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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누벼 찾은 누들 바 4곳

Noodle Bar

후루룩 넘기는 가을의 맛. 서울을 누벼 근사한 누들 바 4곳을 찾았다.

23가지 소바를 맛보는 공간 미미면가


청주를 바른 뒤 토치로 겉을 빠르게 구운 고등어는 감칠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혼자 온 손님을 배려해 바 좌석을 넉넉히 마련한 미미면가 내부.
정오쯤이면 언제나 반지하의 자그마한 공간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서던 ‘미미면가’가 강남대로로 장소를 옮겼다. 미미면가는 핫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도쿄 ‘노부’를 거친 장승우가 오너 셰프인 소바 전문점. 33석을 마련한 새로운 공간에서 여전히 맛있는 소바가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향’으로 즐기는 소바의 특성상 메밀과 면의 함량이 중요할 터, 셰프는 면을 고안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일본 니하치 소바에서 착안해 메밀 함량을 80% 비율로 맞춰 제면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30% 비율로 고정했어요.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향과 식감으로 완성한 셈이죠.” 깊게 우러난 국물에서는 기본기가 느껴진다. 다랑어로 만든 밑 국물과 가쓰오부시, 아쓰케즈리를 넣어 오랜 시간 끓인 육수는 고기 육수보다 감칠맛이 훨씬 풍부하다. 23가지 소바 중에서도 가을엔 고등어소바가 단연 인기. “초벌구이한 고등어를 간장 양념 속에 9시간 담가 짭짤하게 간이 배도록 해요. 고명으로 올리기 전 족집게로 일일이 뼈를 바르니 먹기도 편하죠.” 강남구 강남대로160길 29, 문의 070-4211-5466


면으로 승부하는 우동 전문점 현우동


8가지 온우동, 5가지 냉우동을 맛볼 수 있는 현우동의 내부.


수분을 유지해 촉촉한 식감을 살린 새우튀김을 고명으로 올렸다.
신현도 셰프의 이자카야 ‘모노로그’에 이어 지난 7월 ‘미타 우동’을 운영하던 박상현 셰프가 ‘현우동’을 오픈하면서 논현로는 최근 일식 애호가들이 줄기차게 발걸음하는 거리가 됐다. 박상현 셰프는 일본 우동 전문점 ‘츠루동탄’, ‘뱌쿠앙’에서 일하며 전수받은 기술을 현우동에서 여지없이 발휘한다. “본토에서는 우동을 면 맛으로 먹어요. 면이 목으로 넘어가는 감촉인 노도고시のどごし로 면의 질을 가늠하죠.” 주방 옆에 마련한 제면실은 셰프에겐 연구실 같은 공간이다. 소금으로 간한 밀가루 반죽을 28°C에서 2시간, 18°C에서 17시간 숙성하는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제대로 된 면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공들여 만든 생면답게 단면이 둥글지 않고 네 모서리가 살아 있어 삼킬 때마다 목이 부드럽게 긁히는 것이 특징. 20cm 길이로 길게 뽑은 면을 건져 올려 눈퉁멸, 하나가쓰오를 넣어 깊게 우린 국물과 함께 넘기면 본토 맛이 부럽지 않다. 강남구 논현로149길 53, 문의 515-3622


창작 파스타의 맛 팩피


목제 테이블, 수납장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 팩피의 내부.


튜브 모양을 띤 리가토니 면과 둥글게 썬 오징어 몸통이 비슷한 식감을 내며 재미있는 한 접시를 완성했다.
‘끝내주게 맛있는 파스타Freaking Awesome Good Pasta’ 를 맛볼 수 있는 공간, 이른바 ‘팩피(FAGP)’. 팩피는 덴마크 미쉐린 레스토랑 제라늄, 렐레에서 경험을 쌓은 이종혁셰프가 문을 연 캐주얼 다이닝이다. 명료한 구성의 메뉴판에서 일반적인 레시피를 색다르게 뒤틀어 만든 5가지 창작 파스타가 유독 눈에 띈다. 팩피가 미식가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오픈한 지 3개월 되던 무렵. “작년 12월부터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이 찾기 시작했어요. ‘오징어 리가토니’가 시그너처 메뉴로 떠올랐죠.” 오징어 리가토니는 ‘탄 향’을 주제로 푼 파스타인만큼 불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버터를 중불에서 녹여 만든 브라운 버터로 견과류를 볶고, 토치로 오징어 겉면을 바삭하게 태우는 것도 이 때문. “산미를 끌어올리는 게 과제였어요. 고심하다 레몬 반 개를 구워 파스타에 통째로 올렸죠. 힘껏 짜서 다른 재료와 버무려 먹으면 밸런스가 딱 맞아요.” 성동구 왕십리로 136, 문의 6052-7595


젊음을 재료로 만든 한 접시 누들 바 미연


생동감 넘치는 홍콩의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누들 바 미연의 내부.


청록색을 주조로 실내를 장식했다.


짭짤한 소스로 버무린 블랙페퍼소프트쉘크랩.
한구석에서는 수증기가 한가득 피어오르며 면이 익어가고, 뜨거운 기름으로 달군 웍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곳. 르 코르동 블루에서 만난 셰프 6명이 의기투합해 차린 ‘누들 바 미연’은 ‘젊은’ 기운으로 가득하다. 덴마크 ‘노마’, ‘108’, ‘권숙수’ 등에서 실력을 쌓은 셰프들의 나이는 스물여섯에서 스물아홉 사이. “나이에 맞는 요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면 요리는 과감하게 실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잖아요. 40대가 되면 파인 다이닝이 하고 싶을지도 모르죠.” 헤드 셰프 목진석의 말이다. 그는 뉴욕 ‘모모푸쿠’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누들 바 미연을 구상했다. ‘누들 바’ 콘셉트는 모모푸쿠에서 가져왔지만 면 요리와 메인 디시를 절묘하게 포갠 독특한 메뉴를 개발한 것은 순전히 셰프들의 아이디어였다. 대표 메뉴를 묻자 통후추 향을 한껏 살린 ‘블랙페퍼소프트쉘크랩’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타피오카 펄을 갈아 튀김가루를 만들었어요. 덕분에 식감이 훨씬 바삭바삭해졌죠. 입안에서 쉽게 으깨지는 에그 누들을 써서 비슷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요.” 강남구 신사동 662-19, 문의 515-0066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