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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NEW DESIGNERS IN DENMARK

‘핀 율, 아르네 야콥센, 베르너 판톤, 폴 헤닝센의 뒤를 이를 최고의 신진 디자이너들!’ <럭셔리>가 주한 덴마크 대사관, 원더풀 코펜하겐, 덴마크 문화청과 함께 고심한 취재의 방향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리빙 디자인 왕국 덴마크에서,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의 일상을 가장 풍요롭게 하고, 유명 기업들이 앞다퉈 협업을 제안하는 7명의 리빙 디자이너를 만났다. 덴마크 리빙 디자인의 오늘을 수놓고 있는 새로운 ‘별’들, 그리고 그들의 주목할 만한 작품 세계.

독창적 디자인의 플랫폼 프라마 Frama


2004년 처음 만나, 2011년부터 전 세계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며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는 드리톤 메미시Driton Memisi(왼쪽)와 닐스 스트뢰예르 크리스토페르센Niels Strøyer Christophersen(오른쪽). 프라마는 이들이 2008년에 설립한 브랜드로 테이블웨어, 조명, 가구 등 모든 분야의 리빙 제품을 선보인다. 목재, 구리, 철, 콘크리트, 유리, 마블, 코르크, 대리석 같은 다양한 자재를 완벽한 형태와 미감으로 믹스 매치하는 것이 특기. 도로의 중앙분리대로 쓰이는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영감을 받아 육중한 콘크리트 블록에 철제 다리를 결합해 만든 ‘64 벤치’ 같은 작품은 이들의 실력이 재료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수준임을 보여준다.


1 얇은 알루미늄 원판과 전구를 이용해 만든 조명.
2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아시자와 케이지와 협업해 선보인 수납함.
3 니콜라이 비 한센과 함께 만든 원형 스툴과 테이블은 프라마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다.
4
프라마의 인하우스 제품인 비대칭 목제 의자와 벤치. 

직접 디자인한 제품도 많지만 건축가나 디자이너에게 의뢰한 작품도 여럿이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덴마크 최고의 산업 디자이너 중 한 명인 니콜라이 비 한센Nicholai Wiig-Hansen과 만든 원형 스툴과 테이블. 코르크로 만든 원통형 받침에 흰색이나 검은색 대리석을 둥글게 깎아 얹은 디자인. 각지거나 튀어나온 부분이 하나도 없는 원의 미학 그 자체다. 함께하는 건축가나 디자이너에게 이 두 남자는 탁월한 프로듀서이며 프라마는 아이디어가 작품으로 완성돼 나오는 매력적 플랫폼이다. 그들의 디자인 철학은 명쾌하다. 심플한 조형성! “간결하고 단정한 라인, 구매한 지 6개월 만에 망가지는 일이 절대 없는 강한 내구성, 집 안에 두었을 때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는 조형미.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이다.” 프라마의 제품은 코펜하겐에 있는 쇼룸, 유명 백화점과 덴스크 같은 리빙 제품 편집 숍 등에서 판매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 리빙 편집 숍에서도 방문해 쇼룸에 있는 거의 모든 제품을 주문했다고. Org. St. Pauls Apotek Fredericiagade 57, 1310 Copenhagen, www.framacph.com


오더 메이드 전문 디자이너 니콜라이 로렌츠 멘체 Nikolaj Lorentz Mentze


인터뷰 당일, 그는 막 코펜하겐 공항에서 오는 길이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출장 목적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는 한 컬렉터의 집에 새로운 조명을 설치하는 것. 컬렉터는 왕복 비행기 티켓까지 제공하며 그의 감각과 손길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멘체의 디자인은 독창적이면서도 재치가 넘친다. 사각 대리석 안쪽에 홈을 파고 LED와 전선을 넣어 완성한 조명, 시트 표면에 프레스로 촘촘한 격자무늬를 찍어, 나무판을 수공예로 엮어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내는 스툴 등 작품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아쉽게도 그의 제품은 백화점이나 편집 숍에서 구매할 수 없다. “대량생산품보다는 오더 메이드 제품 디자인을 선호한다.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 공간에 딱 맞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내 특기다.”


1, 2 수많은 고고학 유물을 소장한, 뫼스고르 뮤지엄과 협업해 만든 포스터와 청동 의자. 고고학자들의 유물 발굴 현장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
3 목재와 금속을 활용해 만든 간결한 디자인의 벤치.
4 그는 아틀리에에 방직기까지 두고 다양한 디자인과 재료를 실험한다.

