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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와 푸드 스타일리스트 6인의 스튜디오

Food Studio Design

다양한 주방 가전과 조리 도구, 소품이 가득한 요리 전문가의 주방은 인테리어부터 남다르다. 모던 클래식, 북유럽의 가정집, 미니멀, 빈티지, 유러피언 클래식, 한국적 아름다움 등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요리 전문가 6인의 스튜디오를 공개한다.

그린 테이블
김윤정


서래마을 사이길에 위치한 그린 테이블의 김윤정 대표.


김윤정 대표가 추천한 키친 에이드의 믹서. 더 쉽고 빠르게 요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릇의 색깔, 용도, 높이에 따라 수납장을 깔끔하게 정리한 그린 테이블 스튜디오.
푸드 스타일링과 단행본 작업, 쿠킹 클래스 등을 진행하는 ‘그린 테이블’ 김윤정 대표의 스튜디오는 서래마을 사이길에 위치한다. 과일 요리책과 자연주의 홈 쿡 책을 준비 중인 그녀는 소문난 그릇 컬렉터답게 그릇장이 주인공인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원래 삼면이 창인 채광 좋은 공간이었지만 20년 넘게 모은 그릇들을 모두 수납하기 위해 두 면을 막고 수납장을 짜 넣었다. “주방 가구와 수납장을 흰색으로 통일하고 그릇의 색깔, 용도, 높이에 따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어요. 필요한 물건을 바로 찾을 수 있는 데다 보기에 깨끗하고 불필요한 것이 늘어나는 것도 방지하지요.” 특유의 손맛이 느껴지는 도자 그릇을 좋아하는 김윤정 대표는 작가의 아틀리에를 직접 찾아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같은 그릇이라도 컬러나 결, 터치나 마감 처리 등 디테일이 미묘하게 다른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크다고. 3개의 오븐과 다양한 조리 도구가 있는 주방에서 그녀가 가장 애착을 가진 제품은 키친 에이드의 믹서다. 10여 년 전 미국에서 구입해 직접 들고 온 것으로, 전압이 다른 것을 제외하면 잔고장이나 불편함 없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속도 조절 레버가 있어 단계별로 속도 설정이 가능하고 튼튼해서 원하는 요리를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타이어만 맞춰놓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고요.”


케이원 푸드 스타일링 그룹
김경미


마치 유럽의 가정집처럼 따뜻하게 꾸민 케이원 푸드 스타일링 그룹의 김경미 대표.


김경미 대표는 요리의 즐거움을 더하는 도구로 르크루제 주물 냄비를 제안한다. 재료의 식감을 살려 요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간을 2개 층으로 나눠 1층은 촬영 위주의 스튜디오로, 2층은 요리와 다이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곳으로 연출했다.
버거킹과 뚜레쥬르 등 맛있는 식감이 생명인 요리 광고 촬영을 진행해온 ‘케이원 푸드 스타일링 그룹’의 김경미 대표는 지난해 초 금호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겼다. 소품실과 직원 휴게실이 있는 지하, 푸드 스튜디오인 1~2층, 탁 트인 풍경이 근사한 옥상으로 구성된 건물은 주택가 한가운데에서도 유독 눈에 띌 정도로 아름다운 외관이 돋보인다. 이전을 결정하고 공사와 인테리어를 마무리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린것이 이사였다. 20여 년 동안 일하면서 모은 그릇과 소품을 깨지지 않게 하나하나 직접 포장해서 옮기는 데에만 3개월, 필요한 구역을 나눠 새로운 스튜디오에 정리하는 데에 1년 가까이 걸렸다. “그전에는 집과 스튜디오가 같이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 분리했어요. 일하는 공간과 휴식공간을 나눈 덕분에 촬영할 때는 확실히 일에 집중하고, 쉴 때는 한숨 돌리며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입니다.” 여러 가지 촬영을 동시에 진행하는 그녀는 푸드 스튜디오를 2개 층으로 분리했다. 1층은 전문가용 오븐과 주방 가구, 조리 도구로 요리의 매력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스튜디오 콘셉트라면 2층은 회색과 화이트가 어우러진 우아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아에게 오븐과 크림색 스메그 냉장고, 그동안 모았던 케이크 스탠드와 다채로운 그릇, 커틀러리, 냅킨 등을 소품처럼 장식한 주방과 다이닝 공간은 유럽의 가정집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제 촬영만 할 것이 아니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주말에는 공간 대여도 하고, 볕 좋은 날 옥상에서 여러 가지 행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푸드 프로젝트 린
정소진




우드와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사용해 미니멀한 콘셉트로 꾸민 푸드 프로젝트 린의 스튜디오. 중간중간 식물을 놓아 따스한 느낌을 더했다.


