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호

Irene Nikkein 롤스로이스 아태 지역 총괄

지난달 국내 출시한 팬텀 시리즈 II는 롤스로이스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럭셔리 모델이다.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아이린 니케인과 '팬텀 시리즈 II' 그리고 롤스로이스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GUEST EDITOR 조진혁


럭셔리 비즈니스는 큰 변화를 만들지 않는다. 브랜드가 대변하는 가치를 보호하고, 그 가치가 시대 변화에도 퇴색되지 않고 이어지도록 이끄는 것이 럭셔리 브랜드의 임무다. 롤스로이스 팬텀은 1925년 첫 등장 이래 기술과 시대를 초월한 세계 최고 자동차라는 명성을 누려왔다. 2017년 공개된 8세대 팬텀의 부분 변경 모델인 팬텀 시리즈 II는 최소한의 변화를 요구한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절묘한 향상을 이뤄냈다. 580개의 별빛 같은 레이저 컷 베젤을 적용한 헤드라이트, 기하학적 디자인을 레이저 커팅해 만든 팬텀 갤러리, 과감한 색과 소재 등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드러난다.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아이린 니케인은 팬텀 시리즈 II를 통해 브랜드의 진화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신흥 부자들이 등장했고, 롤스로이스 고객은 젊어졌다. 팬텀 시리즈 II에서도 과거의 엄숙함보다는 과감함이 돋보인다. 팬텀 시리즈 II를 통해 오늘날 럭셔리의 가치를 조명해본다면?

과거 럭셔리 제품을 소유한다는 것은 지위를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이제는 그것이 나의 태도와 생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럭셔리를 정의한다면 첫째가 특별함이다. 대중적인 제품이어선 안 된다. 팬텀은 한정적으로 생산하는 차량이며 아무 데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차가 아니다. 두 번째는 개인 맞춤화다. 우리는 장인 정신을 통해 진정으로 고객을 대변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팬텀을 비스포크를 위한 빈 캔버스라고 말한다. 고객이 원하는 어떤 형태로든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소재도 중요하다. 우리는 3D 프린팅을 선호하지 않는다. 나무나 가죽을 사용해 만지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럭셔리 브랜드에서 비스포크는 잠재력이 매우 높은 차별점이다. 마지막은 가격이다. 팬텀은 롤스로이스에서 가장 비싼 모델이다.


롤스로이스가 고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신뢰다. 우리는 고객이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보호받으며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을 즐기기를 바란다. 팬텀은 엄청나게 많은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팬텀에서는 아주 고요하고 편안한 ‘매직 카펫 라이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드는 것이다.


팬텀 시리즈 II는 전장이 5.7m가 넘는 기함이다. 쇼퍼드리븐이 아닌 직접 운전하길 원하는 고객도 있을 텐데, 그들에게 조언한다면?

개인적인 첫인상도 굉장히 강렬했다. 하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시야가 부담스럽지 않다. 넓은 도로에서 15분 정도 운전하면 크기에 관한 생각은 안 하게 될 것이다. 휠도 가벼워 한 손으로 후진하기도 쉽다. 주차할 때도 카메라로 조감도를 볼 수 있어 어렵지 않다.


비스포크 프로그램은 얼마나 섬세한가? 자신의 취향에 자신이 없는 오너를 위한 방안도 있나?

롤스로이스에는 다양한 비스포크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는 고객의 취향을 판단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고객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는 고객과 디자이너의 페어링에 심혈을 기울인다. 디자이너는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편안한 비스포크 여정을 안내한다. 다양한 색 조합을 제안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직접 결정하도록 돕는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화두가 전동화와 지속 가능성이다. 롤스로이스는 스펙터로 전동화 비전을 보여줬다.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2030년까지 롤스로이스를 전동화할 것이라는 CEO의 발표가 있었다. 창업주는 일찍이 가장 깨끗하고 좋은 추진력을 가진 에너지가 전기라고 강조한 바 있기에 전동화는 우리에게 무척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속 가능성은 우리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슈다. BMW 그룹 차원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여나가는 방침을 따르고 있고, 제조 과정에서 최대한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나무를 많이 심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차 생산 방식에서도 이를 얼마나 의식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공장은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절감하고 있고, 대나무로 만든 패브릭 등 신소재 발굴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브랜드 최초의 아시아태평양 여성 총괄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느낀 적 있나?

내가 최초의 여성 총괄인지 몰랐다. 비즈니스나 경영 측면에서 부담이나 도전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도전적인 부분이 있는데, 내게는 어리고 한창 요구가 많은 나이의 딸이 있다는 것이다. 출장도 가야 하고 딸도 돌보려니 일과 삶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한국 시장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아시아태평양의 12개 시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모두 잠재력이 굉장하다. 새로운 경험과 라이프스타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 생각한다. 한국 시장의 성장세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톱 3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롤스로이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고객들은 점차 젊어지고 있으며,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는 더 커지고 있다. 최고 브랜드로서 모든 고객에게 자연스러운 소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롤스로이스가 자랑하는 최고 수준의 장인 정신으로부터 비롯된다. 롤스로이스의 신조는 분명하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롤스로이스에서 가장 애정하는 모델은 무엇인가? 역시 팬텀 시리즈 II인가?

(웃음) 왜 그렇게 생각하나? ‘컬리넌’이다. 나는 SUV를 좋아하는 여자다.




롤스로이스 ‘팬텀 시리즈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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