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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만큼 다채로운 맛과 향을 지닌 찻집들

젊은 감각의 동양 찻집 4

천천히 차를 우리고 이를 음미하며 마시는 일만으로도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다. 동양 차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며 차 마시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곳이 있다. 커피만큼 다채로운 맛과 향을 지닌 차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4곳을 찾았다. 여름에 마시기 좋은 찻잎도 추천받았다.







일월담아살모 백차 20春

백차 산지로 유명한 일월담日月潭에서 인도 아쌈 품종을 개량해 재배한 찻잎이다. 올해 2월 채취한 찻잎으로 레몬그래스와 아스파라거스, 오렌지 같은 향긋하고 깔끔한 맛이 감돌아 차갑게 마시기에도 좋다. 찬물에 넣어 냉침하거나 진하게 우려 얼음을 타 마시면 된다.




찻잔과 개완
경기도 여주의 도예 공방 ‘설우요’에서 만든 찻잔과 개완. 개완은 차를 우리는 도구이자 바로 마실 수 있는 찻잔인데, 중국과 대만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찻잔 받침으로 이용한 나무 접시는 대만의 골동품 상점에서 찾은 제품으로 찻집에서 판매도 하고 있다.

대만의 차 문화를 알리는
이음티하우스

부암동에 자리한 새하얀 건물에 녹음이 우거진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찻집이 있다. 평소 대만 차를 좋아하던 3명의 친구가 함께 운영하는 ‘이음티하우스’다. 차 수입사로 시작해, 더 많은 사람에게 대만 차의 매력을 알리고자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기존 전통 찻집과 달리 새하얀 공간에 모던한 디자인의 원목 가구를 비치했는데, 벽면 한쪽에는 전통 다관과 소품을 전시해 전통과 현대의 멋이 공존한다. “대만은 정부 차원에서 다원을 관리해 좋은 품질의 차와 다양한 품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좋은 차를 즐길 수 있는 현대적인 찻집도 많죠.” 중국에서 보이차를 배우고 대만의 정부 기관인 ‘대만국립차업개량장’에서 다원 관리 업무를 했던 티 큐레이터 박주현은 이곳의 차 수입을 맡고 있다. 현지 다원을 직접 방문해 이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그는 가장 좋은 시기에 채취하고 가공한 차를 국내에 들여온다. 이렇게 판매하는 차를 각각 주문해 마실 수도 있지만,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진행하는 ‘티 테이스팅 코스’에 참여하면 더욱 깊이 있는 시음이 가능하다. 차를 내려주는 사람인 팽주烹主가 3가지 찻잎을 골라 내려주는 자리로 맛과 향, 다원의 특징 등을 들을 수 있다. 찻집 한편에는 대만과 중국, 일본 등의 골동품 상점에서 찾은 다기와 국내 도예가나 유리·대나무 공예가가 만든 찻잔, 접시 등을 판매한다. 종로구 창의문로137 3층 eum_teahouse










운남고수차 용주
납작하게 찻잎을 뭉친 ‘병차餠茶’ 형태는 차칼이나 송곳으로 찻잎을 뜯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번거롭다. 무심헌에서는 작은 공처럼 생긴 ‘용주 珠’ 형태로 만들어서 판매한다. 한 번 마실 때 사용할 만큼씩 사탕처럼 포장해, 이를 주전자에 넣고 여러 번 우려 마시면 된다.

중국 본토의 전통차
무심헌 용산점

중국 베이징에서 1998년 시작한 보이차 전문 브랜드 ‘무심헌’의 서울 사무실이 신사동에서 용산역 앞으로 자리를 옮겨, 티룸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도예가가 만든 도자 제품을 전시한 입구를 지나면, 각기 다른 분위기를 지닌 두 종류의 다실이 등장한다. 중국 현지에서 공수한 고가구로 운치를 더한 다실과 바 형태로 만든 차 테이블이 놓인 현대적인 다실이다. “무심헌은 현지에서 고품질의 보이차 브랜드로 유명해, 차 애호가나 수집가가 많이 찾는 곳입니다. 창립했을 때부터 운남의 여러 차밭과 협력해 재배와 채취, 제다 등을 함께 하며 품질관리를 해왔죠. 수령이 100년 이상인 고수古를 키워, 향이 깊은 찻잎을 생산해요.” 2대째 가업을 이은 티 마스터 최나는 브랜드의 첫 찻집인 종로 봉익동 지점이 캐주얼하게 중국차를 즐기는 곳이라면, 이번 용산점은 일대일로 차를 내려주는 프라이빗한 다회를 여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보이차는 와인처럼 ‘빈티지’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달라져요. 약 200여 종의 제품을 보유했는데, 그중 자신의 입맛에 맞는 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숙성 정도나 생산 연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보이차의 특성 때문에 중국에서는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컬렉터를 위해 생산 시즌이 되면 좋은 다원의 찻잎을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얼리버드 마켓’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열고 있다. 보이차 외에 운남에서 만드는 홍차와 백차도 소개한다. 용산구 한강대로44길 10 wuxinpuer_shop








