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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목해야 할 세계 곳곳의 패션 전시

Into the Fashion

패션 전시는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인기 있을 뿐 아니라 예술의 다양성을 살리고 표현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런던에서 진행 중인 크리스찬 디올의 역사상 최대 회고전부터 서울에서 공개될 또 한번의 폴 스미스 전시까지, 올해 주목할 세계 곳곳의 패션 전시를 모았다.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총 200점 이상의 디올 오트 쿠튀르 의상과 액세서리, 500개 이상의 오브제가 등장하는 V&A 뮤지엄의 <크리스챤 디올: 꿈의 디자이너> 전시. 
1947년 크리스챤 디올의 첫 번째 컬렉션은 패션사에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패션지 <하퍼스 바자> 편집장이던 카멜 스노는 이 새로운 스타일을 ‘뉴 룩New Look’이라 명명했고, 이를 계기로 크리스챤 디올은 파리 패션의 우상으로 거듭난다. 전설이 시작된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크리스챤 디올을 회고하는 <크리스챤 디올: 꿈의 디자이너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가 영국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V&A)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6년 파리 전시를 보다 확장한 것. 디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일 뿐 아니라 V&A 역사에서도 2015년 <알렉산더 맥퀸: 새비지 뷰티Alexander McQueen: Savage Beauty> 이래 가장 성대한 패션 전시다. 전시는 20세기를 풍미했던 전설의 쿠튀리에와 그의 발자취를 회고한다. 원예와 세계 여행, 18세기 장식 예술 등 브랜드의 미학에 영감을 준요소부터 그가 디자인한 쿠튀르 의상과 액세서리, 향수 등을 섹션별로 풍성하게 펼쳐냈다. 크리스챤 디올의 뒤를 이어 하우스를 이끌어온 6명의 아티스틱 디렉터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이브 생 로랑의 대담한 디자인과 마크 보앙의 합리적인 컬렉션, 지안프랑코 페레의 화려한 스타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하우스의 찬란한 과거를 재생한다. 존 갈리아노의 실험적인 시도와 라프 시몬스의 극적인 미니멀리즘도 언뜻 상반되는 듯 자연스럽게 아카이브 속에 녹아 있다. 오늘날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현재진행형 컬렉션도 만날 수 있다. 최초의 여성 디렉터답게, 페미니스트적인 시각을 담아 하우스의 오트쿠튀르 비전을 충실히 전개 중이다. V&A 전시를 기념하며 새로 구성한 섹션도 있다. 디자이너와 영국의 인연을 다룬 컬렉션이다. 디올은 영국의 정원과 웅장한 저택, ‘퀸 메리’호를 비롯한 영국식 오션 라이너 크루즈에 관심을 가졌고, 새빌 로Savile Row의 슈트를 선호했다. 디올을 사랑한 영국의 명사들도 빠질 수 없다. 특히 마거릿 공주가 21세 생일 기념으로 착용했던 크리스챤 디올의 드레스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2월 2일부터 7월 14일까지, 런던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 세인즈버리 갤러리.


Mary Quant





우리에겐 ‘미니스커트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메리 퀀트. 올해 V&A 뮤지엄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또 하나의 패션 전시는 바로 메리 퀀트의 첫 번째 단독 회고전이다. 전시는 메리 퀀트가 활발히 활동했던 1955년부터 1975년까지를 탐구한다. 그녀는 1960년대의 젊음과 런던 캐너비 스트리트의 활기찬 에너지를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였다. 미니스커트와 색색의 타이츠, 테일러드 팬츠 등을 유행시켰고, 주체적이고 활동적인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했다. 평면 패턴과 대량생산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인 의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나아가 의복 외에도 언더웨어와 액세서리 등을 함께 제안함으로써 ‘토털 룩’의 개념을 확장시켰다. 전시품의 뒷얘기도 흥미롭다. 지난해 V&A는 전국적으로 메리 퀀트의 희귀한 의상을 수소문했고, 800여 명의 지원자를 토대로 개인적인 사연이 담긴 35점의 의상 및 액세서리와 50여 점의 사진을 선정했다. 참 여자 중 한 명인 실라 호프는 스물한 번째 생일을 기념해 메리 퀀트의 드레스를 구입했다. “간결하고 상징적인 디자인이죠. 소매의 다트가 모양을 잡아주고 팔꿈치를 편안하게 해줬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 소장품 외에도 디자이너와 뮤지엄이 소장한 아카이브를 비롯해 약 120점의 패션 제품, 스케치와 사진 등을 공개한다. 4월 6일부터 2020년 2월 16일까지,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 갤러리 40.


