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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트렌드를 이끄는 네 곳의 공간

뉴트로 다방의 시대

복고풍 소품으로 무장한 ‘현대판 다방’에서 뉴트로 열풍이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을 누비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카페 4곳을 찾았다.

커피한약방 





WHERE 1970년대 국내 제조업의 메카로 군림한 을지로. 양복점과 다방이 즐비하던 거리는 ‘모던 보이’들이 드나드는 주 무대였다. 점차 쇠락하면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 거리는 다소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최근 5년 사이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가 줄지어 문을 열며 이곳을 찾는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2013년에 시작한 ‘커피한약방’도 그중 하나다. 허준 선생이 병자를 치료하던 혜민서 옛터에 자리 잡은 만큼 카페 내부는 약재 수납장, 괘종시계 등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하다. 병풍처럼 접붙인 자개장 네 짝과 송나라 때부터 전해진 고목 테이블도 예스러운 분위기에 한몫한다. 

EAT 이곳을 대표하는 필터 커피를 맛보려면 넉넉한 마음가짐은 필수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방울방울 필터로 원두를 내리기에 다른 곳보다 시간이 배로 든다. 커피한약방 맞은편의 디저트 카페 ‘혜민당’도 이 곳에서 공동으로 운영한다. 개화기 시절의 디저트에서 모티프를 얻어 20여 가지 양과자를 판매한다. 경북산 오미자를 넣은 ‘오미자 프로마주’, 전남 신안산 무화과를 고명으로 올린 ‘무화과 타르트’가 인기다. 

INFO 중구 삼일대로12길 16-6, 문의 070-4148-4242


경성과자점 





WHERE 1920년대 종로의 첫 번째 부동산 개발 구역으로 조성한 종로구 익선동. 당시의 주거 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이곳에는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이어진 골목골목 다양한 구조의 도시형 한옥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이곳에 문을 연 ‘경성과자점’은 1934년에 지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로, 신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할 당시 격동기를 건물 안으로 고스란히 들였다. 맵시 좋은 기생과 악사들이 즐비하던 옛 익선동 거리를 떠올리며 나선형 샹들리에를 천장에 길게 드리우고 쇼윈도 앞에는 당시 여인들이 즐겨 착용하던 망사 장갑을 장식했다. 흐드러지게 핀 꽃잎을 수놓은 벽지는 옛 문헌을 뒤져 육관영 대표가 직접 제작했다. 알록달록한 조각보를 떠올리게 하는 패키지 역시 그의 솜씨로 탄생했다. 

EAT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파운드케이크 4종. 쫀득한 식감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밀가루와 설탕 함량을 줄이고 예천산 팥, 일본 교토에서 공수한 우지 말차, 스리랑카 홍찻잎 등 원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 풍미를 살렸다. 신선한 유정란과 생크림, 유기농 설탕을 배합한 후 이틀간 저온 숙성해 탱탱한 식감을 살린 푸딩도 인기다. 

INFO 종로구 수표로28길 33-8, 문의 765-0604 


칠복상회 





WHERE 수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철물점과 전파상이 얼기설기 얽힌 후미진 골목을 거닐다 보면 쪽빛 대문의 주택이 나타난다. ‘칠복상회七福商會’라 적힌 현판을 지나면 툇마루가 놓인 중정과 처마 아래서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풍경이 반긴다. “부모님이 수유재래시장에서 36년째 칠복상회란 상호로 건어물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시장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이자 상인들 사이에서는 사랑방으로 통하죠. 이곳 역시 편하게 드나들며 차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름을 빌렸습니다.” 채규원 대표가 커피집치고 다소 독특한 상호에 대해 설명한다. 50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고택은 디자인 스튜디오 더퍼스트펭귄과 손잡고 개조했다. 가정집을 모티프로 주방에는 대형 식탁을 연상시키는 바bar를 두고, 메인 공간에는 널찍한 패브릭 소파를 비치해 거실을 꾸몄다. 신발을 벗고 이용하는 좌식 공간에는 솜이불과 구식 라디오로 정겨운 안방 풍경을 구현했다. 

EAT 여름을 맞아 출시한 ‘크림 더치 오레’. 달달한 더치 라테 위에 생크림을 올렸다. 

INFO 강북구 한천로132길 11, 문의 982-4889 


카페 희다





WHERE 논현동 골목을 헤집고 다니다 보면 마주하데 되는 ‘카페 희다’. 정겨운 개다리소반, 손때 묻은 주판 등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소품으로 가득한 이곳은 2017년 문을 열자마자 각종 SNS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대표가 카페를 오픈하면서 남원과 목포의 조부모댁에서 직접 공수한 소품이 한몫 톡톡히 했다.

EAT 10여 가지 ‘희다표’ 우유를 판매한다. 미숫가루 우유는 단맛이 돌아 식사 대용으로 손색없고, 보성 녹찻잎을 곱게 갈아 만든 말차 우유는 달콤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이다. 쌀가루로 만든 사탕인 옥춘당, 삶은 고구마를 동그랗게 뭉쳐 그 위에 고구마 가루를 입혀 구운 ‘꼬꼬마 고구마’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길쭉한 유리병에는 붓글씨를 형상화한 복고풍 서체로 “희다”라고 새겼다. 전체적 분위기는 복고 콘셉트를 차용하되 자체적으로 메뉴를 개발해 현대적 감각을 더하는 식이다. 카페 앞 테라스에 소반을 비치했는데, 시원한 우유를 홀짝이며 여름밤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다.

INFO 서초구 주흥15길 16-4, 문의 6404-9003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9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