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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special

HIP&CHIC SEOUL

100년 된 한옥이 모던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하고, 도심의 버려진 벽은 색색의 그라피티로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로 바뀐다. 감각 넘치는 이들이 꾸민 카페는 인스타그래머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매일매일 더 새롭고 근사해지는 서울! 이 매력적인 도시에 감각과 활력을 불어넣는 영 크리에이터 7팀을 간추렸다. 서울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4종과 서울의 골목과 거리를 작업의 대상으로 삼은 이들까지.

서울을 업사이클링하다
패브리커 김동규・김성조 작가



“저희는 ‘재생’을 기반으로 아트퍼니처부터 공간까지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팔걸이가 부러진 의자나 시트가 뜯긴 서랍장 등 망가진 가구를 ‘치료’하는 개념의 업사이클링 작업을 주로 했어요. 젠틀몬스터와 인연이 닿아 쇼룸을 디자인하면서 공간 작업을 시작했고요. 저희에게 공간은 단일 오브제의 확장입니다. 가구가 간직한 고유한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 복원하는 것처럼 공간 역시 고유한 흔적을 기반으로 작업하죠. 이런 점에서 성수동의 카페 어니언은 최근 가장 흥미로웠던 작업이에요. 패션 커머스 회사 PPB스튜디오에서 성수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공간 작업을 의뢰했는데, 본관 건물 바로 옆에 쓰레기 더미에 파묻힌 채 방치된 공간이 눈에 띄더군요. 50여 년 동안 슈퍼마켓, 정비소, 금속 공장 등으로 변화하며 증축되고 개조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건물이 간직한 요소들을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서울은 상당히 빠르게 변하는 도시잖아요. 지금까지는 효율에 중점을 둔 개발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부터는 역사를 간직하면서 변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저희 역시 낙후된 지역 전체를 변화시키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서울의 미래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도시 재생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익선다다 박한아・박지현 대표



“지하철 종로3가역 4번 출구 맞은편 사잇길에 있는 익선동이 저희 ‘일터’입니다. 우연히 이 동네에 왔다가 한옥 풍경에 매료돼 사업까지 하게 됐지요. 2년 전 문을 연 ‘익동다방’을 시작으로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간 경양식 집 분위기를 살린 ‘경양식1920’, 오래된 한옥에서 태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동남아’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은 부티크 호텔 준비로 여념이 없네요. 3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동네에 하나둘, 개성 넘치고 재미있는 상공간이 생겨나는 게 좋습니다. 도시 재생 사업을 꾸준히 펼쳐나가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어요. 동네가 ‘떠’ 임대료가 오르면 세입자가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아예 부동산을 매입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다행히 저희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듯 가치 있는 것을 지켜내고자 하는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서울의 매력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멋진 파티가 열리는 곳에는 항상 그들이 있다
360사운즈 진무·재용·썸데프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대형 클럽이 생기며 파티 신이 한창 활기를 띠던 2005년, DJ 소울스케이프와 플라스틱키드, 진무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자’며 의기투합한 것이 360사운즈의 시작이에요. 크고 작은 파티를 열고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을 각자의 믹스 방식으로 플레이했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동경하던 해외 아티스트를 초청해 함께 공연도 했고요. 그렇게 서서히 360사운즈를 좋아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다양한 멤버가 합류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는 12명의 DJ와 포토그래퍼, 비주얼 아티스트 등 총 18명이 활동하며 매체에 소개되지 않은 음악, 미술, 패션을 빠르게 전파하고 있지요. 베를린 등 해외 다른 도시를 가봐도 서울만큼 파티와 론칭 행사가 많이 열리는 곳이 없었어요. 서울에 비해 조용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360사운즈의 파티를 통해 해외에도 서울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그라피티 신의 스타
매드빅터 XEVA·SEMI



“홍대 주차장 거리 입구, 성수동 공장지대, 압구정 굴다리 등 서울 곳곳의 벽을 캔버스 삼아 그라피티 아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앱솔루트, 코카콜라, MCM, 반스, 캐논, 맥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매드빅터의 색깔을 유연하게 녹여내고 있지요. 압구정 굴다리는 국내 그라피티 신의 성지이자 저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라 애정이 가득한 장소입니다. 그라피티를 불법으로 간주해 페인트로 그 위를 덮던 과거와 달리 밤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작업할 수 있도록 강남구청에서 허용한 것은 그라피티가 낙서에서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2000년대 초반, 미술을 하다가 힙합에 빠져 그라피티를 시작하게 된 저희에게 서울은 남다른 도시예요. 대한민국에서 트렌디한 문화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다면 이렇게 새로운 문화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요? 급속한 디지털화로 가끔은 숨막히는 도시가 된 서울을 아날로그 감성의 그라피티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관계를 담은 공간
쿼츠랩 정한·박성재·서동한 실장



