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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special

서울, 우리에게 가장 매력적인 주제

서울을 예술 재료로 삼는 이들이 있다. 지금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도시의 흔적을 기록하고 있는 이들, 회화 작가 4명의 눈에 비친 서울을 소개한다.

현실 안의 유토피아로서의 서울
권인경

1980년대 급격한 개발이 이뤄지던 대치동에서 태어난 권인경은 허허벌판에 하늘을 뚫을 듯한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과정을 지켜보며 성장했다. “30년 이상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아날로그 도시’와 ‘디지털 도시’를 모두 겪었다”는 그녀는 “서울은 샴쌍둥이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해체와 생성을 반복하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축적된 도시로서 서울을 표현하기 위해 복합적인 시공간을 품고 있는 고서古書를 콜라주 한다. 그녀에게 서울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유토피아를 뜻하는 ‘헤테로토피아’다. “세계 대도시 중에서 산을 도처에 품고 있는 곳은 서울이 거의 유일하다. 겹쳐진 산과 그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 사이로 삶의 공간이 직소 퍼즐처럼 펼쳐져 있고 한강이 이를 둘러싸고 있다. 인공의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도심 속에 존재하는 자연 또한 서울의 랜드마크인 셈이다.”


‘정감화된 공간’, 125×165cm, 한지에 고서 콜라주, 수묵채색, 2010

서울의 주택을 기록하는 작가
잉고 바움가르텐

도시에서 마주한 건축물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잉고 바움가르텐Ingo Baumgarten은 독일에서 태어나 파리, 도쿄 등 유럽과 아시아 곳곳에서 작업을 이어가던 중 서울에 정착하게 됐다. 홍익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8년째 살고 있는 서교동은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장소다. 그는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작품의 소재를 발견하다 ‘양옥’에 매료됐다. ‘서양식으로 지은 집’을 의미하는 양옥에서 한국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한 것이다. “1970~1980년대에 지어진 양옥은 한국 전통 건축양식과 서양 건축물의 요소가 섞여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가족 단위의 주거 공간인 양옥이 상당수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서울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잉고 바움가르텐은 주변에 항상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포착,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한다. 성산동에 위치한 방치된 낡은 건물 속 쌓여 있는 박스가 ‘미니멀 아트’처럼 보여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했고 신도림의 한 식당에서 본 흔한 쓰레기통도 작품의 소재가 됐다. 요즘 그에게 가장 흥미로운 동네는 연희동. 중산층, 상류층이 주로 거주하던 고급 주택에 문화적 감각이 더해져 카페, 레스토랑, 상점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서울은 내가 아는 유럽의 그 어떤 도시보다 역동적이다. 그런 도시에 살게 돼 기쁘다. 하지만 역동성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기존의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 올려 서울에 거주하기 시작한 2009년 당시의 풍경과 공통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도 많다. 가치 있는 것들이 파괴되고 획일적인 모습이 된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Untitled’(House, blue door, Seogyodong), 180×220cm, Oil on Canvas, 2012~2013


‘Untitled’(Storage, Seongsandong, Seoul), 100×80cm, Oil on Canvas, 2015

생명력 넘치는 서울의 랜드마크
장 프랑수아 라리외

장 프랑수아 라리외Jean François Larrieu는 강렬한 색채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전 세계 컬렉터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중견 화가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피레네 산맥 일대와 대지를 이루는 형태나 색, 유년기의 추억 또는 여행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 그는 도시의 풍경에 전원의 요소를 담아내 시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20여 년 전 처음 서울에 온 이래 2008년, 2012 년, 2016년 총 세 번 한국을 방문한 그는 N서울타워, 명동, 한강 등을 화폭에 담았다. 한불수교 130주년이었던 작년에 오페라 갤러리 서울에서 개최한 개인전 <풍경여정Landscape Journeys>전을 위해 2011년부터 서울의 다양한 풍경을 그려왔다. 다채로운 색과 곡선을 사용해 건축물과 자연을 한 화폭에 담아내는 것이 그의 장기. 삶의 기쁨을 발산하는 듯한 몽환적 화풍이 매혹적이다. 라리외 고유의 기법으로 다시 태어난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는 역동적이고 활기 넘치는 모습. 낮보다 더 화려한 서울의 야경을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표현했다. 캔버스에 수많은 색을 칠한다음 최소 네 번 이상을 덧칠해 여러 층의 물감이 섞이며 특유의 텍스처와 풍부한 색조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선과 원을 중첩시키고 추상적인 도형을 곳곳에 배치해 생동감을 더한다.


‘Han river’, 92×73cm, Acrylic on Canvas, 2016

조각 내 이어 붙인 서울
이선화

푸른 하늘과 바다가 보이는 전라도의 작은 섬에서 자란 이선화에게 도시는 환상 그 자체였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살게 된 서울은 기대와 달랐다. “서울은 자본에 대한 거대한 욕망으로 가득한 큐브 같았다. 그 안에 살고 있는 도시인들은 권력, 자본, 계급으로 인한 폭력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서 느낀 불안과 두려움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과 홍대 일대,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며 거대도시를 형성하는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를 소재로 삼는 그녀는 산책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미지를 재조합한다. 도시의 이미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도시 조각’은 욕망의 파편을 상징한다고. 도시의 폭력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것은 땅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줄기를 뜻하는 ‘리좀Rhyzome’적 시선으로 서울을 표현하는 것. 무작위적으로 연결되는 땅속줄기처럼 복잡한 네트워크로 형성된 도시를 조형적으로 확장한다.


‘A confused memory of’, 60.6×90.9cm, Oil on Canvas, 2010


‘A confused memory of’, 60.6×90.9cm, Oil on Canvas, 2010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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