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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서점과 소규모 출판사가 주목하는 세계 독립 서점

독립 서점의 롤 모델

책이 하나의 ‘아트 피스’로까지 각광 받는 시대. 전 세계 아트 북과 출판물의 트렌드는 파리, 베를린, 뉴욕 등의 작은 서점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남다른 안목으로 국내 서점가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독립 서점 대표와 소규모 출판사 편집자가 주목하는 세계 독립 서점 6.

예술 출판계의 트렌드세터
카르마









“뉴욕의 ‘카르마Karma’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언 아트 서비스An Art Service’가 운영하는 서점이자 갤러리다. 가고시안 갤러리와 하우저 & 워서 갤러리의 도록 디자인을 전담하며 예술 서적 출판계에서 주목받은 브렌던 듀건Brendan Dugan이 2012년, 언 아트 서비스의 각종 출판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기 위한 공간으로 오픈했다. 절판되거나 희귀한 아트 북이 많으며, 컨템퍼러리 아트를 중심으로 성향이 전혀 다른 예술가들의 책을 큐레이팅한다.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에드 루샤Ed Ruscha의 아트 북과 멕시코 작가 캐시 애커Kathy Acker의 소설, 희대의 연쇄살인마 찰스 맨슨Charles Manson의 인터뷰집 등을 한 선반 위에서 만날 수 있다. 카르마만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중고 서적도 볼거리. 서점 안에서 운영하는 작은 갤러리 역시 브라이스 마든Brice Marden, 루돌프 스틴젤Rudolf Stingel 등과 협업하는 등 탁월한 감식안을 인정받고 있다. 과연 어떤 책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을지 늘 궁금해지는 서점이다. 2015년 뉴욕 주의 부유층 거주지인 롱아일랜드 햄프턴 부근에 분점도 열었다.” Karmakarma.org _ 포스트포에틱스 조완 대표


2000년대 그래픽디자인의 정수
산 세리프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 ‘마의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광장 한 편에 ‘산 세리프San Serriffe’가 자리하고 있다. 주로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디자인 관련 도서를 판매하는 작은 서점으로,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파인 아트 & 디자인 스쿨 헤릿 릿벨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ie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엘리자베스 클레멘트Elisabeth Klement와 예술기획자로 활동 중인 피터르 페르베커Pieter Verbeke가 함께 운영한다. 2000년대 이후 발행된 중요 예술 도서 가운데 상당수가 네덜란드 디자이너의 작업물이라는 점을 입증하듯 이 작은 서점 안에는 정말 좋은 책들이 많다. 서점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피터르의 말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에 예술 전문 서점이 점점 사라지면서 네덜란드에서 디자인하고 발행한 양질의 예술 서적을 자국이 아닌 파리나 런던 같은 이웃 도시에 가서 구입해야만 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어 서점을 열었다고 한다. 산 세리프는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거의 매주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출판 업계 관계자 등과 함께 토크 프로그램을 열고, 그래픽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한다. 현대 그래픽디자인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www.san-serriffe.com _ 더 북소사이어티 임경용 대표


서점과 갤러리의 기막힌 동거
리브레리 이봉 랑베르





“프랑스의 대표 화랑주이자 컬렉터인 이봉 랑베르Yvon Lambert가 2001년 파리에 문을 연 서점이다. 이봉 랑베르는 칼 앤드리Carl Andre, 로런스 와이너Lawrence Weiner 등 개념주의나 미니멀리즘 작가의 전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작가를 영입하고 지원해 미술계를 진일보시킨 인물이다. 컬렉터가 운영하는 서점답게 아트 북 셀렉션이 훌륭하고, 절판된 희귀본, 한정판 포스터와 프린트 등 예술적 영감을 일깨우는 책과 아이템이 가득하다. 한 달에 한 권씩 출간하는 정기간행물 프로젝트를 통해 유명 아티스트의 한정판 판화와 드로잉 같은 특별한 아트 워크를 소개하는 한편, 작가의 글이 실린 아티스트북을 제작해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아트 서점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지만 이곳은 서점과 갤러리의 하이브리드를 가장 잘 소화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서적 판매를 넘어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한남동 ‘라북’과 지향점이 비슷하다. 매 달 주인공을 선정해 그의 삶에 영향을 준 책을 전시・판매하는 라북의 고유한 콘셉트에, 이봉 랑베르 서점이 추구하는 예술적인 완성도와 실험 정신을 더해 서울에서 가치 있는 서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Shop.yvon-lambert.com _ 라북 유보라 대표