무유 숙우와 개완
도자 공방 토림도예에서 맥파이앤타이거를 위해 특별 제작한 숙우와 개완. 외부에 유약 처리를 하지 않아 까슬까슬한 흙의 질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2016 대설산 보이생차 & 2015 운남 홍차
진하게 우린 ‘2016 대설산 보이차’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떫은맛이 중화되며 복합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 ‘2015 운남 홍차’는 새콤달콤한 맛이 감돌아 시원하게 마시면 꿀물처럼 느껴진다. 모두 30g으로 소분해 판매하며, 패키지에 마시는 방법과 맛 소개가 상세하게 담겨 있다.

지역의 차를 소개하는
맥파이앤타이거

‘동양 차도 커피처럼 세련된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차 브랜드 ‘맥파이앤타이거’는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했다. 마케팅과 디자인 분야에서 근무했던 김세미와 김만기 공동대표는 일상에서 여유를 가지기 위해 다도를 즐기던 이들이다. “동양적인 패턴을 단순하게 표현해 공간과 패키지에 녹여내려 했습니다. 찻잎은 원두를 담는 봉투에 넣어 친숙함을 느끼도록 했죠.” 김세미 대표는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며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판매한 보이차와 입문자를 위한 다기 세트가 호응이 높았다고 말한다. 이후 팝업 스토어로 티룸을 운영하다가 6월부터 연남동의 공유 공간 ‘소설 오일장’에 티룸 겸 쇼룸을 열었다. 1년 단기 계약으로 운영하는 매장으로 공간의 가구는 오프라인 행사를 함께 진행한 ‘공간공방 미용실’에서 맡았다. 사람들이 차 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주문을 하면 다기 세트와 찻잎을 내고 도구 사용법을 알려드리죠. 저도 차 우리는 과정에 흥미를 느껴서 차를 즐기게 되었기에, 고객들도 이 재미를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들이 내는 다기 세트는 도예 공방 ‘토림도예’와 대나무 공예가 ‘염동훈’이 함께 제작해, 쇼룸에서 판매도 한다. “올봄에는 하동의 발효차인 잭살차와 녹차, 쑥차 등을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국내의 좋은 차 산지를 발굴해 소비자와 연결시키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국내 다원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공식 SNS에 업로드하며, 한국 차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포구 성미산로19길 21 magpie.and.tiger








2005년 천인 운남보이생차
대만 차 브랜드 ‘천인명차’에서 나온 2005년산 운남보이생차. 콜드 브루처럼 찬물에 하루 정도 찻잎을 넣어두었다가 마시면 쓴맛은 사라지고, 보이생차 특유의 산뜻한 향이 남는다. 일상에서 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차판과 자사호
다도를 집에서 본격적으로 즐기고 싶은 이들이 갖춰야 할 차 도구. 자사호는 유약을 바르지 않아 찻물이 스며들면서 색이 차츰 달라지는 재미가 있다. 사람마다 손 크기가 다르니 직접 사용해보고 고를 것을 권한다.

보이차 수집가의 찻집
월하보이

삼청동 정독도서관 앞 비탈길에 자리한 작은 찻집 ‘월하보이’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시간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 든다. 베르너 판톤 ‘VP 글로브’ 조명이 둥근 달처럼 빛나는 공간에는 중국 청나라 시대에 만든 테이블과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기념해 재생산한 ‘바실리 체어’가 묘한 어울림을 만들어낸다. “인사동에서 고미술품 갤러리를 운영한 아버지 덕분에 초등학생 때부터 그 골목에 있는 유명한 보이차 전문점을 오갔어요. 중국에서 좋은 보이차를 공수해 판매하는 가게들인데 찻잎을 사러 가면 팽주가 시음용 차를 내려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죠. 월하보이에 그때 그곳의 정취를 담고 싶었어요.” 캐나다 벤쿠버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주은재 대표는 부모님이 중국을 오가며 20여 년 동안 수집한 보이차와 자신이 세계를 여행하며 모은 다구를 함께 판매하는 가게를 열었다. 옛 찻집처럼 팽주인 그녀가 손님에게 일대일로 차를 내려주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좋은 보이차는 열 번 이상을 우릴 수 있어요. 내릴 때마다 맛이 달라지는데, 그만큼 손님과 대화할 거리가 많아지는 거죠.” 별도의 신청을 받아 다회를 열고, 팽주 없이 스스로 차를 내려 마시는 자리도 따로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도자기의 고향’이라 불리는 중국 징더전景德鎭에서 공수한 차 도구를 비치해 본격적으로 보이차에 입문하기 좋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 몸에 열이 오르며 땀이 살짝 스며요. 그때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맑아지는 기분이 들죠. 일상에서 자신을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종로구 북촌로5길 26 whtea_seoul

디자인하우스 [LUXURY 2020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