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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늦가을엔 재즈

바람 불고 낙엽 떨어지는 쓸쓸한 계절이어서일까. 가을이 깊어지면 가수의 목소리와 여러 악기의 리듬이 풍성하게 어우러지는 재즈가 듣고 싶어진다. 올해 신보를 발표했거나 내한 공연을 한 보컬리스트와 함께 안온하고 감미로운 시간을 음미하시길.

절제돼 더 달콤한 목소리
호세 제임스





미국의 모던 재즈를 대표하는 호세 제임스Jose´ James의 가장 큰 매력은 목소리다.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언론과 팬들이 ‘천상의 목소리’라 평할 만큼 달콤하다. ‘재즈와 현대음악 뉴 스쿨The New School for Jazz and Contemporary Music’을 졸업한 그는 재즈에 뿌리를 두고 솔soul과 힙합, R&B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질감의 음악을 들려준다. 록 음악의 파워풀한 리듬을 접목한 이후 2년 만에 발표한 신보 는 이른 저녁 칵테일 한잔하며 가볍게 몸을 흔들기에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풍성한 리듬 속에 중간중간 피아노 소리가 빛나고, 호세 제임스 특유의 담백한 목소리는 곡의 템포와 상관없이 시종일관 여유롭게 흐른다. “호세 제임스의 여러 앨범 리뷰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절제’다. 이번 앨범 역시 다채로운 분위기의 곡으로 채웠지만 흐름이 무척 잘 정돈돼 있어 언제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유니버설 뮤직 이창호 대리의 말이다.


파리에 대한 사랑을 담아
세라 매켄지





재즈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과 편곡까지 직접 하는 세라 매켄지Sarah Mckenzie는 ‘호주의 재즈 스타’로 유명하다. 2012년 발매한 로 호주의 그래미상인 ARIA 어워드에서 베스트 재즈 앨범상을 받은 그녀는 이후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퍼포먼스 학위를 받으며 좀 더 단단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다. 깨끗하고 담백한 목소리는 세계적 재즈 레이블인 임펄스와 계약을 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선보인 다섯 번째 앨범 은 그녀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 임펄스 레이블의 계약 건으로 파리에서 머문 그녀는 그곳에서 보고, 느끼고, 맛본 감정을 편안한 리듬 속에 화사하게 풀어놓는다. 앨범 타이틀은 ‘빗속의 파리’지만 긴 장마가 끝난 후 햇살이 비치는 날을 떠오르게 할 만큼 산뜻한 곡이 많다. 색소폰에 랄프 무어, 트럼펫에 도미닉 파리나치 등 뛰어난 실력의 연주자가 빚는 사운드도 돋보인다.


풍성한 하모니와 함께 돌아온 혁신가
나윤선





그간 나윤선은 ‘사운드 실험가’를 자처한 듯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이전 앨범인 <렌토>에서는 그르렁거리는 소리, 날카롭게 찢어지는 소리, 맑고 청아한 소리, 서부 무법자처럼 터프한 소리 등 매 곡마다 다른 소리가 나왔다. 그녀가 4년 만에 신보를 발표했다. 이번 작품의 키워드는 미국.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재즈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 대신 미국의 프로듀서 겸 건반 연주자인 제이미 샤프트와 함께했다. 연주자들 역시 미국인으로만 꾸렸다. 폴 사이먼, 조니 미첼 같은 전설적 가수의 명곡부터 즉흥적으로 부른 노래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만날 수 있다. 전작에서 목소리가 돋보였다면 이번에는 전체적 하모니가 두드러진다.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맞춰 담백한 노래를 들려주는 피터, 폴 & 메리 원곡의 ‘No Other Name’ 등이 대표적이다. 저음과 중음 위주의 곡이 많아 밤에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이 시대 최고의 재즈 보컬
다이애나 크롤





1993년 데뷔해 지금껏 총 13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그중 8장을 빌보드 재즈 앨범 차트 1위에 올린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 유니버설뮤직 이창호 대리는 그녀의 매력을 이렇게 분석한다. “다이애나 크롤의 목소리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놀랄 만큼 닮았다. 눈을 감고 들으면 남성 보컬인가 싶을 만큼 두텁고 고혹적이다. 재즈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그녀는 피아노 연주를 통해 이렇듯 색다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5월에 발매한 신보 은 그녀가 마음먹고 시간과 비용, 열정을 쏟아부은 작품. 콜 포터의 ‘Night and Day’, 냇 킹 콜이 불러 유명해진 ‘L-O-V-E’ 등 고전 재즈 명곡으로 채웠는데 반주를 트리오, 쿼텟, 퀸텟으로 바꾸어가며 진행해 다채로운 사운드가 돋보인다. 기타리스트 러셀 멀론, 드러머 제프 해밀턴 등 실력파 뮤지션도 대거 참여했다.


1910~1940년대 재즈의 통역사
브리아 스콘버그





<월 스트리트 저널>이 ‘이 시대 가장 재능 있는 재즈 뮤지션’ 중 한 명으로 꼽은 브리아 스콘버그Bria Skonberg는 1910년대 뉴올리언스 재즈부터 1930~1940년대 신나는 스윙 재즈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트럼펫 연주자이기도 한 자신의 개성을 십분 살린 음악을 들려준다. 최근 발매한 는 올드 재즈 마니아에게 유독 반가울 앨범. 니나 시몬의 ‘My Baby Just Care for Me’부터 발레이다 스노의 히트곡 ‘High Hat, Trumpet and the Rhythm’까지 재즈 애호가가 아니어도 여러 차례 들어봤음직한 노래가 선물처럼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씩씩한’ 느낌의 곡이 많다. 치어리더팀 주장처럼 활기찬 모습이지만 목소리는 낮고 깊게 울려 퍼지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