덴마크 인테리어 디자인 업계에서 그는 공간 연출가, 아트 디렉터로도 유명하다. 덴마크 슈즈 브랜드 에코와는 매장 레노베이션 작업을 했고, 덴마크의 섬유업체 크바드라트Kvadrat를 위해서는 화보 촬영용 가구를 만들었다. 덴마크 오르후스 지역에 있는 뫼스고르 뮤지엄Moesgaard Museum과 협업해 선보인 ‘고고학자를 위한 청동 스툴’은 특히 많은 이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 “<인디애나 존스> 같은 영화를 보면 고고학자들이 유물 발굴 현장에서 쓰는, 목재와 천으로 만든 의자가 나오지 않나. 박물관 지하 창고에서 우연히 그런 의자를 발견했는데 이거다 싶더라. 투박한 느낌이 들면서도 튼튼한 제품을 만들고 싶어 청동을 선택했다. 뫼스고르 뮤지엄은 선사 시대를 포함해 다양한 연대의 고고학 유물을 보여주는 곳이라 디자인적으로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중시하는 것이 그 사람, 그 공간과의 커넥션이다.”

할아버지가 영화감독, 아버지가 사진가, 어머니가 저널리스트라 어릴 때부터 다양한 문화와 디자인 제품을 접했다는 그는 덴마크의 콜딩 디자인 스쿨Kolding School of Design을 졸업하고 뉴욕 맨해튼의 디자인 회사에서 일했다. 중국이나 핀란드처럼 고유의 문화와 디자인이 있는 곳에 살며 새로운 디자인을 실험하는 것이 꿈이다. Vesterbrogade 45 DK, 3250
Gilleleje Copenhagen, nikolajlorentz@gmail.com


사랑스러운 도예 왕국의 주인 아네르스 아르호이 Anders Arhøj


코펜하겐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그의 2층 작업실은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에 등장하는 집처럼 비현실적으로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가득했다. 넓고 환환 공간. 구석구석 창틀마다 화분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나무판과 선반에는 수많은 도자기가 방금 구운 빵처럼 훈훈한 기운을 풍기며 가지런히 놓여 있다. 도자기 작품은 연보라색, 노란색, 갈색, 초록색 등 저마다 화사한 색깔인데 동그란 눈까지 그려 넣어 꼬마 유령 같은 모습이다. 바로 이 작품이 아네르스 아르호이를 스타 도예가로 만든 ‘고스트Ghost’. 한 달에 2000개씩 팔려나가는, 덴마크의 ‘국민 유령’이다.


1, 2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이너 출신답게 그의 작품에는 동심과 유머가 가득하다. 노랑, 파랑, 보라 등 원색 작품도 많아 생기가 넘친다.
3, 4 붓꽂이나 화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도기.
5, 6 장식용으로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고스트’ 시리즈.

그는 덴마크 공영방송국 DR TV에서 일하며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고, 일러스트레이터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 “세라미스트로 인생 항로가 변경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2011년 도예가 친구를 한 명 사귀었는데 그녀에게 ‘모양을 이렇게 해보면 어때?’, ‘색깔을 좀 더 화려한 걸로 바꿔보자’ 하며 조언을 하다가 도예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약 1년간 일본 유학도 다녀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똑같다.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나만의 왕국을 만드는 것.”

앙증맞은 디자인, 밝고 화사한 컬러 외에 기법에서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작품의 위쪽 부분에만 유약을 칠하는 것. 유약이 흘러 내리면서 생긴 무늬와 윗부분은 맨들맨들하고 아랫부분은 꺼끌꺼끌한 촉감이 신선하다. 화기, 컵 등 그가 만든 다양한 제품들은 덴마크의 리빙 디자인 편집 숍 헤이Hay를 비롯해 전 세계 244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Sturlasgade 14M, 1. DK-2300 Copenhagen S, www.arhoj.com


유명 브랜드의 독보적 파트너 세실리에 만스 Cecilie Manz


뱅앤올룹슨, 닐스 홀거 모오르만Nils Holger Moormann(독일의 가구 회사), 홀메고르Holmegaard(덴마크 세라믹 브랜드)…. 세실리에 만스에게 디자인을 의뢰하는 회사들이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그녀와 협업하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매혹적이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때문. 뱅앤올룹슨이 젊은 층을 겨냥해 내놓은 휴대용 스피커 ‘베오릿12Beolit 12’가 대표적이다. 단정한 라인의 알루미늄 외형에 가죽 스트랩을 달아 ‘음악 도시락’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 덴마크의 집게 젓가락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테이블. 누구라도 쉽게 조립할 수 있다.
2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세계적 인기를 끈 ‘베오릿12’.
3 높이가 다른 3개의 의자를 연결해 아이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3단 체어.
4 간결하고 단정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벤치.
5, 6 여행지에서 사온 작은 소품과 실험 중인 작품, 미술품으로 꾸민 아틀리에 내부.

