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색채 전문 회사 팬톤이 발표한 2023년 올해의 컬러는 빨간 체리를 연상시키는 진홍색 계열의 ‘비바 마젠타’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던 팬데믹 현상을 뒤로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 열정을 가지자는 의미에서 선정한 것. 2023 S/S 시즌의 런웨이는 일찍이 이 대담하면서도 에너제틱한 컬러에 완전히 매료된 모습이다. 온몸을 붉은빛으로 물들인 발렌티노를 비롯해 스웨터를 목, 허리에 둘러 활용한 세련된 레이어드 룩과 빅 토트백을 선보인 마이클 코어스, 이 밖에도 많은 브랜드가 다양한 아이템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평소 핑크나 레드를 즐겼다면 더할 나위 없는 절호의 기회겠지만, 그 강렬함에 선뜻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이도 있을 터. 디자이너들의 비바 마젠타 활용법을 크게 3가지로 추렸다.
(왼쪽부터)Bronx And Banco, Bottega Veneta
COLOR LOOK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단지 트렌드 컬러가 들어간 옷을 활용하면 된다.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 트렌디함을 보여줄 수 있음은 물론, 어느 부분에 색을 쓰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180도로 달라지니 이보다 더 손쉬운 방법은 없다. 매 시즌 다양한 가죽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토즈는 비바 마젠타 컬러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를, 록은 펑키한 버클 디테일을 가미한 투피스를 런웨이에 등장시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과감한 원 컬러 코디가 부담스럽다면 오렌지 컬러의 톱과 쇼츠를 함께 매치해 투톤 스타일링을 보여준 마르니의 컬렉션을 참고해보자. 민트색 드레스에 이와 대비되는 화려한 디테일을 더해 탁월한 디자인 감각을 뽐낸 보테가 베네타의 의상도 좋은 예다. 넓게 퍼지는 A자 실루엣에 프린지 장식을 더해 흥미로운 시각 효과를 부여했기 때문.
(왼쪽부터)Marni, Ralph Lauren
POINT ITEM
무릇 비바 마젠타를 가장 영민하게 녹여낼 수 있는 코디 공식은 각종 포인트 아이템을 얹어보는 것이다. 가령 퍼스널 컬러에 맞지 않거나, 선호하던 색이 아닌 경우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가방, 신발, 머플러, 목걸이 등 몸에 걸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포인트 아이템이 될 수 있으니, 누구나 가볍게 시도해볼 만하다.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앙증맞은 베레모와 도트 머플러로 통통 튀는 복고풍 분위기의 룩을 선보인 랄프 로렌이다. 특히 요즘 트렌드의 중심인 Y2K 무드와도 맞물려 다양한 스타일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구불거리는 파마머리가 생각나는 독특한 실루엣의 로에베 펌프스와 화려한 러플 장식이 돋보이는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롱 펜슬 스커트도 눈여겨보자.
Jil Sander
FAMILY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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