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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고 아름답기까지한 전 세계의 병원

Hospital Design

한 나라의 문화적 성숙도를 판가름하는 척도 중 하나가 병원 디자인이다. 신체적, 정신적 약자를 위한 ‘건축적 배려’를 보면 그 나라의 공동체 의식을 가늠할 수 있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동선은 물론 마감재까지 신경을 쓴, 전 세계 곳곳의 병원 시설을 소개한다.

Patient Hotel in Copenhagen





덴마크 국립의료원에서 최근 새롭게 선보인 이곳의 이름은 ‘페이션트 호텔’. 국립의료원이 있는 코펜하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해 병원에 올 때면 인근에서 1박을 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건물은 총 6층으로 구성된다. 아래 3개 층은 환자들을 위한 호텔, 그 위 3개 층은 입원 수속을 도와줄 스태프들이 거주하는 ‘행정동’이다. 건축물 설계는 코펜하겐에서 활동하는 3xn 아키텍츠가 맡았는데 환자의 편안함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작업했다. 커다란 ‘ㄷ’ 자 유닛 2개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쌓은 구조. 양쪽 유닛 모두 가운데 부분이 비어 있어 빛이 건물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온다. 파사드 마감재로는 밝은 색깔의 천연석, 유라겔브Jura Gelb를 사용해 전체적으로 환환 느낌을 준다. 차분히 머무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객실의 크기는 대략 20m2.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발코니가 딸려 있고, 덴마크 특유의 간결한 가구를 최소한으로 들여놔 답답하지 않다. 전망도 좋아 발코니와 레스토랑에서는 ‘아모르 파크Amor Park’ 가 보인다. 환자들뿐 아니라 관리 직원들의 편의에도 신경 써 정원처럼 꾸민 옥상을 포함해 틈틈이 휴식을 취할 만한 공간이 많다. 각층의 로비는 라운지로 사용하는데 여유 공간이 많아 전혀 답답하지 않다. Juliane Maries Vej 18, Copenhagen, Denmark, www.3xn.com


The University of Arizona Cancer Center in Tucson





미국 애리조나 주 투손Tucson에 있는 애리조나 주립대학 캠퍼스 내에 는 대학 부속 암 센터가 있다. 연구동이 아닌, 환자 치료 전용 시설. 11만 3311m2(약 3만4276평)에 들어선 사각 박스 형태의 건축물로 대학 캠퍼스 내에 일반 병원이 들어선 건 애리조나 주에서 이 암 센터가 처음이다. 이곳 역시 환자를 위해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파사드 전면에 차양 역할을 하는 갈색 컬러의 철판을 덧대 한여름이면 38。C까지 치솟는 더위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고, 드넓은 뜰과 정원에는 야자수나 선인장을 심었다. 설계를 맡은 미국의 ZGF 아키텍츠 측은 “건물을 이용하는 환자나 의료진이 애리조나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길 바랐다. 가장 고심한 것 중 하나는 차양으로 조금이나마 순화된 빛이 건물 안으로 유입되도록 한 것이었다. 철판, 유리와 함께 주요 마감재가 된 것은 자연석인 트래버틴Travertine. 연노랑에 가까운 연하고 밝은 색깔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3838 N. Campbell Ave. Tucson, AZ 85719-1454, www.zgf.com


Guy’s Hospital in London



런던 중심부에 있는 가이스 병원은 외관만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친근함을 넘어 근사하고 기발한 느낌까지 드는 디자인. 이렇듯 경쾌한 기분을 선사하는 주역은 파사드다. 스테인리스 강철을 뜨개질하듯 엮어 만들었는데 올록볼록한 모양이 과감하게 확대한 여체女體를 연상시킨다. 설계를 맡은 곳은 영국의 헤더윅 스튜디오. 특수 제작한 108개의 곡면 강 철로 독특한 외관을 만들어냈다. “병원이 자리한 곳은 도로가 좁은데다 보행자도 많아 입구를 찾기가 어려울 만큼 번잡했다. 추한 외관의 보일러실까지 현관과 가까이 있어 품위를 더욱 떨어뜨렸다. 보일러실을 효과적으로 가리면서도 어떻게 하면 병원 자체를 눈에 띄게 할까? 하는 것이 미션이었다. 해결책은 보일러실에 비스포크 서비스로 만든 듯한 강철 옷을 입혀주는 것. 이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보일러 슈트Boiler Suit’란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다.” 실력은 물론 위트까지 겸비한 헤더윅 스튜디오의 설명이다. Great Maze Pond, London SE1 9RT, UK. www.heatherwick.com


