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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대표 건축가가 선보인 '북디자인'

건축가가 만든 책

한・중・일을 대표하는 건축가가 디자인한 책은 일종의 ‘마술’ 같다. 양쪽의 책장이 다리처럼연결되기도 하고, 겹겹이 펼쳐지며 ‘종이 도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한・중・일 로쿠스 디자인 포럼에서 선보인 <서書・축築>의 대표 작품을 소개한다.

“언어의 건축인 책과, 공간의 언어인 건축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전시!” 지난 연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선보인 <서・축>전의 개요다. 이 전시가 흥미로웠던 것은 건축가가 ‘설계’하는 대상이 책이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변주가 쉽지 않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 중 하나. 건축물과 비교하면 10000분의 1도 안 되는 크기지만 건축가 입장에서는 집이나 빌딩을 설계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도전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참여 건축가들의 면면도 흥미로웠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인 왕수, 마키 후미히코, 세지마 가즈요 등의 이름이 눈에 띄었는데 몇몇 건축가는 하라 겐야, 뤼징런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해 결과물을 선보였다. 책이 곧 건축물이 되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전시…. 이번 전시의 주최 측은 한・중・일 로쿠스 디자인 포럼. 한・중・일 삼국을 위한 일종의 문화 플랫폼으로 학술 대회,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선보인다. 로쿠스Locus란 라틴어로 ‘장소’를 의미한다. 한・중・일 로쿠스 디자인포럼의 이애녹 홍보담당자는 “한・중・일 삼국은 한자와 젓가락을 사용하고 간장으로 음식의 맛을 내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책을 가까이 하는 문화 역시 오랜 전통 중 하나다. 이번 전시는 책과 건축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는 것으로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과 중국을 거치며 순회전 형태로 열린다”고 밝혔다.


China



쿠안자오예关肇邺
중국의 원로 건축가인 쿠안자오예의 책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미학적인 작품이었다. 20여 장의 하드 페이퍼로 만들었는데 각 장을 펼치면 그의 최근 작업물인 칭화대학淸華大學 도서관 건물이 팝업 창처럼 나타난다. 투시도법을 적용해 건물의 내부와 구조, 파이프라인까지 정교하게 만들어 입체적으로 구현한 건축 도면을 보는 기분이다. 



1 아틀리에 데스하우스Atelier Deshaus
상하이를 베이스로 활동하는 건축 그룹 아틀리에 데스하우스는 중국 전통 미술과 문양에 관심이 많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와 난징, 그리고 주변 지역을 장난江南이라 부르는데 급격한 현대화로 전통적 정취와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아틀리에 데스하우스는 이런 아쉬움과 아련함을 책 표지에 담았다. 중국 기와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하드커버 위에 작고 다양한 크기의 도형을 새겨넣은 디자인. 건축물의 선을 단순화한 후 겹겹이 포갠 모습에서 수공예적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2 쉬티엔티엔徐甜甜
중국의 여성 건축가 쉬티엔티엔은 날렵한 선을 강조한 감각적 작품을 선보였다. 함께한 그래픽 디자이너 샤오마거小马哥와 자신의 영문 이름이 X로 시작한 데서 착안, 책 표지와 내지가 조금씩 비틀어진 디자인을 선보였다.


japan



1 사카모토 아키라坂本昭
순백의 미니멀한 건축물로 유명한 사카모토 아키라는 하드보드지를 이용해 아예 ‘종이 건축물’을 제작했다. 수십 장의 빳빳한 종이를 이층집 형태로 쌓아 올리고 다양한 크기의 창문을 파낸 후 나란히 세운 종이 벽 사이에 ‘다리’까지 만들어 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작은 사람 형상의 조형물을 올렸다. 1층과 비교해 2층 구조물을 작게 만들고 바닥에도 여러 개의 사람 조형물을 올리는 등 뛰어난 디테일을 자랑한다.

2 하라다 마사히로原田真宏
협소 주택을 포함해 주택을 주로 설계하는 일본의 하라다 마사히로는 책 대신 조형물을 선보였다. 값싼 목재 MDF(Medium Density Fiberboard)로 만든 작품의 주제는 ‘문’.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문이 맞붙어 있는데 이는 책을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문’이라 정의했기 때문이다. MDF의 원재료가 목섬유로 극도로 두꺼운 종이라 할 수 있다. 


3 후지모토 소스케藤本壮介
서펜타인갤러리와 협업한 야외 파빌리온 ‘구름’, 무사시노 예술대학 도서관 등으로 유명한 후지모토 소스케(후지모토 소)는 일본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이너 하라 겐야와 협업했다. 가로로 길쭉한 책을 펼치면 왼쪽은 세로로, 오른쪽은 가로로 겹겹이 이어진 종이가 나타난다. 하나의 공간 안에 2개의 서로 다른 형태가 공존한다는 아이디어!


Korea



1 장윤규
홍익대 앞의 복합 문화 공간 ‘옐로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개성 넘치는 건축물을 선보인 장윤규 건축가가 늘 염두에 두는 콘셉트가 ‘파격’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크링을 팝업 북처럼 만들었다. 책장을 펼치면 여러 장의 종이가 하나의 건축물처럼 일어서며 파고드는 동심원으로 유명한 건축물의 모습을 재현한다.

2 김헌
파란색, 연두색, 회색을 포함해 다양한 색깔의 표지로 만든 소책자들. 각양각색의 도형과 선으로 표지를 장식하고 실을 지그재그로 엮어 책과 건축의 공통 작업인 ‘짓는’ 행위를 강조했다.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북 디자이너인 안지미와 협업했다.

3 김승회
“건축은 책이다. 성당은 성경의 해제이고, 사찰은 극락의 서사이며, 학교는 교육의 틀이다.” 중견 건축가 김승회의 건축에 대한 정의다. 영동군 보건소를 포함해 공공 건축물 연작으로 유명한 그는 ‘큐브 북The Cube Book’을 콘셉트로 잡았다. 사각 건축물 같은 큐브를 위아래, 좌우로 펼치면 여러 개의 개별 구조물이 작은 도시처럼 나타난다.


이미지 제공 한・중・일 로쿠스 디자인 포럼

디자인하우스 [LUXURY 2017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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