“쿼츠랩의 ‘쿼츠’는 큰따옴표를 뜻합니다. 따옴표 사이의 공백처럼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의미가 있어요. 성수동의 카페 겸 쇼룸인 ‘자그마치’를 시작으로 패션 브랜드 콰니 쇼룸, 홍대 루프톱 바 ‘텐트 서울’, 홍제동 카페 ‘하이드 미 플리즈’, 혜화동 일본 가정식 식당 ‘호호식당’ 등 다양한 공간을 디자인했습니다. 최근에는 리빙 편집 숍 챕터원과 의류 브랜드 르비에르가 협업한 쇼룸 겸 작업실 ‘품 프로젝트’, 한남동 코워킹 스페이스 ‘막다른’의 상업 버전, 혁오밴드 합주실 등을 진행하고 있고요. 저희는 작업할 때 가장 먼저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수많은 관계에 대해 생각합니다. 주변 환경과 사용자의 관계, 이름과 분위기의 어울림, 공간 특징과 목적의 연관성 등을 두루 고려해 디자인 모티프를 결정짓죠.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혼재돼 있는 서울 역시 큰 맥락에서는 저희 작업의 중요한 재료가 되는 셈입니다. 좀 더 세심하게 도시 속 다양한 관계를 고민하는 작업으로 서울만의 흥미로운 공간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서울이 아니었으면 내 작업은 불가능했을 것”
아티스트 이광호



“전선이나 밧줄, 고무호스를 엮어 의자와 조명을 만든 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최근에는 대리석에 빠져 있습니다. 새기고, 깨고, 파는 등 가공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재미있어요. 무늬목으로 원통형을 만들고 다양한 컬러로 도장한 스툴도 완성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달라진 것이 많네요. 성수동에 스튜디오를 오픈했고, 노란색 작업복 대신 ‘추리닝’을 시그너처 룩으로 입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은 제게 특별한 도시예요. 소재를 탐구하는 작업의 특성상 호스와 전선 생산 공장, 금속과 가구 공방 장인을 찾아가 가공에 관한 문의를 할 때가 많은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줍니다. 건축가 구마 겐고가 <약한 건축>에서 한국의 자연스럽고 기지 넘치는 건축이 일본에서는 나오기 힘들다고 말하잖아요. 그런 융통성과 상황 대처 능력이 공장과 공방 장인의 몸에도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색이 번진 부분이나 용접 자국 등을 그대로 노출할 만큼 자연스러운 미학을 중시하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작업을 하는 장소가 서울이라는 것이 늘 든든하게 와 닿습니다.”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를 위하여
서울시청 디자인정책과 디자인개발팀 권은선·김원기 주무관·강효진 팀장·황상미 주무관



“서울을 ‘색깔’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 택시에 사용하는 꽃담황토색, 문화재 안내사인에 쓰이는 고궁갈색 등 ‘서울색’을 활용해 학교 보안관 유니폼이나 관광 안내소 외관에 적용했지요. 최근에는 학교폭력이나 범죄, 고령화 같은 각종 사회문제를 다양한 디자인 언어로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둑한 재개발구역에 조명등을 설치하고 운동 코스를 조성해 범죄율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이 그 예지요. 치매환자를 위한 인지건강 디자인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소중한 추억이나 좋아했던 물건을 일러스트 작가가 그림으로 그린 후 문 앞에 붙여둠으로써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식이지요. 염리동 ‘솔트맨’은 도둑 방지용 캐릭터예요. 담벼락에 설치한 쇠창살이나 유리 조각 대신 이 캐릭터를 활용한 안전 펜스를 설치해 ‘이 동네에는 안전 지킴이가 있구나’ 하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서울은 늦은 밤까지 쇼핑을 하고, 지하철로 편하게 이동해 산을 오를 수 있는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창의적 작업물을 통해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공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 공무원이 되었는데 앞으로도 사명감을 갖고 서울을 더욱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영 크리에이터 파워

쿼츠랩


쿼츠랩이 디자인한 챕터원과 르비에르의 협업 공간 ‘품 프로젝트’ 

