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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과 겸손을 일깨우는

대성당

유럽을 중심으로 남미,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대성당은 천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인간의 소망을 보여준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간 지은 압도적이고, 섬세하며, 찬란한 건물. 그 안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일순간 잡념이 사라지며 절대적 감동과 위안, 고요를 느끼게 된다. ‘꼭 한번 가볼 만한’ 전 세계 최고의 대성당을 주요 주한 관광청과 함께 간추렸다. 가뭇없이 지는 한 해, 당신 안의 영성과 마주하시길.

종교가 절대적 권위와 권력을 갖고 있었던 중세 시대의 대성당은 건축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절정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최고의 재료를 썼고, 당대 최고의 건축가와 예술가가 동원됐으며, 최고의 입지에 세워졌다. 바닥부터 기둥,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어느 하나 대단하지 않은 것이 없다. 대성당은 주교를 두고 있는 교구 전체의 모성당을 뜻한다. 영어로는 ‘커시드럴Cathedral’이라 표기하는데 ‘바실리카Basilica’라는 용어를 쓰는 곳도 있다.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의 최종근 신부는 “바실리카는 라틴어로 고대 로마인들이 공공건물을 칭할 때 사용하던 단어다. 커시드럴이라고 하면 주교를 두고 있는 곳을 의미하지만 바실리카는 주교가 있을 수도있고 없을 수도 있다”며 “일반 성당과 비교해 ‘급’이 높은 곳, 특별한 교구를 대표하거나 위대한 성인을 위해 봉헌한 신성한 곳이 대성당이다. 건축적, 예술적 측면에서도 최고의 수준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에서는 대성당을 ‘두오모Duomo’라고 칭한다. 이탈리아어로 ‘도시를 대표하는 성당’을 뜻하는 말. ‘집’을 의미하는 라틴어 도무스Domus가 어원이다.

대성당은 거대한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다. 프레스코화와 조각을 포함해 그 안의 모든 것이 역사적, 종교적, 미술사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예산의 제한도 없고 꼭 지켜야 하는 완공 시점도 없는, 지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 바실리카 양식의 건축물이 처음 등장한 4세기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대성당이 활발하게 건립되던 10~16세기까지의 주요 성당을 살피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주요 건축양식의 흐름과 변화가 한눈에 읽힌다.

대성당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보다 인간에게 거대하고 초월적인 위안을 준다는 것이다. 최고의 요소들로 완성된 그곳에 들어가면 신의 세계에 초대된 듯 뜨거운 감동과 신비로운 감정이 밀려든다. 그 공간을 만든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는 것과 함께 짧은 한때를 살다가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자각하는 공간. 잠시라도 그곳에 있다가 나오는 인간은 이전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더 겸손해질 것이다. 긴 연휴를 앞둔 연말,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해도 좋겠다.


이탈리아 시에나 대성당


©Siena-Opera della Metropolitana
“시에나에서 배출한 유명인이나 특산품에는 ‘세네제Senése’라는 단어가 붙는다. ‘시에나의’라는 뜻으로 시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시에나 대성당Duomo di Siena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인정을 받는 건축물로 ‘세네제’ 주교가 교황이 되면서 이를 축하하기 위해 건립했다. 이곳에 간다면 내부를 꼭 봐야 한다. 초록색, 핑크색, 흰색, 검은색 대리석을 함께 써 화사한 느낌을 주는 대리석 기둥이 숲처럼 펼쳐지고 프레스코화로 장식한 천장은 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대리석과 그림의 ‘향연’이라 할 만하다.” 이탈리아관광청 김보영 소장의 말이다. 실내장식에도 많은 투자를 해 미켈란젤로, 도나텔로, 베르니니 등 당대 최고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시에나 역사지구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웃 도시인 피렌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그 덕에 오히려 중세 시대 분위기가 곳곳에 잘 간직돼 있다.


영국 세인트 폴 대성당



런던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은 영국과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곳이다. 1981년 7월 찰스 필립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감사성찬례, 2013년 세상을 떠난 마거릿 대처 전 수상의 장례식이 이곳에서 열렸다.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내부, 왕실 법도에 따른 의식을 따라가다면 최고의 럭셔리란 ‘의례’에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가장 특별한 건축적 요소는 거대한 돔으로 꼭대기에는 높이 7m, 무게 8톤의 십자가가 있다. 전통 가톨릭과 결별하고 성공회를 국교로 택한 영국의 왕립위원회는 돔 구조가 가톨릭 성당을 떠올리게 한다며 반대했으나 성당을 설계한 크리스토퍼 렌은 끝내 공사를 단행해 런던에서 유일하게 돔을 얹은 바로크식 성당을 탄생시켰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로 돔에서 굽어보는 런던 시내 전망이 무척 아름답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같은 이벤트도 선보이니 미리 일정을 체크하고 가는 것도 좋겠다.



