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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4곳의 와이너리

Art in Winery

와인의 또 다른 이름이 ‘자연이 빚은 예술품’이기 때문일까. 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멋진 컬렉션을 보유하거나 예술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와이너리들이 많다. 컨템퍼러리 아트 컬렉션이 돋보이는 포므리, 기상천외한 소장품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무릴라, 품격 있는 아트 투어를 전개하는 카스텔로 디 아마, 가문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안티노리까지 예술 작품으로 더욱 빛나는 4곳의 와이너리를 소개한다.

Natural Museum Castello di Ama


글라스를 활용한 천전의 작품.


다니엘 뷔랑은 포도밭을 배경으로 설치 작품을 완성했다.


샤르도네, 피노 그리지오 블렌딩으로 만든 ‘알 포지오’, 마르코 팔란티의 대표 와인 ‘산 로렌조’, 메를로 100%로 만든 슈퍼 투스칸 ‘라파리타’, 세니에 방식의 로제 와인 ‘로사토’.


카스텔로 디 아마에 가장 먼저 설치한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웅장한 작품.


돌길 곳곳에 영롱한 색감을 입힌 파스칼 마르틴 타유.


카스텔로 디 아마의 오너 마르코 팔란티
이탈리아 키안티 클라시코의 명문 카스텔로 디 아마의 와인메이커이자 오너인 마르코 팔란티Marco Pallanti는 그의 아내 로렌차 세바스티Lorenza Sebasti와 함께 독특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와인을 만들고 있다. 올봄 서울을 찾은 마르코 팔란티는 카스텔로 디 아마를 설명하는 3가지로 아름다운 풍광, 와인 그리고 아트를 꼽았다. 보통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으로 여기는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을 5년 이상 장기 숙성해도 좋은 와인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노력한 그는 빈 야드의 특성을 살리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그랑 크뤼 방식으로 수확, 양조를 시도했다. 그 결과 메를로 100%로 만든 슈퍼 투스칸 ‘라파리타L’ Apparita’, 최상 단일 포도원 퀴베 ‘키안티 클라시코 라 카추시아Chianti Classico La Casuccia’, ‘키안티 클라시코 벨라비스타Chianti Classico Bellavista’ 등이 전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르코 팔란티가 자신의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꼽은 것은 키안티 클라시코 최상급 와인 ‘산 로렌조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렉지오네San Lorenzo Chianti Classico Gran Selezione’.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도 고급 와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우아하고 균형 잡힌 풍미의 산 로젠조를 완성할 수 있었지요.”

새로운 시도로 카스텔로 디 아마의 명성을 높인 그는 1999년부터 아내와 함께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의미로 전통적인 와이너리 곳곳에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한 것. 2000년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거장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가 이곳의 나무로 만든 첫 작품은 와이너리 지하 셀러에 전시되어 있다. “처음에는 우리 부부를 위해 시작한 전시였어요. 하지만 3, 4년 전부터 1년에 8000명 이상 와이너리를 방문할 정도로 호응을 얻으면서 토스카나의 갤러리 콘디노아Condinoa와 협업해 작가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매년 한 작가와 진행하는 아트 프로젝트는 카스텔로 디 아마 와이너리를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로 변신시켰다.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 사진작가 스기모토 히로시杉本博司, 설치미술가 다니엘 뷔랑Daniel Buren,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남아공 출신의 개념미술 작가 켄델 기어스Kendell Geers 등은 카스텔로 디 아마에 머물면서 작품을 만들었고, 완성된 작품은 와이너리에 영구 소장되고 있다. 2016년에는 ‘샤토 무통 로칠드 2013’의 아트 라벨을 작업한 한국 작가 이우환이 셀러 바닥에 회화를 그려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자연과 문화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지니길 바란다는 마르코 팔란티는 자신의 지식과 정체성을 통해 다음 세대에도 이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와이너리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Visual Art of Our Time Antinori




키안티 클라시코에 위치한 안티노리 셀러에서 젊은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90년 처음 출시한 ‘구아도 알 타소’, 슈퍼 투스칸의 시초 ‘티냐넬로’, 안티노리의 명성을 상징하는 ‘솔라이아’.