Camp: Notes on Fashion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코스튬 인스티튜트의 특별전은 문화 예술계와 패션계가 주목하는 영향력 있는 행사다. 특히 전시 오픈에 맞춰 열리는 갈라 행사의 레드 카펫은 전 세계 내로라하는 셀러브러티들이 참여해 화려하고 대담한 감각을 자랑하는 동시대 최고의 라이브 패션쇼다. 전시 주제에 맞춰 레드 카펫의 드레스 코드가 정해지기 때문에 매년 어떤 주제가 등장할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천체: 패션과 가톨릭의 상상력>에 이은 2019년 코스튬 인스티튜드 전시의 주제는 <캠프: 패션에 대한 단상Camp: Notes on Fashion>이다. 다소 아리송한 이 제목은 20세기 미국의 작가이자 예술평론가 수전 손태그Susan Sontag가 1964년 <파르티잔 리뷰Partisan Review>에 기고한 에세이 ‘캠프에 대한 단상’에서 따왔다. ‘캠프camp’에는 ‘과시하는’, ‘연극적인’이라는 뜻이 있으며, 때에 따라 ‘동성애와 관련된’이라는 의미도 적용된다. 에세이에서 수전 손태그는 ‘캠프’를 ‘정체를 쉬이 짐작할 수 없는 감수성’이라 정의하고, 이것의 본질이 인공적이거나 과장된 것, 혹은 부자연스러운 것에 대한 애정과 가깝다고 해석했다. 언뜻 키치kitsch나 B급 감성과도 비슷하지만 보다 순수하고 초연한 취향이다. 최근 유행하는 1990년대 패션이나 오늘날 구찌의 컬렉션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중성적 스타일도 캠프의 또 다른 예다. 손태그에 따르면, 모든 스타일과 기교는 궁극적으로 양성적이기 때문. “캠프에서 중요한 건 엄숙함이 아니라 탐미주의다. 캠프는 세계를 일종의 미적 현상으로 보는 한 가지 방법이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번 <캠프: 패션에 대한 단상>전은 남성복과 여성복, 조각, 드로잉 등 17세기부터 현재까지의 200여 점을 선보인다. 버질 아블로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톰 브라운 등의 작품이 포함되며, 구찌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또 안나 윈투어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레이디 가가와 해리 스타일스 그리고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가 호스트로 활약한다. 5월 9일부터 9월 8일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아이리스 & B.제럴드 칸토 전시 홀.


Virgil Abloh: “Figures of Speech”











버질 아블로는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뮤지션 카니에 웨스트의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이자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의 창립자 겸 디자이너로 스트리트 패션에 돌풍을 몰고 온 그는 지난 해 루이 비통 신사복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되며 하이패션마저 접수했다. 이케아와 나이키, 미스터 포터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물론 손대는 것마다 성공시킨 ‘미다스의 손’이기도 하다. 올해는 시카고 현대미술관(MCA)이 이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와 손잡고 흥미로운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버질 아블로 비유적 표현Virgil Abloh: “Figures of Speech”>은 버질 아블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이정표와 같습니다. 그의 프로젝트는 비평과 역사 인식, 문화적 민감성을 바탕으로 하며, 이는 패션 산업의 호화로움이나 유명 인사, 힙합 신 같은 거품을 걷어낼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냅니다”라고 MCA의 학예연구실장 마이클 달링은 말한다. 전시에서는 버질 아블로의 가장 대표적인 패션쇼들을 영상으로 되돌아보는 한편, 그가 디자인한 가구와 오브제, 그래픽디자인 작업 등을 공개한다. 제니 홀저Jenny Holzer 등의 예술가들과 협업한 공동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국제적인 순회전도 계획하고 있다. 6월 10일부터 9월 22일까지, 시카고 현대미술관.


