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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VIEW

New Landmark in Seoul

끊임없이 새로운 건물이 생기고 사라지는 역동적인 도시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공중 수목원부터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한 사옥까지 곳곳이 다채로운 얼굴로 바뀌고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젊은 건축가 8인과 함께 새로운 랜드마크 아홉 곳을 간추렸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곳부터 차례대로 소개한다.

1 서울로 7017





“남대문에서 서울역을 지나 만리동으로 이어지는 보행로 덕분에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쳐만 가던 길에서 한숨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대로변에 자리한 건물에도 작은 변화가 꿈틀댈 것이다.” 사무소 효자동 서승모 소장의 말이다. 1970년에 지은 서울역고가는 2006년 ‘안전 등급 D 판정’을 받고 2014년에는 바닥판 콘크리트가 탈락하는 등 안전성 문제로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가 17개의 보행길로 다시 태어났다. 기찻길을 공원으로 변신시킨 뉴욕 ‘하이 라인 파크’를 비롯한 도시 재생 사업에 주목한 서울시가 노후된 시설을 철거하는 대신 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한 것.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는 공중에 떠 있는 고가의 모습에 착안해 서울로7017을 공중 수목원으로 설계하고 화분에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를 심었다. 걷다 보면 서울시 명예 셰프 10명이 다채로운 스타일의 비빔밥을 선보이는 ‘7017서울화반’, 단팥죽과 팥빙수를 맛볼 수 있는 ‘목련다방’, 토스트를 판매하는 ‘수국식빵’ 등 다채로운 먹거리도 만날 수 있다. 빈백, 해먹을 설치해 도심 속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낮잠의 여유’ 등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사람길’로 거듭나고 있다. 조호건축 이정훈 소장은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기보다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면서 도시를 가로지르는 공중 정원을 기대해본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도시를 진화시키기 위해 시도한 점, 서울의 건축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모 교토에서 태어나 경원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도쿄 예술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마쳤다. 2010년 건축사무소 ‘사무소 효자동’을 세운 후 한옥 리모델링, 실내디자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훈 파리 라 빌레트 건축대학에서 공부한 후 자하 하디드, 반 시게루 등 세계적인 건축가 사무실에서 일했다. 현재 건축사무소 ‘조호’를 이끌고 있는 그는 지난해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를 선보였다.


2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올해 말 아모레퍼시픽 사옥이 지상 22층, 지하 7층 규모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영국 출신의 저명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설계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건축계에서 화제가 됐다”는 스튜디오 언맷 이민수 소장의 말처럼 자연, 주위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간결한 디자인으로 지어 올릴 신사옥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ㄷ’ 자 구조로 설계해 직원 간의 활발한 소통은 물론 바람의 순환, 일조량까지 고려한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기둥, 마당, 마루 등 한국 전통 가옥의 요소까지 반영했다. 플레인웍스 권경민 소장은 “서울의 중심인 용산에 위치해 상징성이 크다. 고층 건물에서 보기 드문 중정(마당)과 다양한 방식의 비움을 통해 서울의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였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지하 1층에는 미술관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여러 개의 전시장뿐 아니라 로비, 야외 정원까지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아트 라이브러리, 작가 아카이브까지 개방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수 소장은 “기흥에 자리하던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이미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정도로 남달랐다. 세계적인 거장 알바루 시자가 설계하고 건축가 김종규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 높은 품격과 건축의 완성도를 갖추었다. 또 한 번 예술적 가치가 풍성한 공간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수 뉴욕 대학교 산하 티시 예술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의 여러 건축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한국에 들어와 AnL 건축사무소를 설립했다. 현재 스튜디오 언맷UNMET 크리에이티브 고문을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디자인 대학 조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서촌에 지은 ‘몽당 주택’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권경민 숭실대학교 건축학부와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한 권경민은 매스스터디스와 이재하 건축사 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2014년 플레인웍스를 설립했다. 옥외 쉼터 ‘신선놀음’(프로젝트팀 문지방)이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가 공동 주최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부천대학교 겸임교수로 출강 중이다.


3 KEB하나은행 Place1



KEB하나은행 삼성동 별관이 금융 업무부터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 ‘Place1플레이스원’으로 태어난다. VIP 고객을 위한 공간부터 지하 1층에 위치한 아트/디자인 서점, 고품질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아스텔앤컨’ 청음공간, 브랜드와 작가들의 팝업 전시 등 다채로운 콘셉트로 꾸밀 예정. 모듈화된 외벽 패널을 퍼즐처럼 연결한 입체적 조형미도 돋보인다. 모토엘라스티코의 시모네 카레나Simone Carena 소장은 “좋아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어반 하이브의 ‘돌연변이’ 같다. SNS에 업로드하기 위한 셀피selfie 배경으로도 훌륭하다. 특히 디지털상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외관으로 SNS 속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인웍스 권경민 소장은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돋보인다. 일반적 리모델링이 낡은 건물의 내・외관을 수선해 건물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건축가 김찬중이 이끄는 ‘더 시스템 랩’의 작업은 리모델링 영역을 공간적으로 확장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3차원 퍼즐처럼 모듈화된 외벽 패널은 기존의 건축물과 차별화되는 입체적 파사드를 구현해 건물 내부에서 바라보는 서울을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모네 카레나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 토리노 공과대학 학사 및 서든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건축학교에서 건축 석사 학위를 받았다. 16년 전 한국에 정착한 그는 마르코 브루노와 함께 건축사무소 ‘모토엘라스티코’를 설립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IDAS)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4 밤섬 생태관찰데크


©매스스터디스
시설 노후로 가동을 멈춘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복합 문화 공간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로 탈바꿈한다. 당인리 화력발전소와 밤섬 사이에 위치할 밤섬 생태관찰데크는 물 위를 가로지르는 산책길. 수파 슈바이처 송의 송률 소장은 “서울의 가장 큰 랜드마크인 한강의 한 부분으로서 한강을 더욱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주변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도록 디자인한 밤섬 생태관찰데크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밤섬과 주변 한강 생태를 관찰하며 생각할 수 있는 장소”라며 이곳을 가장 기대되는 랜드마크로 꼽았다.