프랑스 루르드 대성당


©P. Vincent 
프랑스 남부, 피레네산맥의 북쪽 기슭에 자리한 루르드 대성당Notre Dame de Lourdes은 한적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내 안의 영성과 마주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성모가 발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성당 기록에 따르면 1858년 당시 14세던 소녀 베르나데트가 마사비엘 동굴에서 흰옷을 입고 하얀 천을 두른 성모마리아를 18회에 걸쳐 목격했다고 한다. 당시 성모마리아는 “나는 원죄 없는 잉태다, 죄인들을 위해 기도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성당이 건립된 때는 그 후 18년이 흐른 1876년. 개관과 함께 매년 약 400만 명이 찾는 순례지가 되었다. 프랑스관광청 코린 풀키에Corinne Foulquier 한국 지사장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본 후 이곳으로 이동해 공간을 감상한 다음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분이 많다. 이 동선으로 여행일정 짜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한다.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Paris Tourist Office, Sarah Sergent
파리 대주교좌 성당 역할을 하는 프랑스 고딕 건축의 정수이자 나폴레옹 1세가 대관식을 치른 곳이고, 프랑스 소설가 빅토르 위고에게 영감을 줘 <파리의 노트르담>이란 불멸의 소설을 탄생시킨 노트르담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높이가 69m에 이르는 2개의 첨탑, 무게만 13톤에 이르는 종 ‘에마뉘엘Emmanuel’, 외부를 장식한 다양한 형상의 괴수 조각상 등은 이곳에 이색적이고 특별한 분위기를 더한다. 커다란 장미 창 3개가 발산하는 빛과 색감이 워낙 아름답고 신비로워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게 된다. 프랑스관광청 정혜원 부소장은 “색색의 유리를 통과하는 빛이 눈부셔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장미창’이란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북쪽과 남쪽에 있는 장미창은 지름이 13m에 이른다. 그 신비로운 빛을 천천히 오랫동안 느끼고 나오길 권한다”고 말한다. 노트르담은 프랑스어로 ‘우리의 귀부인’이란 뜻인데 이는 ‘성모마리아’를 의미한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명실공히 세계 최고 권위의 성당으로 꼽히는 성 베드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ietro.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에 자리하며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졌다. 지금도 교황이 선종하면 그 시신을 제대 아래에 안치한다. 규모도 압도적이다. 높이 29m에 이르는 중앙 제대를 포함해 총 44개의 제대가 있고 화려한 장식을 더한 기둥도 500개가 넘는다. 조각상도 400여 개에 이르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방탄유리를 쳐놓은 피에타상. 미켈란젤로가 25세에 만든 작품으로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대성전 내부의 수용 인원은 무려 6만 명에 이른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성 베드로 대성당을 이렇게 설명한다. “르네상스부터 바로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계 거장들이 주임 건축가 직책을 계승하면서 완성한 최고의 건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성당


©잘츠부르크주정부관광청
모차르트 광장에서 도보로 2분만 가면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은 잘츠부르크 대성당Dom zu Salzburg이 나온다. ‘음악의 도시’에 자리한 대성당은 화사하고 우아한 모습이다. 1655년 완공됐는데 외관은 밝은 대리석으로 치장했고 건물 양쪽에 있는 높이 80m의 탑은 좌우로 대칭을 이루며 균형을 잡아준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주관광청 측은 “유럽의 다른 대성당과 비교해 밝고 화려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내・외부를 장식한 흰 대리석과 벽화를 보면 사치스러운 기분이 들 정도다. 대성당 건립을 추진한 대주교 볼프 디트리히는 당시 존재했던 어떤 대성당보다도 거대한 규모의 건축물을 계획했다. 가톨릭이 가장 부패했던 16세기에 완공됐는데 이런 시대적 배경을 알면 성당 건축과 장식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더럼 대성당



유네스코 측은 1986년 잉글랜드 더럼 카운티에 있는 더럼 대성당Durham Cathedral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며 이렇게 평했다. “잉글랜드에서 지어진 ‘노르만’ 양식 건축물 중 가장 크고 완벽한 기념물이다. 이곳의 예배당은 11세기 로마네스크 조각 발전에도 큰 전환점이 되었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1066년 노르만의 잉글랜드 정복 이후부터 고딕 양식이 시작될 때까지의 건축양식인데 높은 측벽과 장대한 기둥이 특징이다. 실제 이곳은 화려한 건축미로 명성이 높다. 건물을 떠받드는 거대한 기둥에는 기하학 무늬가 새겨져 있고 제단까지 여러 개의 아치가 반복해서 이어지며 환상적 분위기를 빚는다. 제단 바로 위의 스테인드글라스도 눈부시다. 대성당 뒤쪽으로 주교의 저택이자 고대 노르만의 요새였던 성이 펼쳐지니 꼭 둘러보시길.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