Exhibitionism: 50 Years of The Museum at FIT











올해로 75주년을 맞은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는 뉴욕 주립대학교에 속한 패션 기술 대학교다. 세계 5대 패션 전문대학교 중 하나로 패션과 주얼리, 광고, 인테리어 등 43개 분야의 학위를 수여한다. 이곳엔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가 ‘패션계 내부자들의 패션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공간도 있다. 1969년 설립된 FIT뮤지엄(MFIT) 으로, 지난 1971년부터 약 200개의 전시를 진행하며 예술과 패션의 관계를 탐구하고 패션 애호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해왔다. MFIT가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아,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은 그간 MFIT의 패션 전시 중 가장 주목받은 33개의 전시를 다룬다. 2000년에 열린 <코르셋: 패셔닝 더 보디>전은 패션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아이템을 탐구하는 자리였다. 2016년에 열린 <페어리 테일패션>전은 유리 구두나 빨간 망토 등 동화 속에 등장하는 패션 아이템을 흥미롭게 재해석해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때로는 <저팬 패션 나우>(2010) 같은 주제별 기획도 있었고, <위기의 시대의 우아함: 1930년대의 패션>(2014)같이 연대기에 따른 전시도 있었다. <마담 그레: 패션의 스핑크스>(2008)나 <퀴어 히스토리 오브 패션: 옷장에서 캣워크까지>(2013) 등의 전시는 동시대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다. 전시는 MFIT를 위해 헌신한 이들도 조명한다. 로버트 라일리는 MFIT의 전설 같은 존재다. 브루클린 박물관의 디자인 연구소를 거쳐 MFIT에 합류한 그는 뮤지엄을 위해 특별한 작품을 수집했고, <폴 푸아레, 패션의 왕>(1976)과 <지방시: 30년>(1982) 등 기념할 만한 전시를 지휘했다. 리처드 마틴과 로라 신더브랜드, 해럴드 코다는 <패션과 초현실주의>(1987), <세 명의 여성>(1987)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미술관의 영역을 패션에서 장식 예술로 확장시켰다. 2월 8일부터 4월 20일까지, 뉴욕 FIT뮤지엄 특별 전시 갤러리.


Hello My Name is Paul Smith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5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전시





‘폴 스미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알록달록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연상되지 않는가?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대규모 전시가 2016년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는 폴 스미스의 개인 아카이브에 소장된 1500여점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폴 스미스의 디자인 철학은 ‘위트 있는 클래식Classic with a Twist’이다. 그는 전통을 재해석하고 유머와 호기심, 상상력을 더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멀티스트라이프가 대표적인 예. 차분한 블랙에 옐로, 오렌지 등의 밝은 컬러가 조화를 이뤄 클래식하면서도 개성이 넘친다. 흥미롭게도, 폴 스미스가 처음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 열정이 있던 그는 원래 프로 사이클 선수가 되기 위해 준비했다. 하지만 17세 때 불의의 사고로 꿈을 포기하게되고, 친구의 패션 가게에서 일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폴 스미스는 패션업계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고, 오늘날 가장 성공한 영국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 폴 스미스 특유의 독특한 스토어 디자인도 전시의 주요 테마 중 하나다. 노팅엄의 비야드 레인Byard Lane에 위치한 그의 첫 번째 매장 원형을 전시장 내에 3m×3m 크기로 재현한 것.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파격적인 핑크색 건물과 런던 메이페어 중심부에 우뚝 솟은 철탑의 플래그십 스토어 등도 감각적인 이미지로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폴 스미스의 실제 사무실을 일대일 사이즈로 복제한 공간이다. 그의 평소 모습을 눈에 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책과 자전거, 여행에서 구입한 물건, 방문하는 사람들의 선물 등이 가득해 구경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9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