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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 탐방기

서울에 상륙한 수제 맥주의 성지

맥아와 홉의 비중, 첨가물의 종류, 숙성 기간에 따라 수백 가지 맛을 낸다는 수제 맥주의 세계. 서울 역삼동에 새로 생긴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는 이 다채로운 수제 맥주의 매력을 밀도 높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브루 마스터 필립 랭크모어가 이끄는 구스 아일랜드의 브루잉 팀


오후 4시,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의 내부는 실험실 같은 모습이었다. 남색 작업복을 입은 브루어들은 약 12m 높이의 발효조에 올라 양조한 맥주에 다시 한 번 홉을 투입하는 드라이 호핑 작업을 했다. 나란히 배치한 거대한 스테인리스 발효조는 전자동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데 규모가 워낙 커 홀의 모든 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다. 맥주 애호가들이라면 발효조와 연결된 탱크 디스펜스만 봐도 침이 넘어갈 법하다. 저장 용기인 케그keg에 맥주를 담지 않고 탱크에서 바로 뽑아 주는 덕분에 최상의 신선도와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가의 원심분리기도 눈에 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이스트 양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어 한결같이 완성도 높은 맥주를 만들 수 있다.

거위를 마스코트로 삼는 구스 아일랜드는 1988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했다. 창업자인 존 홀John Hall은 1980년대 유럽 여행을 떠났다가 각 지역의 다양한 맥주를 맛본 후 ‘미국인에게도 이렇게 맛있는 맥주를 마시게 하자’는 마음으로 시카고의 ‘거위 섬’ 옆에 양조장을 설립했다. 작은 브루 퍼브로 시작했지만 출시한 맥주가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지금은 1700에이커 규모의 홉 농장을 운영하고 32개의 발효조를 상시 가동하는 곳으로 발전했다. 1992년 선보인 ‘버번 배럴 에이징Bourbon Barrel Aging’ 은 오늘의 구스 아일랜드를 있게 한 주역. 위스키를 숙성한 통에 맥주를 담아 특유의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풍미가 전해진다.


역삼동에 2644m2 규모로 오픈한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 
음식 메뉴도 맥주만큼 창의적으로
서울에 오픈한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는 시카고 밖에서 만나는 최초의 해외 지점이다. 매년 100%씩 성장한다는 국내 수제 맥주 시장 여건이 이런 결정의 배경이 됐다. 약 644m2(약 800평) 규모. 1~2층에 축구장만 한 홀이 자리하고 탁 트인 야외 공간에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중정과 루프톱도 갖추고 있다. 거위 캐릭터로 꾸민 생맥주 탭과 잔, 메뉴판 등은 활기를 더한다. 오픈과 함께 입소문이 나면서 금요일 밤에는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브루 마스터는 호주 출신의 필립 랭크모어 Phillip Rankmore. 3년 전 한국에 들어와 다른 수제 맥주사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은 그는 “수제 맥주의 생명은 창의력”이라면서 “제주감귤, 남양주산 딸기 등 다양한 과일을 이용한 맥주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막걸리 제조에 사용하는 누룩을 접목하는 실험도 하고 있다. 그가 추천하는 메뉴는 ‘버번 카운티 브랜드 스타우트Bourbon County Brand Stout’. 멀베리, 매리언베리, 보이즌베리를 라이 위스키Rye Whisky(51% 이상의 호밀을 넣어 만든 증류주) 배럴에 숙성한 제품으로 매운 향과 베리의 달콤한 향이 색다른 조화를 이룬다. 구스 I.P.A는 누구나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 홉 향과 함께 오렌지 향이 나며 한 모금 삼키면 입안에서 단맛이 은은하게 퍼진다. 소피Sofie는 와인 배럴에서 오렌지 껍질과 함께 숙성한 맥주. 부드러운 바닐라 향이 더해진 색다른 풍미를 낸다. 랭크모어는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는 총 30여 종에 이른다. 서울에서 제조한 맥주도 7종이나 된다. 맥주 애호가는 물론 수제 맥주 를 처음 경험하는 이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말했다.


주변 전망을 바라 보며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켜기 좋은 루프 탑까지 갖추고 있다.


구스 아일랜드의 시그너처인 버번 카운티와 I.P.A.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의 또 다른 매력은 음식에 있다. 치킨 윙부터 비프 타르타르, 하몽과 멜론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데 수제 맥주와 ‘합’이 좋은 것들로만 구성해 함께 즐기는 재미가 탁월하다.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 측은 “홉이 들어간 치즈 플래터, 홉 아이스트림 등 음식에 맥주 원료를 사용하기도 하고, 쓴 맥주를 마실 때 함께하면 좋은 초콜릿 브라우니 등 맥주와 함께하면 좋은 음식으로만 메뉴를 꾸렸다. 소스까지 주방에서 직접 제조한다”고 밝혔다. 주방은 호텔 신라 등에서 경력을 쌓은 차준욱 셰프가 이끈다. 주방 콘셉트는 ‘어번 크래프트 키친Urban Craft Kitchen’. 수제 맥주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 음식도 하나하나 창의적으로 개발한다는 의미다.
서울 강남구 역삼로 118, 6205-1785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 중 하나인 등심구이. 샐러 드부터 치킨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구비 하고 있다.


1층 메인 홀 전경.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