아틀리에에서 만난 그녀는 성공 비결로 ‘사용자의 입장에 서는 것’을 꼽았다. “재료부터 크기, 기능까지 내가 소비자라고 생각하고 직접 사용해보며 계속 수정 작업을 거친다. 출퇴근길에도 프로토타입을 들고 다니며 개선할 점을 체크한다. 제품을 아틀리에 밖으로 갖고 나와 사용해보는 것은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다. 스텔톤Stelton과 베이킹 브러시를 만들 때는 직접 빵을 굽고, 설거지도 해보며 솔의 길이와 강도를 체크했다. 자신이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은 과감하게 거절하는 것도 커리어 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 3년 넘게 소득 없이, 거의 실업자 상태로 지내면서도 진심으로 끌리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았다. 디자이너에게 최장 3년까지 생활보조금을 지원하는 덴마크의 사회복지 시스템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웃음).”

그녀가 산업 디자이너로 성공하게 된 계기도 인상적이다. “어느 날 우연히 공사장에서 작업 중인 인부들을 본 적이 있다. 사다리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사다리가 의자처럼 편안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 고민 끝에 세 번째 디딤 다리를 곡면으로 처리해 등을 기댈 수 있게 했다. 한 전시회에 이 작품을 출시했는데 닐스 홀거 모오르만 측에서 보고 사려 깊은 디자인이라며 협업 프로젝트를 제안해왔다.” Sølvgade 5 St. 1307 Copenhagen K, www.ceciliemanz.com


유머와 재치로 무장하다 크리스티안 트뢸스 Christian Troels


그의 작업실은 소규모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모여 일반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맹렬 정진하는 사회적 기업 ‘파운더스 하우스Founders House’에 있다. 카페와 게임방은 기본. 방음재로 방 전면을 마감해 고성을 질러도 바깥으로 새나가지 않는 ‘앵그리 룸’도 있다. 크리스티안 트뢸스는 “오늘 아침에도 이곳에 들어간 사람이 한 명 있었다”며 방긋 웃어 보였다.

크리스티안 트뢸스는 지금 코펜하겐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레고 그룹의 콘셉트 랩Concept Lab에서 근무하다 자신의 이름을 건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최신 작품은 ‘변화’, ‘변천’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이름을 딴 ‘무타티오Mutatio 조명’. 평상시에는 원통형 조형물처럼 보이지만 절개부를 따라 윗부분을 들어 올리면 LED를 삽입한 헤 드가 나타나 조명으로 변신한다. 몸통과 헤드가 맞물리는 부분의 유려한 곡선이 특히 매력적으로 덴마크에서 가장 큰 조명 브랜드 중 하나인 레 클린트Le Klint에서 판매한다.


1 개성 넘치는 컬러와 리드미컬한 라인이 매력적인 자전거.
2 상판을 두껍게 만들고 그 안에 3개의 서랍을 ‘숨겨놓은’ 테이블.
3 최신 히트작으로 덴마크 유명 조명 브랜드 레 클린트에서 판매하는 ‘무타티오’ 조명.
4 어린이용 놀이 기구 ‘로킹 호스’.
5 폴딩형이라 공간 활용도가 높은 철제 옷장.

“공장이 여기 있으면 좋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며 그가 노트북으로 보여준 작품도 재미있었다. 얇은 스틸로 만들어 간결함이 돋보이는데다 분체도장 Powder Coating(아주 고운 가루 입자를 제품에 고르게 뿌려서 색을 입히는 방법)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폴딩형 옷장, 보트나 반달 같은 형태로 만든 2개의 나무판에 스트랩과 가죽 안장을 결합해 만든 어린이용 놀이 기구 ‘로킹 호스Rocking Horse’ 등 유머와 재치 넘치는 작품이 많다. 희극배우처럼 유머러스한 표정과 몸짓으로 촬영에 임한 그는 “내 관심사는 재미있고 놀라운 디자인이다. 무심코 봤을 때는 평범한 것 같지만 무타티오 조명이나 폴딩형 옷장처럼 상황에 따라 변신이 가능하고, 공간 활용성이 높은 제품이 좋다. 내 제품의 구매자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집에 온 손님에게 색다른 기능이나 디자인에 관해 설명해주다 보면 뿌듯한 기분이 들 것이고, 그런 부가적 혜택이 더 큰 가치를 만든다고 믿는다. 디자인의 또 다른 말은 ‘재미’와 ‘이야기’다.” Njalsgade 19D 2. Floor 2300, Copenhagen S, www.christiantroels.com