재료의 특징을 살린 요리와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링을 선보여온 정소진 대표.


정소진 대표가 처음 요리를 공부할 때부터 사용해온 드라이작의 셰프 나이프. 쥐기 편하고 시간이 흘러도 날이 무르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다 식문화 기업 ‘라퀴진’과 ‘BBQ’로 자리를 옮겨 10여 년 동안 근무했던 정소진 대표가 독립해 지난해 12월 ‘푸드 프로젝트 린’을 열었다. 대흥동 경의선 숲길 앞에 위치한 스튜디오는 재료의 특징을 살린 요리와 간결한 스타일링을 추구해온 그녀의 취향에 맞춰 미니멀한 인테리어의 정석을 보여준다. “오래된 동네인 데다 사람 왕래가 적은 막다른 골목에 위치해 작업에 몰두하기 좋아요. 바닥을 제외한 모든 곳에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아이디어를 짜고, 재료를 찾고, 직접 공사를 진행했어요. 실평수 10평 남짓한 아담한 크기라 꼭 필요한 것으로만 채웠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싱크대와 프로페셔널 조리 기기를 이어 하부장으로 만들고, 나무로 만든 상부장과 아일랜드를 배치했다. 재료를 손질하거나 플레이팅하는 정교한 작업을 위해 조리대 위에 데스크 램프를 둔 것도 눈에 띈다. 벽 한쪽에 위치한 수납장에는 촬영에 사용하는 다양한 그릇을 보기 좋게 진열하고, 맞은편에는 글 쓰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작은 책상도 두었다.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보완하기 위해 곳곳에 푸른 잎을 장식해 온기를 더한 것도 그녀의 아이디어다. “메뉴 개발이나 푸드 스타일링으로 작업을 한정 짓기보다 요리를 매개로 한 다양한 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이곳의 이름을 정할 때 이웃을 뜻하는 ‘린隣’을 사용한 것도 그런 연유지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청강문화산업대 푸드 스쿨에서 푸드 콘텐츠를 가르치는 일도 병행하고요.”


스튜디오 밀리
밀리


블랙 컬러와 우드가 어우러진 스튜디오 밀리의 푸드 스타일리스트 밀리.


밀리가 추천하는 이첸도르프의 유리컵. 독특한 디테일이 음식 담는 재미를 더한다.




스튜디오의 복층 구조를 살려 1층은 요리와 촬영 공간으로, 2층은 그릇 수납공간으로 사용한다.
호주 멜버른의 윌리엄 앵글스 요리학교에서 공부한 다음 현지 레스토랑과 푸드 스타일링 팀에서 5년여 간 근무했던 푸드 스타일리스트 밀리. 3년 전 서울로 돌아온 그녀는 지난해 연희동에 복층 스튜디오를 열었다. 천편일률적인 주방 가구를 개성 있는 스타일로 바꾸고 싶었던 그녀는 주방 가구와 냉장고를 매트한 블랙 페인트로 칠하고 도자기로 만든 개수대와 우드 상판의 아일랜드, 바 체어 등을 구비해 자신만의 빈티지 스타일로 완성했다. “창이 넓어 하루 종일 햇빛이 들어오고, 층고가 높아 실제보다 넓어 보이는 이점이 있어요. 계속 짐이 늘어나는 일이다 보니 늘 그릇과 소품을 보관하는 것이 숙제였는데 조리 공간과 수납 공간을 나눌 수 있는 복층 구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요리를 빠르게 해야 하는 만큼 주방 안에 오븐, 가스 스토브, 인덕션을 모두 설치했다. 분주하게 요리하다 보면 주방이 금세 지저분해질 수 있는데 주조색을 블랙으로 선택한 것이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호주는 프렌치, 이탤리언, 동남아 등 다양한 음식 문화가 접목된 곳입니다. 클래식한 유럽 요리뿐 아니라 허브와 스파이스를 활용한 다채로운 메뉴가 발달했죠. 저 역시 주방 상부장과 아일랜드 아래 수납장을 모두 향신료로 채울 만큼 오묘한 풍미를 즐기게 되었어요.” 계단을 올라가면 공간 전체가 커다란 그릇장인 다락방이 나온다. 내추럴한 음식과 디테일이 있는 유리그릇, 빈티지 제품을 선호하는 그녀는 주로 여행지의 벼룩시장에서 그릇과 소품을 구입한다. 이탈리아 글라스 브랜드 이첸도르프의 유리컵도 그녀가 아끼는 컬렉션이다.


503 레시피
임주연




라꼬르뉴 오븐과 모듈노바 아일랜드, 프리츠 한센 가구를 사용해 전문성과 편안함을 겸비한 503 레시피 스튜디오.