©Pietro Madaschi, Courtesy Veneranda Fabbrica del Duomo 
밀라노 중심부에 자리한 밀라노 대성당Duomo di Milano은 하나의 대성당이 세워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고, 재정적 지원이 결합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1386년 대주교 안토니오 다 살루초가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짓겠다고 결심한 이래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약 500년이 흘렀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의 건축가가 수세기에 걸쳐 현장을 진두지휘했으며 거대한 석조 기둥과 수많은 조각상, 격자무늬 창살과 파사드가 시간 차를 두고 완성됐다. 이곳의 규모는 약 1만170m2. 높이는 157m, 너비는 92m에 달한다. 실내는 4만 명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다. 조각상도 3000개가 넘는데 ‘작은 성모’를 뜻하는 마돈니나Madonnina는 3900장의 금박으로 덮여 있다. 이탈리아관광청 이송의 홍보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마돈니나 조각상은 첨탑에 세워져 있어 어디서든 잘 보인다. 밀라노 사람들은 이 조각상을 보고 길을 찾곤 한다. ‘저기 마돈니나가 우리를 비추네’라는 가사의 노래도 있는데 밀라노 사투리를 사용해 무척 익살스럽다. 성당 옆에 있는 리나센테Rinascente 백화점 식당가에 가면 이 조각상을 거의 같은 높이에서 볼 수 있다. 브런치를 즐기며 성당까지 감상하기 좋다.”


대성당에 관해 더 깊이 들려주는 책

<고딕 성당> “상상 속에서나 그리던 13세기 고딕 성당의 길고 복잡한 건설 과정이 정확하고 환상적인 설명과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을 통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책의 <뉴욕 타임스> 리뷰 내용이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건축을 공부한 고딕 성당 예찬론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데이비드 맥컬레이는 치밀한 고증을 통해 고딕 성당이 세워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장인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과 궂은 날에도 일을 할 수 있는 작업장까지 묘사해 감탄을 자아낸다. 한길사.






<교회와 대성당의 모든 것> 커다란 판형에 총 223페이지에 걸쳐 교회와 대성당의 구조, 공간 분할, 건축양식에 관해 들려준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자연과학과 예술사를 전공하고 이탈리아 르네상스 조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 리처드 스탬프는 풍부한 종교 지식과 통찰을 통해 대성당의 요소와 양식, 가치와 미학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수백 장의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 책을 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낄 만큼 선명하고 아름다운 사진이 많다. 기독교 문화 전반에 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도 장점.사람의무늬.






포르투갈 파티마 대성당


©Humberto Magro 
포르투갈 중부 오렘 자치구에 있는 파티마 대성당Santuário de Fátima은 세계적 가톨릭 성지로 유명하다. 1917년 이곳에서 목동 세 명이 성모를 목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건물. 발현한 성모를 향해 “이름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성모마리아는 “나는 로사리오의 성모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성당은 성모 발현지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됐으며 지금도 천주교 신자라면 살아생전 꼭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성지로 여겨진다. 실제 매년 약 400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포르투갈 문화부 차관 아나 멘드스 고디뉴Ana Mendes Godinho는 “올해는 성모마리아 발현 100주년으로 연중 다채로운 행사와 이벤트가 열렸다. 성당 안에 가면 성모마리아를 목격한 프란시스코, 루시아 등의 묘와 함께 그들의 이야기가 새겨진 스테인드글라스가 있으니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독일 쾰른 대성당


©GNTB / 독일관광청 
많은 예술역사학자들이 ‘중세 고딕 양식의 완성품이자 보석’이라 부르는 쾰른 대성당Kölner Dom. 하늘 높이 치솟은 2개의 뾰족한 첨탑이 특징으로 고딕 양식 성당으로는 세비야 대성당, 밀라노 대성당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난 동방박사 세 명의 유해를 안치한 성유물함이 대표적 보물로 중세 시대 황금 세공의 정수를 보여준다. 원래는 작은 성당이었으나 성유물함 보전에 걸맞은 규모의 성당을 계획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확장됐다. 공사 기간은 약 600년에 이른다. 세계적 아티스트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제작한 ‘리히터 스테인드글라스’가 있어 예술가들도 즐겨 찾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파괴된 스테인드 글라스를 대신해 새로 만들었는데 다채로운 색을 입힌 1만1263개의 유리 조각이 신비롭고도 몽환적인 오라를 발산한다.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