Hisham A. Alsager Cardiac Center in Kuwait









“병원이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 병원이 상당히 긴 입원과 치료 기간을 요하는 재활 병원이라고 하면 더욱 그렇다. 심장 재활 센터인 이곳을 설계하며 각별히 신경을 쓴 것은 이렇듯 우울하고 부정적인 인상의 공간을 최대한 밝고 생동감 넘치는 쪽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쿠웨이트는 물론 페르시아 만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심장 전문 재활 센터를 설계한 AGI 아키텍츠 측의 설명이다. 그들의 열망과 계획대로 병원은 리조트 못지않은 공간으로 바뀌었다. 거친 모래바람을 맞아도 견딜 수 있도록 자연석을 단정하게 쌓아 올린 비정형 건물. 정면과 옆면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창문을 내 건물 안에서 바깥 전망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내부 시설도 훌륭해 실내 수영장, 체력 단련실, 러닝 트랙 등 활발하게 몸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큰 중정이 따로 있는데다 복도 곳곳에도 작은 ‘글라스 정원’을 조성해 이동하며 수시로 식물을 바라볼 수 있다. 정원 주변부를 빨간색으로 칠해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점도 눈에 띈다. AGT 아키텍츠 측은 “심장은 생존의 필수 요소인 혈액을 각 기관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장기의 특징까지 디자인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Sabah Medical Region, Kuwait. www.agi-architects.com


Ortho Wijchen in Wijchen





네덜란드 동부 헬데를란트Gelderland에 있는 베이헌Wijchen. 거주 인구가 3만 명 정도에 불과한 소읍으로 한국에 비유하자면 충북 단양군쯤 되는 규모다. 이렇듯 작은 마을에 들어선 오르토 베이헌 치과는 대도시에 있는 병원이 부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시설을 자랑한다. 흰색 페인트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단층 병원. 벽면에 난 여러 개의 창문으로는 농가와 목초지가 펼쳐진다. 전체 건물의 반을 차지할 만큼 지붕을 높게 설계한 것도 인상적이다. 가장 압도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곳은 치료실. 벽면 전체를 통유리로 마감해 의자에 누워서도 잔디밭과 농경지를 볼 수 있다. 앞쪽으로 큰 빌딩이나 주택이 없어 그야말로 뻥 뚫린 전망.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스튜디오 프로토타t입udSio Prototype은 “병원을 따뜻하고 밝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색상 한 가지, 가구 하나를 고르는 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전문 업체가 투입됐지만 꾸민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 미덕. 자작나무로 만든 긴 의자를 벽면에 고정시키는 등 깨끗하고 단순한 디자인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Het Slotje 5, 6603 Wijchen, Netherlands, www.orthowijchen.nl


Losada Serrano Dental Clinic in Betanzos







모든 병원이 그렇지만 유독 발걸음을 주저하게 되는 곳이 치과다. 차갑고 날카로운 도구가 이를 가는 소리는 생각만으로도 몸서리를 치게 한다. 작년, 스페인 라 코루냐 주에 있는 자치 시 베탄소스Betanzos에 오픈한 로사다 세라노 덴털 클리닉은 디자인만으로 이런 ‘공포’를 상당 부분 완화한다. 설계를 맡은 다비드 실보사 & 파트리시아 파리스 아티텍추라David Silvosa & Patricia Paris Arquitectura 측이 “지금껏 한 프로젝트 중 가장 복잡했다”라고 할 만큼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의사의 가운 색깔과 같은 청록색을 카펫, 화장실 안내 표지판, 간판은 물론 메모장에까지 일괄적으로 사용해 감각적이면서도 선명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낸다. 병원에 머무르는 동안은 물론 주의사항 등이 적힌 메모지를 받아들고 문을 나설 때조차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공간은 대기실. 간결한 디자인의 원목 가구로 채웠는데 디자인이 모두 심플한데다 자주색, 회색 등으로 포인트를 줘 인테리어 잡지에 나오는 리빙룸을 연상시킨다. 건물 바깥으로 직사각형 창문을 여러 개 낸 것도 눈에 띈다. 창문을 통해 대기실이 고스란히 내다보여 좀 더 친근하게 치과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3개의 진료실과 리셉션 등 각 공간 구획은 회색 벽돌을 쌓은 가벽으로 했다. 다비드 실보사 & 파트리시아 파리스 아티텍추라 측은 “건물에 창을 여러 개 내면서 채광에도 신경을 썼는데 실내로 들어온 온기가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고 밝혔다. 진료실은 모든 벽면을 흰색으로 마감해 깨끗하고 단정한 분위기다. Plaza Pepito Arriola, 1 Bajo, 15300 Betanzos, Spain.www.losadaserrano.com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