(왼쪽부터) 알비에라・알레그라・알레시아・피에로 안티노리
‘티냐넬로Tignanello’로 슈퍼 투스칸의 시초가 된 이탈리아 와인 명가 안티노리는 600여 년에 걸쳐 와인을 제조하고 있다. 피렌체 시내에 위치한 안티노리 가문의 건물에서 오랫동안 수집해온 전통적인 작품들을 컬렉션한다면, 2012년 창안한 안티노리 아트 프로젝트는 젊고, 감각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예술 작품으로 주목받는다. 안티노리 가문의 전통이었던 아트 컬렉션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우리 시대의 비주얼 아트’라는 테마 아래 유명 큐레이터,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전통과 미래를 이어가고 있다. 아트 프로젝트의 핵심은 키안티 클라시코에 위치한 안티노리 셀러다. 이탈리아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협회 이데아Hydea가 ‘보이지 않음invisibility’을 콘셉트로 설계한 이곳은 와인 제조 과정, 안티노리 가문과 예술, 와인과 음식 등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2012~2013년은 저명한 큐레이터 키아라 파리시Chiara Parisi가 디렉팅을 맡아 요나 프리드만Yona Friedman, 로사 바르바Rosa Barba, 장 바티스트 드카벨Jean-Baptiste Decave` le의 작품을 전시했다. 그다음은 일라리아 보나코사Ilaria Bonacossa가 디렉터로 참여해 내부 계단의 수직 공간을 활용한 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의 작품 ‘Biosphere 06, Cluster of 3’을 전시하고 <스틸 라이프 리믹스Still Life Remix>전을 진행했다. 2015년에는 이탈리아의 젊은 작가 조르조 안드레오타 칼로Giorgio Andreotta Calo` 의 물시계 작품 ‘Clessidra’를 설치했다.


Patron of the Contemporary Arts Pommery


아트는 자연의 일부라는 철학을 담은 ‘Watchtower’.


포므리는 드라이한 브뤼 스타일 샴페인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 특성이 지금까지 이어진 ‘포므리 브뤼 로제’와 ‘포므리 브뤼 로얄’.


다다시 가와마타의 ‘Cathe′ drale de Chaises’.


최정화 작가의 ‘Happy, Happy’.
단맛이 강한 드미 섹demi-sec 샴페인이 주를 이루던 1850년대에 드라이하면서 가볍고, 풍부한 과일 향과 섬세한 기포를 지닌 브뤼Brut 스타일을 탄생시킨 이는 루이즈 포므리ouise Pommery다. 포므리 샴페인 하우스를 운영하던 남편이 타계한 다음 그녀는 로마군이 갈리아 지방을 점령했을 당시 지하에 파놓은 저장고를 매입해 셀러를 만들었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샴페인을 완성시켰다. 세계 3대 샴페인 중 하나로 꼽히는 포므리의 또 다른 특징은 ‘아트’다. 예술을 사랑한 마담 포므리는 1882년 프랑스 조각가 귀스타브 나블레 Gustave Navlet에게 요청해 지하 셀러 벽면에 4개의 화려한 부조 작품을 설치했다. 1903년 아르누보 시대의 유리공예가이자 조각가 에밀 갈레E´mile Galle´는 그녀의 후원으로 인상적인 작품 ‘포므리의 그랑 배럴’을 조각했다. 그 후 포므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후원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2003년부터 시작한 전시회 <익스피리언스 포므리Experience Pommery>다. 연중 내내 10°C를 유지해 샴페인 숙성과 저장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석회질의 지하 셀러 18km를 비롯해 리셉션, 정원 등지에 비디오 아트, 설치미술, 조각 등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현대미술가들의 흥미로운 작품을 전시한다.

