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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하는 크리에이터의 체어

Artistic Chair

가구를 예술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순수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금 주목해야 하는 크리에이터 5명의 체어 작업을 모았다.

서정화
머티어리얼 컨테이너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사과정과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컨텍스추얼 디자인 석사과정을 밟았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밀라노 가구박람회, 뮌헨 국립미술관 등에 작품을 출품했다.






©Unreal studio
‘머티어리얼 컨테이너Material Container’는 금속, 목재, 돌, 아크릴, 완초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를 일정한 크기, 일관된 디자인의 스툴로 가공하는 연작이다. 서정화 작가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20종류 이상의 소재를 사용해 30가지 이상의 스툴을 만들었다. 일상에서 흔하게 보는 두 소재가 하나의 스툴로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의외의 시너지 효과가 머티어리얼 컨테이너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2018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는 적동과 아크릴을 조합한 스툴을 공개했다. 작가는 “이전까지 거친 물성을 가진 두 재료로 작업했지만 올해부터는 방향을 틀어 물성이 완전히 다른 두 재료를 결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크릴과 적동으로 만든 스툴도 그중 하나다. 색을 고르게 표현하기 위해 액체 상태의 아크릴 원료를 틀에 부어 찍어내는 캐스팅 방식을 사용하고 적동 표면을 유황 성분으로 착색해 ‘날것’의 질감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곽철안
커시브 스트럭처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컨텍 스추얼 디자인을 공부했다. 현재 상명대학교 생활 예술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파리 레독스, 베 를린 템펠호프 등에서 개 인전을 열었다.







굴가마에서 구운 기와를 얇게 켜서 패치워크한 ‘기와 벤치Kiwa Bench’, 한복 소재인 오간자를 겹쳐 물결무늬로 만든 후 나무에 압착한 ‘모아레Moir`e’ 등 한국적 멋이 드러나는 작품 활동을 펼쳐온 곽철안. 올해 경기도 양평의 대명리조트에 설치한 ‘커시브 스트럭처Cursive Structure’는 붓글씨의 조형성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했다. 전신인 ‘드래곤 체어’가 사방으로 자유롭게 뻗은 곡선으로 디자인되었다면 커시브 스트럭처는 구조를 더 단순화하고 정제한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드래곤 체어보다 한 단계 조형적이고 미니멀하다. 형태를 과하게 뒤틀기보다 흰 종이 위에 붓글씨가 지나간듯한 감각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3D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형태를 구상하고 평면 전개도를 제작, 전개도에 따라 오차 없이 레이저 커팅한 평면을 모서리끼리 이어 붙여 형상을 완성했다. 오돌토돌한 질감이 살도록 표면을 처리해 야외 시설물에 머무르지 않고 엄연한 ‘가구’로 기능하도록 했다.


김상훈
폼 연작

캐나다 크랜브룩 예술원 을 졸업했다. I.D. 애뉴얼 디자인 리뷰 2010에서 ‘올해의 신인 디자인’ 상을 수상했으며 지식경제 부와 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차세대 디자인 리 더’로 선발됐다.







김상훈에게 폴리우레탄 폼은 매우 익숙한 소재다. 가족 사업으로 3대째 폼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폼을 만지며 자랐기 때문이다. 폼의 발포성과 접착성을 실험한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폼 연작Foam Series’이다. 폴리올을 비롯한 여러 용액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폴리우레탄 폼은 배합비율에 따라 형태를 무한하게 변형할 수 있다. 액체 상태의 폼을 용암처럼 흩뿌리고 굳히기를 반복하는 과정엔 정해진 ‘규칙’이 없다. 즉흥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작가는 “의자를 만들려다가 테이블을 완성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재료의 물성을 살리면서 실용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 뼈대는 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게 경도를 높여 폼을 발포하고 등받이와 시트는 반대로 경도를 낮춰 실제 착석했을 때 편안하도록 설계했다.


김진식
웨이브 벤치

명지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후 스위스 로잔 예술대학교에서 마스터 디자인 럭셔리 & 크래프 트맨십을 공부했다. 주요 전시로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한 <소금-빛깔 맛깔 때깔> 등이 있다.






©Neulhae Ch
에르메스, 크리스토플, 바카라 등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며 감각적인 아트 퍼니처를 펼치고 있는 김진식의 ‘플레이풀 웨이브Playful Wave’ 연작 중 벤치 작업이다. 지중해 남부의 작은 섬에서 모티프를 얻어 차가운 물성의 대리석과 금속을 재료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을 연상시키는 결과물을 완성했다. “푸른 바다 위에서 탁구를 치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대리석의 매끄러운 표면과 파도처럼 굽이치는 패턴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대리석을 금속 프레임 안에 끼워 넣어 볼트와 접착제 없이 대리석, 금속으로만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도록 제작했다.” 재료가 가진 차가운 물성을 뚫고 느긋하고 여유로운 바닷가 풍경이 드러나는 대목에서 디자인과 시詩를 동일 선상에 놓고 바라보는 김진식 고유의 관점을 엿볼 수 있다.


황형신
레이어드 연작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를 공부하고 파리 호텔 드 랭드스트리, 베이징 중국 농업박물관, 서울 지갤러리, 일본 메이지 신궁 등 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Yohan Ji
건축 부자재, 이삿짐 포장재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을 겹겹이 적층한 ‘레이어드Layerd’ 연작은 201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황형신의 대표적 작업이다. 얇은 두께의 폴리프로필렌 보드를 여러 장 포갠 후 뜨겁게 달군 철판으로 입면을 녹여 형태를 완성했다. 공사 현장에서 우연히 주운 벽돌이나 콘크리트 조각을 이용해 단순한 형태의 아트 퍼니처를 만들던 초기 습작부터 현재까지 황형신은 ‘쌓기’라는 방법으로 조형적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쌓기에 대한 최초의 이미지는 작가가 유년을 보낸 1980년대 서울의 풍경이다. 도심 재개발로 콘크리트 건물이 수시로 허물어지고 동시에 층층이 쌓아 올라가는 기하학적 패턴이 고스란히 레이어드 연작의 콘셉트와 제작 방식으로 이어졌다.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