최고의 식재료는 물론 시판 소스와 제품을 함께 사용해 쉽고 빠르게 요리하고, 푸짐하면서도 근사하게 담는 법을 제안하는 임주연 대표.


임주연 대표가 추천하는 노벨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10년 가까운 프랑스 생활 덕에 자연스럽게 프렌치, 이탤리언 요리를 익힌 임주연 대표가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 ‘503 레시피’. 최고급 식재료로 쉽고 빠르게 만든 요리를 멋있게 담는 법을 제안하는 그녀는 집에서 진행하던 쿠킹 클래스가 높은 호응을 얻자 2015년 서래마을에 전문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요리학교를 다니지 않았지만 레스토랑에서 훌륭한 요리를 먹으면 집으로 돌아와 혀가 기억하는 맛을 찾아내 레시피를 재현하곤 했어요. 503 레시피에서는 전문 셰프와 함께 수업해 그가 칼을 쥐는 법부터 재료를 다듬는 것까지 기본기부터 가르칩니다.” 채광이 좋은 스튜디오는 회색과 흰색의 차분한 배경에 모듈노바 아일랜드, 프리츠 한센 테이블과 의자, 뱅앤올룹슨 스피커 등으로 꾸며 마치 리빙 편집 숍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 라꼬르뉴의 오븐이다. “프렌치나 이탤리언 요리는 오븐을 사용하는 메뉴가 많은데 가정용으로는 한계가 있어 프로페셔널 제품을 설치했어요. 도어가 묵직해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 재료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리고 음식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분기별로 한 번씩 미식 여행을 떠나는 그녀는 현지 레스토랑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익히고, 요리를 돋보이게 하는 그릇과 소품을 구입한다. “프랑스 리모주 지역의 그릇을 좋아해요. 베르나르도나 JL꼬께의 굽 있는 흰색 그릇은 요리를 담았을 때 더욱 아름답죠.” 풍미를 돋우는 게랑드 소금, 한 해에 6500병만 한정 생산하는 노벨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등 수업에 사용하는 식재료, 양념, 그릇과 조리 도구는 모두 스튜디오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믐
김정은


김정은 교수는 소문난 도시락 컬렉터. 특히 그녀가 추천하는 라기환 작가의 도시락은 파티 테이블에 올리기에 손색없는 단정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다믐 스튜디오의 김정은 교수.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분리한 스튜디오 곳곳에서 그녀의 취향이 돋보이는 다채로운 소품을 보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학과 교수이자 서교동에 위치한 푸드 스튜디오 ‘다믐’을 운영하는 김정은 교수는 교환교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15년을 일본에서 보냈다. 그녀가 입을 옷을 직접 디자인해 제작하는 것은 물론, 디저트까지 손수 만들어주던 솜씨 좋은 어머니 덕분에 일찍부터 요리와 디자인에 눈을 뜬 그녀는 도쿄 쇼와 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핫토리 영양전문가학교 조리사 전문 코스에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웠다. 일본조리사협회 일본영양사 자격증과 일본조리사 자격증, 푸드 코디네이터 자격증 등을 딴 김정은 교수는 한식과 일식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요리사이자 학자로 손꼽힌다. 직접 공간을 디자인하고 타일이나 페인트 하나하나까지 발품을 팔아 공사한 스튜디오는 그녀만의 개성이 묻어난다. 한 면은 우드, 다른 면은 화이트, 또 다른 면은 그레이를 주조색으로 해 하나의 공간이지만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내는 데다 주방과 다이닝룸을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2002년부터 홍대 앞에서 작업실을 시작했고, 지난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시연과 시식만 진행하던 아담한 크기에서 2인 1조로 직접 실습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조리 과정을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실습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스튜디오는 그 점에 가장 집중했어요. 4개의 큼직한 아일랜드는 움직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이동용 인덕션을 설치해 좀 더 쉽게 요리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아일랜드 너머 일본식 나무 문을 열면 한국적인 소품이 가득한 다이닝룸이 나온다. 나무 창틀에 삼베를 덧대고 가죽 손잡이를 붙이는 등 디테일 하나하나 공들인 흔적이 눈에 띈다. 스튜디오 곳곳에서 김정은 교수가 그동안 선물받거나 모아온 골동품을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지인에게 받은 자개장은 물론, 누군가 버린 오래된 문을 가져와 다듬은 장식품, 소반과 도시락, 그릇 등이 마치 그녀의 작은 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올해는 좀 더 다채로운 시도를 할 계획입니다. 김성철, 강소청 작가 등 도예가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퇴직한 남자들이 요리하는 즐거움을 깨닫고 영양 균형을 맞춰 요리할 수 있는 클래스도 열 생각이에요. 한국에 온 일본인이 한국 작가의 그릇을 활용해서 음식을 만들고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핫토리 요리학교와 교류하는 클래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