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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재기와 대담함, 창조적 시간을 마주하다

마드모아 젤 프리베 서울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Mademoiselle Privé> 전시가 서울 디뮤지엄에서 열렸다. 하우스의 상징과 기념비적인 컬렉션들을 감각적으로 조명하고,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가 추구해온 자유로운 반항 정신과 창조적 비전을 표현했다. 오감을 자극했던 황홀한 여정을 따라가보았다.


칼 라거펠트가 직접 촬영한 샤넬 하우스의 친구들과 샤넬의 의상 



샤넬 하우스의 코드와 상징을 바탕으로 제작한 오브제들
전시는 브랜드의 철학과 이상을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전할 수 있는 훌륭한 소통 창구다. 브랜드를 잘 몰랐던 이들에겐 흥미와 친근감을, 아껴온 고객들에게는 감동과 자부심을 선사한다. 샤넬은 6월 23일부터 7월 19일까지 서울 디뮤지엄에서 <마드모아젤 프리베Mademoiselle Privé> 전시를 개최했다.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이 탄생시키고 이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가 이어온 하우스의 미적 세계를 다양한 볼거리로 재해석하고, 전설적인 샤넬 No5 향수와 오트 쿠튀르 디자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비주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의 리에디션 등을 선보였다.

전시장 계단에서부터 신비로운 이미지와 마주한다. 가브리엘 샤넬의 코로만델 병풍에서 영감 받은 기하학적인 패턴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은은한 빛으로 표현되어 있다. 계단을 따라 1층으로 이동하면 도빌Deauville 전시실이 나타난다. 일러스트로 꾸민 공간 속에 모자와 포장 상자들이 놓여 있고, 화장대에 비춰지는 미니 필름은 관람객들을 샤넬 부티크가 처음 문을 열었던 1913년의 프랑스 도빌로 인도한다. 다음 전시실은 샤넬 하우스의 코드와 상징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가브리엘 샤넬이 소중히 여겼고 칼 라거펠트가 계승해온 행운의 부적과 컬러, 패턴, 조각상 등이 각양각색의 현대적인 오브제로 형상화되었다. 샤넬이 사랑한 꽃인 ‘까멜리아’를 재해석한 한국 작가 이지용의 유리 조각 작품도 눈에 띈다. 세 번째 전시실은 1921년 탄생한 샤넬의 첫 번째 향수 ‘샤넬 No5’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향수의 재료인 ‘5월의 장미’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과 보틀을 활용한 건축적인 형태의 파이프오르간, 샤넬 No5 로L’EAU 향으로 채워진 에어 로크 등을 만날 수 있다. 향기로운 길은 샤넬 오트 쿠튀르 공방에 경의를 표하는 감각 전시실Sensory Room로 이어진다. 하늘하늘한 캔버스 천 사이로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그림자 영상이 서정적인 즐거움을 자아낸다.


샤넬 N°5 향수를 위한 공간. 5월의 장미와 향수 보틀을 재해석했다.


도빌에서 연 부티크를 재현했다.


‘까멜리아’ 꽃을 재해석한 한국 작가 이지용의 유리 조각 작품
2층에서 먼저 눈에 띄는 건, 간판이 달린 새하얀 문이다. 파리 캉봉가 31번지에 위치한 마드모아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문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저 닫힌 문이지만,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들여다보면 증강현실(AR) 기법의 흥미로운 인터랙티브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문 뒤에선 4개의 설치 작품들이 가브리엘 샤넬의 이야기를 전한다. 2개의 네온 전시실과 그 안에 일렬로 선 마네킹들은 X-레이로 비춰진 칼 라거펠트의 오트 쿠튀르 드레스들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각각의 의상은 르사주Lesage 자수 공방이나 르마리에 Lemarie 깃털 공방 등에서 오랜 시간의 수작업을 거쳐 완성된 것. 장인의 세심한 솜씨와 완성도를 느낄 수 있다. 칼 라거펠트가 직접 촬영한 샤넬 하우스 친구들의 사진도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키이라 나이틀리, 릴리-로즈 뎁 등, 샤넬 쿠튀르 의상에 ‘비주 드 디아망’ 주얼리를 착용한 셀러브러티들의 대형 사진이 각각 위아래로 움직이며 입체적인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비주 드 디아망’ 리에디션을 주제로 한 하이 주얼리 전시다. 유리 기둥과 벽으로 이루어진 어두운 배경 속에, 빛나는 보석을 착용한 마네킹의 대담한 실루엣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네킹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는 1932년 샤넬의 첫 번째 하이 주얼리 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주얼리의 핵심이 된 다이아몬드 역시 가브리엘 샤넬이 가장 사랑했던 보석이다. 전시의 마지막은 샤넬 하우스 친구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구성되었다. ‘비주 드 디아망’ 컬렉션을 착용한 배우와 모델들의 재기 발랄한 모습 가운데 우리나라의 지드래곤과 수주, 아이린도 만날 수 있다. 한쪽에서는 라거펠트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아 완성한 단편영화들도 함께 상영했다. 전반적으로, 공간을 따라 샤넬의 다양한 코드와 개성, 자유로운 시대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대담하고 흥미로운 전시다.