송률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아트 아카데미에서 사회 문화의 콘텍스트에 중점을 두고 있는 ‘개념적 디자인 건축’ 마스터 과정을 졸업했다. 2001년 크리스티안 슈바이처와 함께 건축사무소 ‘수파 슈바이처 송SUPA Schweitzer Song’을 설립해 유럽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5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



“온통 백색 공간으로 방향을 잃기 쉽고 삭막해서 머물기 싫었던 코엑스몰 중심부가 달라졌다. 책이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비로소 이용자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창출했다.” 이민수 소장의 말이다. 지난 6월 오픈한 직후부터 많은 이의 사랑을 받으며 도심 속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별마당 도서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오픈 라이브러리인 이곳은 센트럴플라자 중 심부에 2800m² 규모의 복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은은한 불빛이 인상적인 13m 높이의 서가가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것이 특징. 5만여 권에 달하는 책으로 가득한 대형 서가가 인상적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콘센트를 구비하고 테이블도 마련했다. 이 소장은 “애당초 도서관의 본질적 기능을 하는 ‘진짜 도서관’이 필요했다기보다 코엑스몰 내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태블릿을 통한 E-북, 쇼핑몰 내에 입점한 영풍문고와의 키오스크 서비스 공유 등은 적절한 활용이라고 생각된다. 좋은 점과 아쉬운 부분이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코엑스의 따뜻한 변화가 반갑다”고 말했다.


6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는 고층 아파트로 이뤄진 지루한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비무장지대에서도 눈에 띄도록 한 ‘미사일’ 같다.” 시모네 카레나 소장의 눈에 비친 롯데월드타워의 모습이다. 2017년 4월 3일, 국내 최고最高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개장하면서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허공을 걷는 듯한 유리 바닥 전망대 ‘스카이데크’도 있어 500m 상공에서 서울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곳. 스카이데크는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가장 높은 유리 바닥 전망대’로 등재됐다. 이정훈 소장은 “처음 계획안이라고 나돌았던, 에펠탑을 그대로 차용한 디자인에 비해서는 발전된 모습이라 생각한다. 현재 디자인에 만족할 순 없지만 초고층 타워가 지닌 상징성과 상업적 확장성 측면에서 볼 때 서울을 상징하는 하나의 랜드마크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7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오감으로 미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지난 4월 오픈한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는 맛을 경험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공간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1층에는 베이커리를 배치하고 2층에는 190종의 향신료를 직접 만지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인그리디언츠 하우스Ingredients House를 조성했다. 3층에서는 1만여 권에 달하는 요리책을 갖춘 라이브러리를 만날 수 있다. 독창적인 요리법을 소개하는 책부터 요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도와주는 책까지 초보자와 셰프 모두를 위한 라인업을 갖추었다. 이외에도 셰프, 파티시에 등 전문가가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베이스먼트 베이스 이경택 소장은 도산공원 주변을 거닐며 착공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을 지켜봐 이곳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다고 말한다. “안정감 있는 조형성, 이를 감싸는 콘크리트와 폴리카보네이트 같은 차분한 재료가 인상적이다. 디테일을 풀어내는 능력이 업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원오원 아키텍츠 최욱 소장이 작업했는데 세부 마감이 무척 뛰어나 내부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연작의 마침표를 찍는 곳이라는 점이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 언니네 이발관 6집만큼이나 아쉽다.”

이경택 건축사무소 베이스먼트 베이스Basement Base 소장. 주택 ‘Mother’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고, 현재는 무용가 김백봉을 위한 아카이브 센터를 설계 중이며 ‘2017 한강 건축 상상전’을 총괄하고 있다. 독립 서점 ‘프레스 임프레스Press Impress’를 운영하고 있다.


8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


사진 신경섭
문도호제 임태병 소장은 서울로 7017보다 그 끝자락, 서부역 맞은편에 위치한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에 주목한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이르는 순우리말. 만리동 공원 공공 미술 작품 설치 지명 공모에 당선된 SOA 건축의 작품이다. 지름 25m, 지하 4m를 파내고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루버를 설치해 도시 풍경이 일렁이는 물결처럼 반사된다. 시민들은 지하로 내려가 서울의 풍경을 올려다볼 수 있다. “대지에 대한 해석, 재료의 선택, 표현 방식, 완성물의 효과 그리고 스케일의 적절함 등 모든 면에서 오히려 서울로 7017을 능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두드러지지 않고도 얼마든지 근사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꼽고 싶다.”

임태병 건축가이자 공간 기획자로 (주)건축사사무소 SAAI의 공동 대표를 거쳐 2016년 독립했다. 현재 문도호제文圖戶製 대표를 맡고 있다.


9 서울시 동주민센터



서울시에서는 2015년부터 일반 행정 중심의 동주민센터를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경하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건축가 송률은 다수의 건축가가 참여해 리모델링하고 있는 서울 곳곳의 동주민센터가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서류 업무를 주 업무로 하던 동사무소의 역할도 시대가 변하며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동주민센터라고 불리며 주민자치 영화 상영관, 도서관, 커뮤니티 카페, 사랑방 등을 갖춰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있다.”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