노만 코펜하겐의 디자인 리더 시몬 레갈 Simon Legald


최근 수년간 덴마크 리빙 디자인업계에서 가장 ‘핫’한 이름 중 하나는 노만 코펜하겐Normann Copenhagen이다. 1999년 리빙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얀 안데르센Jan Andersen과 파울 마센Poul Madsen이 설립한 브랜드. 2009년부터는 가구 라인을, 최근에는 남성복과 여성복 라인까지 출시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시몬 레갈은 이 야심찬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 덴마크 디자인 스쿨The Danish Design School을 졸업하고 2011년 인턴 사원으로 입사했다가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10명 내외를 유지하는 디자인팀을 이끌며, 노만 코펜하겐 제품에 일관적인 디자인을 입히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직접 제품 디자인도 하는데 대표적인 베스트셀러가 ‘폼Form 체어’.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단정한 라인의 시트에 강성이 높은 미국산 오크와 호두나무로 만든 다리를 결합했다. 시트 아래쪽에 목재 다리와 정확하게 맞물리는 연결부를 제작해야 했는데 이 공정이 쉽지 않아 약 3년간 실험을 계속하며 방법을 찾았다. 결과물을 3년이나 내놓지 않고 버티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1, 5 노만 코펜하겐의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전경. 리빙은 물론 의류 제품까지 만날 수 있다.
2 시몬 레갈의 디자인으로 대리석과 나무를 조합해 만든 각종 주방 도구.
3, 4 ‘온켈’ 소파와 ‘폼 체어’ 역시 시몬 레갈의 대표작으로 다양한 색깔과 소재로 선보인다.

“비싼 재료를 이용해 좋은 디자인의 물건을 만드는 건 쉽다. 반대로, 저렴한 재료를 사용해 튼튼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한마디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인 거다. 노만 코펜하겐이 좋은 점은 경영진이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작품을 위한 기술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회사에서 부여받은 미션에 대해서는 “좋은 가격으로,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1950년대 이전의 볼륨 넘치는 소파에서 영감을 얻은 ‘온켈Onkel’(독일어로 성인 남자란 뜻의 구어) 소파, 나무와 대리석을 결합해 만든 절구도 그가 디자인한 제품이다. Østerbrogade 70, 2100 Copenhagen Ø, www.normann-copenhagen.com


자연을 담는 텍스타일 디자이너 헬레네 블란셰 Helene Blanche


코펜하겐 시내에서 차로 30분 가량 떨어진 겐토프테 Gentofte에 자리한 타페트 카페Tapet Cafe는 이른 아침인데도 벽지와 커튼, 페인트를 보러 온 이들로 붐볐다. 1972년 설립된 곳답게 수십 년째 발걸음을 하는 단골이 많다고. 이곳을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이가 헬레네 블란셰. 시부모님이 꾸려가던 곳을 물려받았는데 직접 벽지와 커튼, 각종 직물까지 디자인한다.


1 유칼립투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벽지.
2 그녀 작품에는 꽃도 많이 등장한다. 그녀가 하루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정원 산책으로 다양한 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3, 4 ‘타페트 카페’ 2층에 있는 작업실. 블란셰는 잉크와 목탄을 사용해 직접 디자인까지 한다.

작업실은 건물 2층에 있다. 그녀의 작품 대부분에 등장하는 것은 자연. 엘더플라워, 유칼립투스, 블랙 튤립, 스노베리, 벚꽃 등 다양한 꽃과 열매를 볼 수 있다. 언뜻 촌스러울 수 있는 소재인데 잔잔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 “잉크나 목탄만 사용해 대상물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작업이 많아서 그럴 거다. 색면 추상화처럼 고요하면서도 힘이 있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의 영향도 있을 테고….” 그러면서 그녀는 “내게 자연은 ‘답’같은 존재” 라고 얘기했다. “몇 년 전, 처음으로 벽지 디자인을 준비할 때였다. 무엇을 그려야 할까 아득하고 막막했다. 코펜하겐 교외에 있는 여름 별장에 가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창밖으로 자작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계시 같았고, 그 모습과 느낌을 담은 디자인의 벽지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유독 자연을 좋아하는 DNA는 집안 내력에 있는 것 같다. 어릴 적, 할머니가 손 편지를 자주 보내셨는데 봉투를 열어보면 마른 꽃잎이나 흙이 담겨 있었다. 그것들을 손에 쥐고 오랫동안 향을 맡곤 했다.”

‘자연만큼 아름다운 작업물’이 알려지면서 그녀는 점점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덴마크 전 국왕 크리스티안 9세의 아내인 루이세 왕비가 1800년대 후반에 겐토프테에 마련한 티룸의 벽지를 디자인했다. Brog˚ardsvej 23, DK-2820, Gentofte, www.tapet-cafe.dk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5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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