전시와 함께 워크숍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샤넬 장인들의 고유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예약에 맞춰 소규모 그룹으로 구성되며, 자수 공방 르사주, 깃털 장식 공방 르마리에, 하이 주얼리, No5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한다. 전시의 또 하나 특별한 점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티켓 예매나 워크숍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전시 관람에 앞서 최신 정보와 티저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애플리케이션은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모두 무료로 제공 중. 애플리케이션과 더불어 미니 사이트도 새롭게 오픈했으며 한국에 친숙한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또한 운영한다. 전시 관련 채널을 다각화하고 보다 자유로운 소통을 확대하려는 브랜드의 적극적인 시도가 반갑다.


블랙 & 화이트 룩을 산뜻하게 소화한 정려원


샤넬의 블랙 코튼 로브에 액세서리를 매치한 태양


샤넬 트위드 재킷과 가브리엘 백을 착용한 지드래곤


‘비주 드 디아망’ 컬렉션을 착용한 샤넬 하우스의 친구들을 폴라로이드로 촬영했다.


전시가 열린 한남동 디뮤지엄 전경


파리-코스모폴라이트 공방 컬렉션 룩을 입은 씨엘


(왼쪽부터) 키쿠치 린코, 모델 수주와 카롤린 드 메그레

프레데릭 그랑지에Frédéric Grangie 샤넬 워치 & 화인주얼리 부문 사장


샤넬 워치 & 화인주얼리 부문 사장 프레데릭 그랑지에
전시 장소로 한국을 택한 이유는?
서울에서 의미 있는 전시를 소개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역동적이고 트렌디한 시장이다. 이번 전시의 내용이나 디지털을 활용하는 방식도 이곳의 현대적인 이미지와 부합한다. 전시 장소 역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전시에서 ‘비주 드 디아망’의 리에디션을 공개했다. 원래 어떤 컬렉션인가?
1932년 탄생한 ‘비주 드 디아망’은 샤넬 역사의 가장 중요한 컬렉션 중 하나다.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보인 하이 주얼리이기도 하지만, 당대의 보편성을 깨뜨린 상당히 파격적인 컬렉션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브리엘 샤넬은 젊은 나이였지만 하이 주얼리 세계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주얼리는 매우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디자인이었고, 기존의 틀이나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 때문에 당대의 중년 남성이나 다른 브랜드는 그녀가 실패하기를 바랐을 정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의 컬렉션은 오늘날의 시각으로 봐도 굉장히 모던하고 동시대적이다.

기존 컬렉션의 재해석에 대해 부담은 없었는지?
오리지널 작품에 최대의 경의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를 뒷받침할 장인 정신과 노하우도 충분했다. ‘비주 드 디아망’같이 상징적인 컬렉션을 재해석하는 일은 자랑스러운 동시에 한편으로는 살짝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

마네킹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가브리엘 샤넬의 첫 번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그 중 하나는 그녀가 주얼리를 소개했던 방식이다. 그녀는 왁스와 마네킹을 활용해 인물이 주얼리를 직접 착용했을 때의 형태를 보여주고 자 했고, 이번 전시의 디스플레이 역시 당시의 방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전시 팀이 훌륭하게 성공한 것 같다.

전시 전체가 가브리엘 샤넬에 대한 헌사 같다. 현대에 그녀와 비견될 만한 아이콘이 있을까?
형식을 깨뜨리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나 역시 지금까지 강하고 흥미롭고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 수많은 여성을 만나왔고 우리 고객의 상당수 역시 그러하다. 개인적으로 둘째 딸 이름이 가브리엘인데, 마드모아젤 샤넬처럼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올 하반기의 또 다른 계획은?
우선, 머지않아 서울에서 샤넬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을 만한 신제품 하이 주얼리 컬렉션 론칭도 앞두고 있다. 다음 주에 프랑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5가지는?
삶에서 가장 귀중한 건 시간이다. 그리고 이를 함께할 시계. 그 밖에는 보송보송한 눈과 보르도 와인, 프랑스식 디저트인 플랑flan을 꼽고 싶다. 바쁜 일정 때문에 파리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때마다 제일 먼저 찾는 음식이다.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