©스페인 관광청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의 주도인 세비야에 자리한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evilla은 압도적 규모로 시선을 붙잡는다. 모든 대성당을 통틀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건물. 12세기 후반, 이 자리에 있던 이슬람 사원을 허물고 지었다. 1402년부터 약 1세기에 걸쳐 건립된 덕분에 고딕, 신고딕, 르네상스 양식이 혼재돼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 기이할 만큼 독창적이고 남다른 건축적, 예술적 미감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관광청의 이은진 소장은 “세비야는 이슬람 문화의 영향이 곳곳에 남아있다. 스페인 광장은 물론 인접한 그라나다까지 둘러보면 한층 풍성한 여행이 될 것이다. 대성당을 주제로 한다면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해 100년 넘게 건립 중인 바르셀로나 사그 라다 파밀리아 대성당도 일정에 꼭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 밖에서 만나는 대성당
신을 향한 절대적 믿음과 맹세를 보여주는 대성당은 ‘발신지’인 유럽을 넘어 남미와 북미, 오세아니아주까지 확산된다. 이중에는 중세 시대 건축물의 양식에서 벗어나 독창적 디자인을 보여주는 곳도 많다.


캐나다 몬트리올 노트르담 대성당



1829년 건설한 몬트리올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Basilica of Montréal은 몬트리올 구시가지 최대의 볼거리이자 북미 대륙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대성당이다. 캐나다 출신의 가수 셀린 디온이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풍부한 색과 화려한 장식이 특징인 신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최고의 호사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캐나다관광청의 이영숙 대표는 “대성당 안에는 수만 개의 촛불이 늘 불을 밝히고 있다. 정교하게 장식한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빛도 아름답다. 7000개의 파이프로 만든 오르간도 유명하다”라고 말했다. 코발트빛 조명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발산하는 제단도 눈부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천사들의 모후 대성당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유럽 중세 시대에 지어진 대성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 천사들의 모후 대성당Cathedral of Our Lady of the Angels. 크림색에 가까운 밝은 컬러의 콘크리트를 사용해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천주교 로스앤젤레스 교구의 본산으로 400만 명 이상의 신도가 등록돼 있으며 대주교의 주요 미사 집전 장소기도 하다. 캘리포니아관광청 측은 “조각가 로버트 그레이엄Robert Graham의 대형 청동문과 미국의 회화 작가 존 나바John Nava의 태피스트리 작품을 포함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출신의 건축가로 1996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호세 라파엘 모네오José Rafael Moneo가 설계했다.



대한민국 서울 명동대성당



명동대성당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자리한 덕에 더욱 극적인 감동을 안긴다. 빌딩 숲 사이에 이토록 품위 있고 아름다운 성지가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우면서도 큰 위안이 된다. 성당이 완성된 때는 1898년. 1887년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통상 조약 체결을 계기로 건립되었다. 건립의 일등 공신은 코스트Coste 신부다. 명동 성당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여러 성당을 설계한 그는 파리선교회의 재정 지원을 받아 오늘날 명동성당의 기틀을 마련했다. 화려한 고딕 양식으로 지었지만 장식적 요소를 배재해 날카로운 느낌이 전혀 없다. 본당 뒤편에 있는 무염시태성모상은 작은 정원에 세워져 더욱 아름답다.


브라질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EMBRATUR 
브라질의 ‘국가 대표’급 건축가인 오스카르 니에메예르가 설계한 메트로폴리탄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do Rio de Janeiro. 브라질리아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1958년부터 18년에 걸쳐 세워졌다. 직선과 직각을 인간이 창조한 딱딱하고 지루한 형태라고 생각한 그는 부메랑 형태의 콘크리트 기둥 16개를 결합해 중세 시대에는 볼 수 없던 독창적 스타일의 대성당을 완성했다. 스페인의 안토니오 가우디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쌍곡면 양식을 채택한 것도 눈에 띈다. 무신론자인 오스카르 니에메예르는 종교적 색채가 두드러지지 않아 최대한 많은 이가 이곳에 드나들기를 바랐는데 역설적이게도 기독교적 요소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성당 건축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의 리처드 스탬프Richard Stemp는 “경사진 콘크리트 외관은 마치 기도하는 사람이 두 손을 모은 것처럼 보인다. 콘크리트로 만든 16개의 기둥은 12명의 사도와 4개의 복음서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


©Kai Schworer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는 2011년 강진 이후 창의적인 재건 과정으로 전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혁신적 복원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Christchurch Cathedral. 영국의 유명 건축가인 조지 길버트 스콧 경이 설계한 이곳 역시 강진으로 건물 대부분이 붕괴됐는데 일본의 건축가 반 시게루가 참여해 보수공사가 끝날 때까지 임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보드 대성당’을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판지를 사용해 만든 이 건물은 향후 50년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A’자 형태를 띠며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의 삼각형 창문을 주요 모티프로 활용했다.


사진 뉴질랜드관광청, 독일관광청, 브라질대사관, 포르투갈대사관, 프랑스관광청, 오스트리아관광청, 영국관광청, 이탈리아관광청, 캐나다관광청, 로스앤젤러스관광청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