유럽 독립 출판물 집합소
모토 베를린







“베를린은 유럽의 의미 있는 독립 출판물이 모여드는 도시다. 자유롭고 실험적인 작업을 펼치는 젊은 아티스트와 문화 예술 기획자가 가득한 도시답게 독립 출판물도 독특하고 재미있는 것이 많다. 그 중심에 ‘모토 베를린Motto Berlin’이 있다. 소박한 간판과 아담한 내부만 보면 익숙한 동네 서점 같지만, 15평 남짓한 매장을 가득채운 책들은 모두 흔히 볼 수 없는 독립 출판물이다. 아트북, 사진집, 전시 도록 등 하나하나를 예술품으로 봐도 손색없는 출판물이 가득하다. 몰랐던 디자인 스튜디오나 흥미로운 소규모 출판사를 발견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사실 모토 베를린은 독립 출판계에서 상당히 큰 영향력을 가진 하나의 브랜드다. 서울과 도쿄, 파리를 포함한 전 세계 100개 이상의 서점에 150여 개 출판물을 납품하고, 베를린을 비롯해 미국 케임브리지, 스위스 취리히 등에서 10여 개의 직영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매거진을 중심으로 한 서적 배본 회사를 운영하던 알렉시스 자니알로프Alexis Zanialoff가 2007년 론칭한 브랜드로, 초기에는 유럽 출판계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기반으로 독립 서적 출판 업무에 집중하다가 2008년 베를린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출판물에 대한 막강한 정보력과 남다른 안목을 기반으로 과월호 매거진부터 1인 출판물까지 다양한 책을 ‘발굴’해내고, 아티스트 및 디자이너와 협업해 독창적인 출판물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2016 타이베이 비엔날레 도록과 스위스 브베에서 예니슈 뮤지엄을 운영하고 있는 예니슈 페우가 수집한 토마스 쾨니그Thomas Koenig와 비아니 피벨Vianney Fivel의 회화를 한데 모은 작품집을 출간했다.” www.mottodistibution.com _ 프로파간다 최지웅 실장


1인 대표의 취향이 깃든 작지만 알찬 서점
포포탐



“도쿄에 가면 즐겨 찾는 서점 중 한 곳이 ‘포포탐Popotame’이다. 2005년 도쿄의 한적한 지역에 오픈해 현재 12년째 운영 중인 작은 책방으로 주로 일러스트레이션과 만화, 회화를 중심으로 한 셀렉션을 선보인다. 포포탐에 눈길이 가는 것은 꾸준히 대표 1인의 시각을 짜임새 있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과 서점에 직접 갔을 때 느껴지는 운영 방식이 훌륭하다는 점 때문이다. 얇고 작은 서적을 어떻게 배치할지 시간을 들여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고, 그 결과가 효율적으로 보인다. 굉장히 작은 서점인데도 구석구석 오랫 동안 좋은 책을 발견할 수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머물게 되고, 훨씬 더 많은 책을 구입하게 된다. 공간을 분할해 마련한 안쪽 전시장에서 대표가 주목하는 작가의 전시회를 주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단순히 벽면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독자적인 전시 공간을 마련해 하나의 서점 안에서 책과 미술 작품을 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다.” popotame.net _ 유어마인드 이로 대표


‘인쇄 예술’을 선보이는 대안 공간
프린티드 매터





“세계에 훌륭한 독립 서점이 많지만, 독립 출판물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뉴욕의 ‘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다. 출판을 매개로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유통해온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 전문 출판 기반 대안 공간으로, 단순한 ‘책’을 넘어 인쇄된 형태의 ‘예술 작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하고 독특한 서적으로 가득 찬 ‘보물 창고’ 같은 곳이다. 1970년대 개념미술의 흐름을 이끈 루시 리퍼드Lucy Lippard, 솔 르윗Sol Lewitt 등의 주도로 1976년 문을 연 공간인 만큼 기존 미술 제도에서 벗어나 보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예술을 공유하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 온 것이 특징. ‘열린 제안’이라는 특별한 방식을 통해 전세계 아티스트와 소규모 출판사, 1인 편집자 등과 함께 약 1만 권의 출판물을 제작, 유통해왔다. 1980년대부터는 온라인 아카이브 카탈로그 서비스를 통해 예술 관련 출판물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공유하며 인쇄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도서관과 예술 기관, 갤러리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며, 2006년부터는 세계 약 20개국의 300여 개 출판사가 참가하는 ‘뉴욕 아트 북 페어’도 주관하고 있다. 출판과 예술의 영역을 아우르며 인쇄의 미학을 실현하고 있는 독립 서점계의 ‘성지’다.” printedmatter.org _ 워크룸프레스 김형진 실장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