예술가가 작품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윈터 워크숍도 진행한다. 아티스트는 작품 스케치와 제작 과정 전체를 대중에게 공개해 예술 작품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알려준다. 워크숍에 제일 먼저 초청된 이는 프랑스 화가 파브리스 이베르Fabrice Hybert로, 그는 3m 높이의 유리 프리즘을 설치했다. 2005년에는 카미유 앙로Camille Henrot가 광선과 컬러풀한 배경이 혼합된 유령 같은 작품을 선보였다. 2008년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는 푸른색 형광 튜브와 필터로 길이 60m 이상 되는 ‘Day for Night’를 완성했다. 현재 포므리 샴페인 도메인을 소유한 폴 프랑수아 브랑켄Paul Fran ois Vranken은 마담 포므리의 후원을 그대로 이어간다. <익스피리언스 포므리>는 다양한 문화를 바탕으로 한 컨템퍼러리 아트 전시다. 즐거움을 나눈다는 공통점을 지닌 샴페인과 아트의 만남을 확인할 수 있다.


Most Fantastic Museum Moorilla


호주의 대표 작가인 시드니 놀런의 작품 ‘Snake’.


와이너리, 맥주 브루어리, 호텔, 레스토랑, 뮤지엄 등으로 구성한 무릴라 와이너리.


레오폴트 라뷔스의 ‘La Jument the Mare’.


생산량을 줄인 대신 지역 특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무릴라 와인. 국내에서는 ‘뮤즈 피노누아 ’, ‘프랙시스 피노누아’, ‘뮤즈 샤르도네’ 3가지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에르빈 부름의 ‘Fat Car’.


무릴라 와인과 모나 뮤지엄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월시
펭귄 서식지로만 알려졌던 호주 남쪽 끝에 위치한 태즈메이니아섬. 이곳이 2011년 이후 더 유명해진 것은 무릴라 와인과 모나 뮤지엄 덕분이다. 1958년 이탈리아 출신의 섬유 무역상 클라우디오 알코르소Claudio Alcorso가 설립한 무릴라 와이너리는 리슬링 품종을 심어 1962년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1995년 수학자이자 프로 겜블러인 데이비드 월시David Walsh가 무릴라를 인수한 이후 와이너리, 맥주 브루어리,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꾸며 ‘어른을 위한 테마파크’로 만들었다. 카지노에서 번 돈을 의미 있게 쓰기 위해 2010년 말에는 최신식 와이너리를 열었고 그 다음 해에는 1900여 점의 작품을 보유한 모나 뮤지엄을 열었다. 페리를 타고 섬에 도착하면 물결과 바람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는 오래된 토사를 깎아 세운 뮤지엄 입구가 나온다. 마치 영화 속 미지의 나라로 입장하는 것처럼 거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지하 1~3층으로 이뤄진 뮤지엄이 나오는데, 독특한 컬렉션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 전시 덕에 태즈메이니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이 되었다. 모던한 뮤지엄은 운영 방식도 현대적이다. 작품명이나 작가 이름 같은 설명 없이 넓은 공간에 작품만 덩그러니 설치되어 있는데, 입구에서 나눠주는 ‘O’라는 아이팟을 가지고 작품 근처에 가면 작품 이름과 설명이 나오고 헤드폰을 끼면 작가와의 인터뷰, 영상 작품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관람한 것을 이메일로 보내고 저장하는 기능도 있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 단연 화제를 모으는 것은 윔 델보예Wim Delvoye의 ‘Cloaca Professional’. 유리와 튜브를 이용해 방 하나를 채운 장치는 하루에 두 번, 투입물을 여러 방을 통과시켜 용기 위에 쌓는 배설을 한다.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가 그림 일부분을 코끼리 똥으로 그린 ‘성모 마리아The Holy Virgin Mary’도 모나 뮤지엄의 유명세에 한몫 톡톡히 했다. 태즈메이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인 무릴라는 2007년 와인메이커 코너 반 더 리스트Conor van der Reest가 합류하면서 야생 발효, 스몰 배치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량을 줄인 대신 지역 특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와인을 만드는 것. 클로스Cloth, 뮤즈Muse, 프랙시스Praxis로 등급을 나누고 화이트・레드・로제・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다. 국내에는 뮤즈의 샤르도네와 피노누아, 프랙시스의 피노누아 3종을 맛볼 수 있다.

취재 협조 무릴라・카스텔로 디 아마 by 에노테카코리아(3442-1150), 안티노리 by 아영FBC(2175-0065), 포므리 by 롯데와인(3459-1300)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