공간을 기반으로 브랜딩과 산업디자인 전반을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대학과 프로젝트 등으로 각기 인연을 맺은 박성재, 정한, 서동한 실장이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 공간의 용도와 디테일 을 두루 고려하는 세심한 안목으로 성수동 ‘자그마치’와 ‘오르에르’, 혜화동 ‘호호식당’, 홍대 ‘플랭크 & 길트’ 등 서울의 트렌드가 함축된 공간을 다수 작업했다. 공간을 이루는 수많은 관계를 고려해 기능과 미학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작업에 능하다.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매드빅터
미술을 공부하던 XEVA와 만화를 그리던 SEMI는 힙합을 즐기다 자연스럽게 그라피티의 세계에 입문했다. 래커 가게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라피티 아티스트 팀 매드빅터Madvictor를 결성한 후 15년째, 개인 작업과 커머셜의 경계를 넘나들며 국내 그라피티 아트 신을 주도하고 있다. 홍대 주차장 거리 입구에 자리한 건물, 어둡고 삭막했던 성수동 공장 지대가 매드빅터의 아트워크를 통해 명소로 떠오르는 등 거리의 벽을 캔버스로 활발한 작업을 하고 있다. “공간을 새롭지만 친근하게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것도 예술가의 역할이잖아요. 그라피티를 통해 아름다운 서울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익선다다
공간 기획자 박한아 씨와 브랜드 기획자 박지현 씨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 한옥의 정취는 유지하면서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데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면서 정직원을 10명 이상 둘 만큼 성장했다. ‘익선동에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보자. 다다익선!’을 구호로 외치다 ‘익선다다’란 이름을 짓게 됐다. 이들이 관심사는 오래된 옛 동네를 밋밋한 상업 지구 대신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와 공간이 있는 문화 지구로 바꾸는 일. “현재 재개발구역으로 묶여있는 동네가 서울에만 약 220곳이에요. 앞으로도 바쁠 것 같습니다!”

서울시청 디자인정책과 디자인개발팀
서울시청 디자인정책과에는 행정직 공무원과 시각, 제품, 건축 디자인 전공자 26명이 소속돼 있다.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디자인 거버넌스 사업’ (design.seoul.go.kr). 시민이 직접 제안한 공공 디자인 이슈를 이문제에 공감하는 시민들과 디자인 전문가, 관련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한강시민공원 반포나들목 자전거도로 횡단보도에 설치한 ‘괄호등’이 최신 사례. 야간에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자전거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센서등이 켜지고 신호음을 알려 횡단보도가 밝아지도록 디자인했다.

360사운즈


어두운 성수동을 밝히는 매드빅터의 아트워크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360사운즈의 티셔츠
‘핫’하기로 소문난 파티, 론칭 행사에 가면 어김없이 이들이 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3명의 DJ로 시작된 360사운즈는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음악, 패션, 아트를 발 빠르게 소개하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레퍼토리를 무분별하게 답습하지 않고 그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추종하는 팬들도 많다. 사데Sade를 비롯해 해외 뮤지션과 협업한 의류를 론칭하고 DJ들이 해외에서 골라온 레코드를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음악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결성 12주년을 맞아 매달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티스트 이광호
전선, 밧줄 등을 뜨개질하듯 엮어 만든 조명과 의자로 스타덤에 올랐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커미세어Commissaires 갤러리에서 연 첫 개인전을 계기로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09년에는 미국 디자인마이애미 주최 측으로부터 ‘미래의 디자이너’로 선정됐다. 2014년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주최 측이 선정해 시상한 ‘영 탤런트 어워드 1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적동에 칠보 기법과 옷칠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활용하는데 한결같이 세련된 디자인과 컬러 감각을 보여준다. 어린 세 자녀가 그린 그림이나 35점짜리 받아쓰기 노트까지 액자로 만들어 걸어둘 만큼 다정한 아빠이기도 하다.

패브리커


패브리커의 작업 철학이 담긴 젠틀몬스터 쇼룸 
김동규, 김성조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그룹. 버려진 천으로 새로운 가구를 만들고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는 아트 퍼니처부터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설치 작품까지 폭넓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스프레소, BMW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고, 2015년 열린 지드래곤의 전시 <피스마이너스원>의 공간, 젠틀몬스터 쇼룸, 성수동 카페 ‘어니언’ 등을 디자인했다. “선유도공원에 관심이 많아요. 재생이 잘된 공간이고, 서울 속의 고립된 섬이라는 점도 흥미로워요. 기회가 닿는다면 풍경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이곳에 더 풍성한 콘텐츠를 채워보고 싶어요.”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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