지니어와 코치 등 우수한 스태프가 있어야 하고, 시계 역시 마찬가지로 엔지니어, 마케팅, 세일즈 등 각 분야에 강력한 동료가 있어야 한다. 좋은 팀워크가 성공으로 가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열정이 필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지 않고서는 관객 혹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라도의 부티크 매장을 오픈했다. 선택지가 많았을 텐데, 굳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제 매장에 방문했고 실물을 처음 봤다. 신세계 강남점 부티크는 라도가 처음 선보이는 VMD(Visual Merchandising: 브랜드 지향점에 맞춰 매장 전체를 시각적으로 꾸미는 것) 콘셉트를 적용한 매장이다. 라도는 전 세계 100개가 넘는 부티크 매장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라도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매장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고, 신세계 강남점 부티크는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첫 발걸음이다. 우리의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은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2022년부터 전 세계 라도 매장의 인테리어가 블랙과 골드 컬러의 조합으로 바뀌었다. 인테리어 콘셉트를 바꾼 이유는? 브랜드는 항상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력 소재인 세라믹은 원래 블랙 컬러였다. 그래서 초창기 매장의 메인 컬러도 블랙이었다. 이후 우리는 세라믹과 금속을 합금해 세라모스라는 골드 컬러의 소재를 만들었고 이를 반영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골드 컬러가 추가되면서 매장의 콘셉트가 좀 더 밝고 명확해졌다. 2023년 라도 라인업의 핵심은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60주년 에디션’과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에디션’이다. 두 모델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1962년 발표한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워치는 파격적 디자인과 소재로 지금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다.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60주년 에디션’ 워치는 원작의 디자인에서 큰 틀을 가지고 왔지만 디테일은 전혀 다르다. 예컨대 전면 사파이어 글라스를 정육각형으로 가공했는데 이는 하나의 각을 10년으로 삼아 60년을 의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존과 달리 세라모스 소재를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더 가볍고 착용감이 뛰어나며, 스크래치에도 강하다. 우리의 모토인 ‘혁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는 라도의 새로운 ‘R808’ 칼리버를 탑재한 첫 모델이자, 지문 방지 구조를 적용한 최초의 ‘캡틴 쿡’ 모델이다. 베젤과 크라운 전체를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제작했고, 80시간 파워 리저브를 갖췄다. 특히 자랑하고 싶은 건 니바크론tm 헤어스프링이다. 티타늄 합금으로 이루어져 온도 변화와 충격에 강하며, 자기장에 의한 영향도 적다. ‘캡틴 쿡’의 디자인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 가장 앞서가는 성능까지 장착했다. 전 세계에 1962개만 판매한다. ‘다이아스타 60주년 에디션’이 그렇듯, 여러 브랜드에서 과거의 전설적 모델을 리메이크해 출시하고 있다. 일종의 트렌드일까? 우선 라도에 헤리티지 라인이 있음에 감사한다. 우리는 아이코닉한 역사적 모델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다른 브랜드를 카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원하고,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를 편애한다. 디자인은 브랜드의 영혼이고, 이런 디자인 코드의 변주는 라도처럼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만이 가능한 일이다. 2023년 라도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 새해엔 라도의 대표 컬렉션 중 하나인 ‘센트릭스Centrix’의 여성 라인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물론 남성 제품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월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도 ‘캡틴 쿡’ 여성 라인의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마리나 회르만제더Marina Hoermanseder와 협업해 완성한 모델로, 한국에서도 곧 소개할 예정이다. ‘소재의 마스터’인 라도는 시대마다 수많은 소재를 선보여 왔다. 1962년의 다이아몬드, 1983년의 하이테크 세라믹, 2011년의 세라모스 등.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언제였는가? 하이테크 세라믹과 세라모스를 발표했을 때다. 30년 전에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제작한 ‘인테그랄’ 워치를 아내에게 선물했는데 형태와 퀄리티가 지금도 그대로다. 세라믹 소재의 장점이고, 정말 대단한 일이다. 정작 나와 아내는 30년 전과 너무 다른데.(웃음) 시계는 영원하다.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60주년 에디션’. 세라모스 소재로 제작해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하다.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리미티드 에디션’. 새로운 ‘R808’ 칼리버를 탑재하고 지문 방지 구조를 적용했다.



COOPERATION   라도(3479-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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